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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서들의 책 이야기

또~~야? 정은영 (경기도사이버도서관 사서) “또야, 가서 콩나물 사 온” “은영아, 슈퍼 갔다 올래?” “은영아, 물 떠올래?” “은영아, 쓰레기 좀 버리고 오렴” “또~ 야?” “왜 나만 시켜~” 어렸을 적 심부름을 생각하면 제일 먼저 억울한 생각이 듭니다. 네 명의 형제 중 셋째였던 저에게 심부름은 필요충분조건(?)이었던 거죠. 엄마가 언니에게 시킨 심부름을 언니가 오빠에게 시키면 오빠가 저에게 시키고, 저는 동생에게 시켜보지만 옆에서 보고 계시던 엄마가 한 말씀 하십니다. “어린애가 어떻게 하니~ 은영아 니가 하렴.” 아~ 심부름은 온통 제 차지였습니다. 그래서 인지 “또야”라는 이름을 보고서는 “또! 야?” “왜 나만~”이라고 반문하던 제가 생각납니다. 우리의 또야 너구리도 저 같을 줄 알았습니다. 짧은 .. 더보기
세계 물의 날(3.22) 관련 도서 * 본 사진은 국제연합환경계획(UNEP) 홈페이지(http://www.unep.org)에서 발췌했습니다. 세계 물의 날은 물 부족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 UN에서 제정한 날입니다. 이 날은 물의 보존과 공급의 중요성을 알리기 위해 제정되었으며, 물 절약 캠페인 등의 행사가 개최됩니다. 일부 공공도서관에서는 수자원 보호, 물 절약 등과 관련된 전시물을 비치해 두기도 합니다. 경기도사이버도서관은 세계 물의 날을 맞이하여 물과 관련된 몇권의 책을 뽑아 봤습니다. 인문분야 물의 미래 / 에릭 오르세나. 김영사 문명 속의 물 / 유아사 다케오. 푸른길 숲과 물의 세계 / 강건우. 영남대출판부 과학분야 물은 답을 알고있다 / 에모토마사루 저. 더난출판사 물의 자연사 / 앨리스 아웃워터. 예지 물의 세계 / 요네야마.. 더보기
목어 소릴 들을 때마다 마음을 닦아야 한다, 왜? 『나무가 자라는 물고기』김혜리 지음, 사계절, 2009 『나무가 자라는 물고기』, 제목만 봐서는 무슨 내용인지 감이 잘 오지 않는다. 그리고 말도 되지 않는다. 물고기한테서 나무가 자라다니……. 이러한 궁금증을 가지고 첫 장을 펼치면 마지막까지 눈을 뗄 수가 없다. 목판으로 찍어낸 듯한 그림은 거칠면서도, 표정 하나하나가 나를 보면서 이야기를 하는 것 같은 착각을 일으키고, 전체적으로 검은색으로 표현하면서도 한 두가지 색으로 포인트를 주어 이야기를 더욱 실감나게 한다. 이 이야기는 우리나라 절에 있는‘목어’라는 것이 어떻게 생겨났는지, 왜 절에 있는지에 대한 내용으로 평소 무심코 보기만 했던 사물에 대한 호기심을 불러일으킨다. 옛날 어느 작은 절에 덕 높은 스님과 그의 제자들이 있었다. 제자들은 스님의 .. 더보기
『813.8 사서*, 어린이책을 말하다』발간의 부쳐 지난 7월 더위가 시작되는 시점에 수원선경도서관에‘사서’라는 이름을 가진 사람들이 잔잔한 불씨를 갖고 모였습니다. 의정부에서, 수원에서 약 3개월의 시간동안 그 불씨들을 간직하니, 시간이 흘러 쌀쌀한 바람이 부는 이 가을에 작은 모닥불이 되어 따뜻함을 나누게 된 것 같습니다. 지난 7월부터 9월까지 진행된 은 어린이책에 대한 환경, 역사, 출판, 편집, 서평과 매체 등 다양한 이야기를 나누고, 고민하는 시간들이었습니다. 그리고 그 고민에 대한 작은 결과를 이렇게 묶어서 『813.8 사서, 어린이책을 말하다』라는 이름으로 세상에 내 놓게 되었습니다. 아직은 부족하고, 아직은 부끄럽고, 아직은, 아직은……이라는 말이 계속 나오지만 이것이 첫 발걸음이라고 생각하고 용기를 냅니다. 거창하게 들릴지 모르지만 이 .. 더보기
책을 사랑하는 사람들과 함께 살고 싶다 『책과 노니는 집』이영서 글·김동성 그림, 문학동네, 2009 책을 사랑하는 사람들과 책에 얽힌 이야기, 책을 좋아하는 사람들이 나누는 책이야기가 듬뿍 담긴 이 책은 역사속의 천주교 탄압사건과 더불어 어린아이의 성장과정까지 두루 담고 있는 뛰어난 창작동화이다. 성은 문, 이름은 장. 이 책의 주인공‘장이’는 어린 시절에 무척이나 자신을 사랑해주고 아껴주던 아버지를 잃게 된다. 전문 필사장이였던 아버지는 천주학 관련 책을 필사했다는 죄로 매질을 당하여 죽고, 아버지의 부탁으로 홀로 남은 장이는 약계책방의 주인인 최서쾌의 보살핌으로 살게 된다. 책방에서 책을 손님에게 가져다주는 심부름을 하며, 장이는 다양한 사람들과 인연을 맺게 된다. 낙심이, 미적아씨, 청지기, 지물포 주인 오씨, 허궁제비, 홍 교리. 이.. 더보기
미친개는 정말 미친개일까? 『미친개』박기범 글 김종숙 그림, 샘터, 2008. 한지 느낌의 누런색 표지 위로 붓이 휙휙 지나간 자리에, 땅에 코를 대고 킁킁 냄새를 맡는 검은 개가 있다. 그리고 그 오른쪽 여백에 선명하게 박혀 있는 ‘미친개’라는 세 글자. 마치 그 글자가 각인인 것처럼, 개는 고개를 들고 금방이라도 날카로운 눈과 발톱으로 공격해올 것만 같다. 하지만, 이 개가 정말 미친개일까? 되풀이되는 마녀사냥, 또 하나의 군중심리 이 책의 표지는 작가가 의도했든 의도하지 않았든 일종의 암시가 되어 독자에게 선입견을 주고 그것은 또 독자의 호기심을 부추긴다. 표지에서 작은 암시를 받았다면 내용에선 더 크고 위험한‘사회적 암시’에 대해 생각하게 한다. 국어사전에 따르면, ‘군중심리’란 많은 사람이 모였을 때 자제력을 잃고 쉽사리.. 더보기
곶감이 무서워 도망간 그 호랑이는 어떻게 되었을까? 「저승사자에게 잡혀간 호랑이」김미혜 글. 최미란 그림. 사계절, 2008. 첫 장을 펼치면 따스한 호롱불 아래 옛 이야기를 주고 받는 할머니와 손자의 익살스런 그림자가 펼쳐진다. 무슨 이야기가 그렇게 재미있는지 귀를 대어보니, 바로 저승사자에게 잡혀간 호랑이 야기렷다. 쿵! 집채만 한 호랑이가 피를 흘리며 쓰러지자, 온 동네 사람들이 모두 모여들어 "호랑이가 왜 여기 떨어져 죽었지?"라며 고개를 갸웃거린다. 바로 그때, 하늘 저 멀리서 달려온 저승사자, 호랑이의 넋을 끌고 사라지니, 이 호랑이가 바로 떡 좋아하던 그 호랑이. 어느 절의 불화에서 단체로 나오신 듯한 저승대왕들이 쭉 둘러앉아 지켜보는 가운데, 업경을 통해 호랑이의 생애가 리바이벌되니 그놈 호랑이, 살아생전 죄를 참 많이도 지었구나. "떡으로..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