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서'에 해당되는 글 7건

  1. 2014.06.23 도서관이라면 '사서'가 필수입니다.
  2. 2014.02.26 원하는 정보, 도서관 사서가 찾아드립니다.
  3. 2013.05.31 책과 도서관
  4. 2011.03.11 『813.8 사서*, 어린이책을 말하다』발간의 부쳐
  5. 2011.03.09 책을 사랑하는 사람들과 함께 살고 싶다
  6. 2011.03.09 미친개는 정말 미친개일까?
  7. 2011.03.08 곶감이 무서워 도망간 그 호랑이는 어떻게 되었을까?
2014.06.23 14:02

도서관이라면 '사서'가 필수입니다.

도서관이라면 '사서'가 필수입니다.

 

지난 619일 파주출판단지에 지혜의 숲이라는 책의 공간이 생겼습니다. 8m높이의 서가에 50만권의 장서를 24시간 자유롭게 만날 수 있다고 합니다. 많은 사람들이 이 공간을 설명하면서 도서관이라는 명칭을 붙어서 약간의 논란을 일으키고 있습니다.

 

책이 많은 곳이 꼭 도서관일 필요는 없습니다. 서점도 있고, 서재도 있고, 문고도 있고, ‘지혜의 숲이라는 명칭도 좋습니다. 그러나 책이 조금 있으면 으레 '도서관'이라는 명칭을 쓰는 것은 문제이지 않을까요?

 

학원도 도서관, 서점도 도서관, 때로는 책이 좀 꽂혀있는 서가조차 도서관이라는 명칭을 사용하면 혼란만 가중될 것입니다. 도서관은 도서관에만 사용하도록 해야 하지 않을까요? 우리 사회에 도서관에 대한 인식과 이해가 적기 때문에 생기는 문제인 것 같습니다. 우리가 도서관도서관답게 이용하고, 접해본 것이 몇 해 안되기 때문일 수도 있죠. 그런 면에서 우리 모두에게 도서관에 대한 인식과 이해가 넓고 깊어지기를 기대합니다.

 

도서관법에 따르면 도서관은 수집, 정리, 분석, 보존, 제공의 역할을 해야 합니다. 자료의 수집, 정리, 분석, 보존, 제공을 위해서 자료와, 공간과, 사람(사서)이 있어야 합니다. 그래서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도서관법시행령에는 도서관의 시설, 자료, 사서에 대한 법적인 기준을 정하고, 도서관이 해당 정보이용의 다양한 역할을 할 수 있도록 정하고 있습니다.

 

이렇게 도서관을 만들어 가는 일에는 전문적 교육을 받은 사서가 필수입니다. 책을 분류하고, 구분하고, 목록을 정리하는 일과 도서관의 체계를 갖추는 일, 그리고 이용자를 만나고, 그 각기 다른 정보 및 자료의 요구에 부응하는 일. 이런 일을 하는 이가 사서입니다.

 

"도서관"이라 함은 도서관자료를 수집·정리·분석·보존하여 공중에게 제공함으로써 정보이용·조사·연구·학습·교양·평생교육 등에 이바지하는 시설을 말한다.

<도서관법 제21>

 

파주 지혜의 숲은 또 다른 새로운 시도라고 봅니다. 그것이 책에 대한 관심을 높이고, 책 읽는 인구를 늘려줄 수 있다면 그것은 환영할 만 한일입니다. 그러나 지혜의 숲에 사서가 없고, 원칙이 있는 수집과 체계적인 분류, 정리로 자료를 보존, 제공하지 않는다면 '도서관'이 될 수는 없겠죠.

 

 

파주 지혜의 숲 전경, <출처>파주출판문화재단

 

 

그러한 면에서 지혜의 숲은 '도서관'이 못하는 부분을 채워줄 수 있겠지만 도서관을 완전히 대신할 수는 없을 것입니다. 도서관의 미래의 대안이 될 수도 없겠죠.

 

도서관은 도서관으로서 제 역할을 충실하게 하고, 또 지혜의 숲은 그대로 자유로움 속에서 그 역할을 해 주리라 믿습니다.

 

도서관이 아무리 많아도 서점이 필요한 것처럼 서점이 아무리 많아도 도서관이 필요합니다. 책 읽는 사람이 많고, 개인들이 많은 책을 소장하고 있더라도 도서관은 필요합니다. 도서관은 현재의 자료를 갖추고 제공하는 역할도 하지만, 과거와 미래를 그 지식의 역사를 이어주는 역할을 하고 있으니깐요. 책 읽는 사람이 많아도, 적어도 여전히 도서관이 필요한 이유입니다.

 

이 가득한 공간이 생겨 매우 반갑습니다. 파주 지혜의 숲이 책에 대한 관심을 높이고, 독서 인구를 더 넓혀주는 역할을 해주시기를 기대합니다.

 

- 경기도사이버도서관 사서 정은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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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02.26 11:08

원하는 정보, 도서관 사서가 찾아드립니다.

원하는 정보, 도서관 사서가 찾아드립니다.

 

 

인터넷이라는게 보편화 되기 전, 그러니까 약 20년 전쯤에는 필요한 정보를 어떻게 찾았을까요? 간단한 궁금증이나 단편적인 정보는 주위 사람들의 지식과 기억에 의지할 수 있었겠지만 보다 전문적이고, 정확한 정보를 필요로 할 경우에는 도서관에 방문해야 했습니다. 특히 학술적인 논문을 쓴다거나 전문 연구를 위해서는 도서관의 영향력이 절대적이었겠죠.

 

도서관에서는 사람들이 필요로 하는 정보에 해답을 제시하기 위해 정보를 수집하고, 언제든지 찾아 꺼내 쓸 수 있도록 조직해 놓아야 했습니다. 아무리 큰 도서관이라도 모든 정보를 다 갖고 있을 수는 없기 때문에 도서관간에 상호 협정을 맺고 협력체계를 만들어 정보의 그물망을 튼튼하게 만들어야 했습니다. 어떠한 질문에라도 대답할 수 있도록 도서관 사서는 정보를 수집하고, 탐색하고, 이용자의 정보요구를 파악하기 위한 다양한 스킬을 익혀야만 했습니다.

 

 

도서관, 특히 공공도서관은 근래에 들어 지역사회의 독서문화 확산과 문화기반 시설로서의 기능이 강조되면서 도서관이 갖고 있는 고유한 정보 서비스 제공 기능이 많이 줄어든 듯 합니다. 그렇다고 도서관의 정보 기능이 필요 없어진 걸까요?

 

 

많은 사람들이 일상생활에서 필요한 단편적이고 간단한 정보들은 혼자서도 해결할 수 있는 세상이 되었지만 도서관의 정보 기능은 더욱 강화 되어야할 영역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우선 과거에 비해 엄청나게 늘어난 정보의 홍수 속에서 오히려 정확하고, 유용한 정보를 찾아내고 평가하는 일은 더욱 어려워졌습니다. 검색엔진이 편리하긴 하나, 어디까지나 상업적 이윤을 우선으로 할 수 밖에 없다는 점도 한계로 작용합니다. 두 번째로 고급정보에 대한 접근은 여전히 제약이 따른다는 점입니다. 인터넷에서 많은 정보들을 무료로 얻을 수 있지만, 학술, 특허, 법률정보 전문적인 고급 정보들은 개인이 많은 비용을 지불하지 않으면 안됩니다. 무엇보다 중요한 이유로는 정보 탐색과 관련한 충분한 지식을 갖춘 전문 사서와 커뮤니케이션을 통해 보다 우수한 정보 컨설팅을 받을 수 있다는 점입니다. 복잡한 과정을 거쳐 어떤 목표에 도달해 가는 과정에서 도서관 사서는 훌륭한 서포터가 될 수 있습니다.

 

 

국립중앙도서관에서는 지난 2008년부터 협력형 온라인 참고봉사 서비스를 운영하고 있습니다. “사서에게 물어보세요”(http://www.nl.go.kr/ask) 사이트에서 질의를 하면 필요한 정보원을 찾아 알려드리는 서비스입니다. 360여개가 넘는 도서관들이 참여하고 있고, 2월부터 경기도사이버도서관에서도 참여하게 되었습니다. 도서관에서 고품격 정보서비스를 마음껏 누리시기 바랍니다.

 

- 경기도사이버도서관 송재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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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05.31 15:51

책과 도서관

책과 도서관

 

 

사재기와 베스트셀러

      요즘 책에 대한 이슈는 사재기인 것 같습니다. 유명 출판사가 유명 작가의 책을 사재기 했다는 기사에 충격을 받은 사람들이 많습니다. 그러면서도 또한 출판사, 서점의 현장에 대해 잘 알고 계시는 분들은 새삼스러운 일이 아니라며 걱정의 말을 쏟아냅니다.

      ‘사재기가 어떤 문제점이 있을까요? 일단 잘못된 정보를 생성해 낸다는 문제가 있는 것 같습니다. ‘정직이란 가치가 한없이 무너져 버리는 것이지요. ‘을 만드는 사람들은 지식인일 것이라는 기대. ‘보다도 뭔가 더 소중한 가치를 찾아다니는 사람들이 아닐까 하는 기대가 무너져 버려 더 많은 충격을 받은 것 같습니다.

      사재기는 피해를 보는 다른 곳을 만들어 내기에 또 문제가 있는 것 같습니다. 사재기로 인해 판매 순위가 바뀌고, 그로인해 순위가 밀리는 곳이 생겨나겠지요? 또한 구매자에게는 선택을 바꾸게 하는 정보를 제공하기도 합니다.

 

 

좋은 독서가와 베스트셀러

      ‘사재기와 더불어 서점 폐점에 대해서도 이야기가 많이 나옵니다. 책을 읽지 않는 사회, 책이 팔리지 않는 사회, 그나마 팔리는 책은 몇몇 인터넷 서점이나 대형서점에 집중되어 있고, 책에 쓰는 돈은 아까워하고, 단 한 푼이라도 아껴야 한다는 생각만 가득한 것 같습니다.

      여기서 명품백 어쩌구 등를 비교하고 싶지는 않지만 책에 대한 가치가 한없이 떨어지는 것 같다는 느낌이 들면 참담한 심정이 들기도 합니다. 이렇게 말하는 저 조차도 오늘 “2천원이나 할인을 받으면서 인터넷 서점에서 책을 구매했으니깐요.

      이런 저런 책에 대한 이슈를 보면서 서점이 활성화되고, 직접 서점에 가서 "들쳐보며" 책을 산다면 사재기로 인한 헛된 베스트셀러 목록이 좀 사그러들고, 폐점하는 서점들도 줄어들지 않을까?란 생각을 잠깐 해봅니다.

      직접 책을 사는 사람들이 많아진다고 베스트셀러로 만들기 위한 파행적 노력이 없어지는 것은 아니겠지만. 직접 책을 골라 사는 사람이 많아진다면 베스트셀러라고 해서 그것만 믿고 그냥 한번 사보는 일은 줄어들지 않을까요? 베스트셀러가 판매에 미치는 영향이 줄어든다면, 베스트셀러에 목매는 일이 줄테니깐요. 그렇다면 결국. 좋은 책을 알아보는 독서가가 많아져야 한다는 것이 대두됩니다.

 

<종로서적 / 출처 : 네이버 블로그 그때를 아십니까?’>

 

 

좋은 독서가의 양성

      이렇게 되니 좋은 독서가의 양성이 모든 문제의 해결책이 되어버렸네요. 식상한 소리인 것 같아서 이건 아닌가 싶었지만 가만히 조금 더 생각해보니. 역시 원천적인 문제 해결이 가장 현명한 해결책이라는 생각이듭니다.

      ‘좋은 독서가를 키워내기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 할까요? 결국 그러기 위해서는 학교, 도서관의 역할이 역시 중요해 집니다. 본인이 직접 책을 골라낼 수 있는 능력이 생겨야하는데, 그러기 위해서는 많이 읽어야 하죠. 어렸을 때부터 책을 접하고, 책을 골라내는 능력이 자연스럽게 자라날 수 있도록 해야 할 것입니다. 무턱대고 많이 읽는 것이 최선은 아닐 것입니다. 책을 읽고 서로 이야기를 나누는 것이 더 중요할 수 있습니다. 이 책이 좋다면 왜 좋은지를 이야기 할 수 있어야 하는 거죠.

 

 

도서관과 학교의 역할

      그래서 도서관학교’의 역할이 중요합니다. 도서관을 통해 좋은 책을 자꾸 접해야 하고, 학교를 통해 에 대해 배워야 합니다. 책의 내용 뿐 아니라 책의 구성에 대해서도 배우는 것이 좋다고 생각합니다. 서명, 저자명, 출판사 등의 책 표지에 담긴 정보를 읽어낼 수 있어야 하고, 판권지에 들어있는 정보가 어떻게 활용될 수 있는지도 알아야 합니다. 이러한 것을 알려주는 곳이 학교이고 도서관이어야 합니다. 학교에서 과제를 내 줄 때도 어떻게 정확한 정보를 찾을 수 있으며, 어느 정보를 참고했는지 명확하게 이야기 할 수 있어야 합니다. 믿을 만한 정보원을 찾아가는 법, 그리고 그 정보원을 명기하는 법을 배워야 합니다. 그런면에서 명확한 출처도 없이 인터넷에서 찾아서 과제를 내도록 하는 현재의 방식은 조금 문제가 있어 보이죠. 믿을 만한 정보원을 활용하는 법을 학창 시절부터 배워야 하는 것이죠.

   

출처: Getty images

 

 

도서관의 장서정책

      그러기 위해서 도서관은 좋은 장서를 잘 구비해 두어야 할 것입니다. 내용이 좋은 책, 정말 정성들여 만든 책, 다양한 가치를 말해주는 책, 사회에 대한 이해력을 높여주는 책, 다른 사람을 허용할 수 있도록 하는 책, 구성이 잘 되어 있는 책, 논조가 일관된 책, 장정이 잘 되어 있는 책 등 좋은 책은 정말 많습니다. “좋은 책의 기준 또한 참 많습니다. 이러한 좋은 책은 주관적일 수 있는데, 도서관에서는 최대한 객관적인 지표로 장서를 구비해 두어야 합니다.

      그러기 위해서 도서관은 객관적이고 가치를 부여할 수 있는 장서 정책을 가지고 있어야 합니다. 이는 각 도서관의 특성을 드러낼 수 있어야 합니다. 도서관의 장서가 잘 구성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사람이 중요합니다. 훈련받은 사서, 도서관의 가치를 잘 알고 있는 사서, 소속되어 있는 도서관의 특성을 드러내는 장서정책을 잘 이해하고, 개인의 가치보다 정책적 가치를 우선에 두고 수서를 할 수 있는 사서말입니다.

 

 

<주제페 아르침볼디, 도서관 사서, 1566, 스톡홀름>

 

 

앙꼬 없는 찐빵?!

      지금 우리의 현실은 참 암담합니다. 어느 도서관은 사서가 1명뿐인 곳도 있습니다. 아니 사서가 없이 운영되는 도서관아닌 도서관이 있습니다. 이런 도서관에 도서관스러움을 요구할 수 있을까요? 국가가 약사가 없는 약국에 허가를 내주나요? 의사가 없는 의원이 존재 할 수 있나요? 교사가 없는 학교가 있을 수 있나요? 그런데 사서가 없는 도서관이라니요. 출판사의 사재기도 걱정되고, 자꾸 없어져가는 동네서점. 아니 대형서점 조차 없어지는 도서시장도 암담하지만 사서 없는 도서관을 아무도 위협적으로 생각하지 않는 것 같아서 더 걱정입니다. 더 아득합니다.

      출판시장이 죽어가서 걱정이라고 합니다. 출판시장을 살리는 길. 여러 가지 방편이 있겠지만, 어렵고 천천히 갈 수 밖에 없는 처방이지만 도서관이 답일 수 있습니다. 너무 아파서 병원에 갔는데 진통제나 치료제는 안주고 운동을 시킨다고 불만을 터트릴 수 있습니다. 진통제가 되었든, 항생제가 되었든 그에 맞는 처방이 있어야 하지만 원천전인 문제를 해결해야합니다. 그것이 수술이라면 수술을, 운동이라면 운동을 해야 하는 것이지요. 출판시장, 독서환경, 서점의 폐점 등 많은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단기간의 일차 처방이 필요합니다. 또한 장기적인 이차 처방이 따라줘야 합니다. 모든 문제에는 단기적 해결책과 장기적 해결책이 함께 가야 합니다. 출판시장의 활성화, 독서문화 확산. 그 장기적 해결책이 도서관은 아닐까요?

 

 

경기도사이버도서관 사서 정은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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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03.11 10:24

『813.8 사서*, 어린이책을 말하다』발간의 부쳐



    지난 7월 더위가 시작되는 시점에 수원선경도서관에‘사서’라는 이름을 가진 사람들이 잔잔한 불씨를 갖고 모였습니다. 의정부에서, 수원에서 약 3개월의 시간동안 그 불씨들을 간직하니, 시간이 흘러 쌀쌀한 바람이 부는 이 가을에 작은 모닥불이 되어 따뜻함을 나누게 된 것 같습니다.

    지난 7월부터 9월까지 진행된 <2009 경기도 서평교육 과정>은 어린이책에 대한 환경, 역사, 출판, 편집, 서평과 매체 등 다양한 이야기를 나누고, 고민하는 시간들이었습니다. 그리고 그 고민에 대한 작은 결과를 이렇게 묶어서
『813.8 사서, 어린이책을 말하다』라는 이름으로 세상에 내 놓게 되었습니다. 아직은 부족하고, 아직은 부끄럽고, 아직은, 아직은……이라는 말이 계속 나오지만 이것이 첫 발걸음이라고 생각하고 용기를 냅니다.

    거창하게 들릴지 모르지만 이 책이 빛을 보기까지의 모든 과정은 책, 독서, 자료, 도서관 전문가로서 사서의 자리를 매김하기 위한 작은 노력이었습니다. 교육과정에 참여한 개개인이 그동안 도서관을 매개로 책과 만나온 작은 역사의 자취이며, 지난 3개월‘작은’서평글쓰기 과정을 통과한 고스란한 흔적입니다. 물론, 수많은 책에 대해 우리만의 목소리를 갖고 있는 사서가 되기 위한 작은 몸부림이기도 합니다.
    이 작은 몸짓이 좀더 많은 사람들에게 좀더 멋지게 드러날 수 있도록 우리는 앞으로도 더 많이 공부하고, 더 많이 고민하겠습니다. 책에 대해 고민하는 시간들이 늘어갈수록 더많은 책에 대해서 말할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합니다.

    이렇게 첫 발걸음을 내딛도록 용기를 불어넣어주신 조월례, 정병규, 이대건 선생님과 이런 마당을 마련해 주신 경기도사이버도서관에 감사드립니다. 더불어 2009년 경기도서평교육 수료자 여러분 모두 고생 많으셨습니다.

2009월 10월 8일
사서서평교육 참가자 일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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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서(司書, librarian)
고등교육기관에서 문헌정보학을 이수하고 각종 도서관(자료실) 및 정보기관에서 이용자의 정보요구를
충족시키기 위하여 문헌을 수집·정리·보관하고 대출과 필요정보를 서비스하는 사람.(두산백과사전)


* 2009 경기도 사서서평교육 결과 서평결과집 『813.8 사서, 어린이 책을 말하다』발간문 발췌

* 813.8 사서, 어린이책을 말하다 전문(full text)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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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03.09 13:20

책을 사랑하는 사람들과 함께 살고 싶다


『책과 노니는 집』이영서 글·김동성 그림, 문학동네, 2009


    책을 사랑하는 사람들과 책에 얽힌 이야기, 책을 좋아하는 사람들이 나누는 책이야기가 듬뿍 담긴 이 책은 역사속의 천주교 탄압사건과 더불어 어린아이의 성장과정까지 두루 담고 있는 뛰어난 창작동화이다.

    성은 문, 이름은 장. 이 책의 주인공‘장이’는 어린 시절에 무척이나 자신을 사랑해주고 아껴주던 아버지를 잃게 된다. 전문 필사장이였던 아버지는 천주학 관련 책을 필사했다는 죄로 매질을 당하여 죽고, 아버지의 부탁으로 홀로 남은 장이는 약계책방의 주인인 최서쾌의 보살핌으로 살게 된다. 책방에서 책을 손님에게 가져다주는 심부름을 하며, 장이는 다양한 사람들과 인연을 맺게 된다. 낙심이, 미적아씨, 청지기, 지물포 주인 오씨, 허궁제비, 홍 교리. 이들을 통해 장이는 아버지를 여읜 슬픔을 이겨내며 자신의 길을 당당히 걸어 나간다.

    이 동화에 전체적으로 관통하는 중요단어는 두 가지이다. 천주학을 가리키는 ‘서녘 서(西)’와 천주학을 숨기는‘동녘 동(東)’. 천주학 대한 탄압 속에서도 천주학 책을 읽고 싶어 하는 사람들은 몰래 책을 구해서 읽을 수밖에 없다. 장이는‘동녘 동’자로 시작하는 동국통감을 가지고 최서쾌의 심부름으로 홍 교리의 집에 찾아간 이후, 홍 교리와 책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는데, 이 책을 읽는 아이들에게는 주옥같은 말들이다. “어렵고도 재미없어도 걱정 마라. 네가 아둔해서 그런 것이 아니니. 어려운 글도 반복해 읽고, 살면서 그 뜻을 헤아려 보면‘아, 그게 이 뜻이었구나!’하며 무릎을 치는 날이 올 것이다. 그때는 어려운 책의 깊고 담백한 맛을 알게 되지.”어른과 어린 아이의 진심어린 대화는 두고두고 곱씹어 볼 부분이다.

    홍 교리와의 대화를 나누기 좋아하는 장이는 천주학 탄압이 다시 시작될 무렵, 뛰어난 지혜로 홍 교리의 목숨을 구하게 되고, 천주학 사건에 관련된 모두들은 잠시 도망친다. 그들이 다시 만난 날, 장이의 운명이 다시 시작된다.
책과 노니는 집은 장이의 모든 것이다. 홍 교리의 서재이름인 한문으로 된 ‘서유당’을 장이의 눈높이에 맞추어 언문으로 다시풀이해준‘책과 노니는 집’. 이곳은 장이가 필사장이로서의 삶을 살아가나가는 기반이 된다. 아버지가 남겨 주신 돈으로, 아버지가 차리고 싶었던 곳에서 책방을 운영하며, 전문적인 필사장이로 나아가는 장이처럼, 이 책을 읽는 아이들도 어려운 환경 속에서도 바르게 살아간다면, 자신이 하고 싶은 일을 하며 살 수 있을 것이다.

    긴장감을 놓지 않는 탄탄한 구성력과 더불어 이 책에는 세상을 바라보는 어린아이의 관점이 자연스럽게 녹아있다. 낙심이에 대한 풋풋한 관심, 홍 교리와의 대화를 통해 생각을 정리하는 모습, 허궁제비로 인한 고통 속에 고민하는 아이의 모습 등을 두루 읽어나가다 보면 어느덧 장이와 더불어 성장하고 있음을 깨닫게 될 것이다. 여기에 서유당에서 책을 읽고 있는 곳곳하며 맑은 자세, 홍 교리 앞에서 조심스럽게 한 자 한자 필자하고 있는 장이의 모습, 후원 누마루에서 낙심이에게 실감나게 심청전 이야기를 들려주는 장이의 진지한 모습, 많은 사람들이 흥미 진진하게 조선시대의 전문이야기꾼인 전기수가 들려주는 흥부전 이야기 속에 빠지는 모습 등의 그림은 글과 더불어 가슴 뭉클한 감동을 자아내고 있다.

    특히 도서관 사서로서 주목하는 이 동화속의 장점을 말해본다면, 약계책방의 주인 최서쾌의 책을 권해주는 안목이라고 할 수 있다. 책을 읽는 독자의 관심을 헤아려, 그들이 좋아할 만한 책을 쏙쏙 골라주는 지혜를 본받고 싶은 열망을 자아낸 이 책은 비단, 어린아이뿐만 아니라, 서점주인, 도서관사서, 책을 좋아하는 이들이라면 누구나 좋아할 것이라고 자부한다.



양유진(수원선경도서관 사서)
도서관에서 행복을 느끼며,
도서관에서 만나는 책과 사람을 좋아하는 도서관 사서입니다.
책을 권하는 기쁨을 듬뿍 누릴 수 있는 도서관과 평생을 함께하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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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03.09 11:58

미친개는 정말 미친개일까?

 
『미친개』박기범 글 김종숙 그림, 샘터, 2008.


    한지 느낌의 누런색 표지 위로 붓이 휙휙 지나간 자리에, 땅에 코를 대고 킁킁 냄새를 맡는 검은 개가 있다. 그리고 그 오른쪽 여백에 선명하게 박혀 있는 ‘미친개’라는 세 글자. 마치 그 글자가 각인인 것처럼, 개는 고개를 들고 금방이라도 날카로운 눈과 발톱으로 공격해올 것만 같다. 하지만, 이 개가 정말 미친개일까?

되풀이되는 마녀사냥, 또 하나의 군중심리
    이 책의 표지는 작가가 의도했든 의도하지 않았든 일종의 암시가 되어 독자에게 선입견을 주고 그것은 또 독자의 호기심을 부추긴다. 표지에서 작은 암시를 받았다면 내용에선 더 크고 위험한‘사회적 암시’에 대해 생각하게 한다. 국어사전에 따르면, ‘군중심리’란 많은 사람이 모였을 때 자제력을 잃고 쉽사리 흥분하거나 다른 사람의 언동에 따라 움직이는 일시적이고 특수한 심리 상태, 즉 대중 심리를 말한다. 이 대중심리는‘사회적 암시’를 조성하여, 중세의‘마녀사냥’이나 한국전쟁 중‘인민재판’처럼 어떤 사람을 궁지로 몰아가기도 한다. 이 책에도 기존 세력에 의해 빼앗기고, 쫓겨나고, 경쟁에서 내몰려 끝내는 사라지게 한 또 하나의 몹쓸‘군중심리’가 등장한다.

미친개의 탄생
    개는 몸값 비싼 시베리안 허스키를 조상으로 두었지만, 잡종이라는 이유로 개장수에게 팔려 갇혀 살았다. 그리고 홍수가 나던 어느 해, 개는 우리에서 탈출해 겨우 살아났고, 먹이를 찾아 읍내를 떠돌게 된다. 그러나 곧 사람들의 돌팔매질에 점점 읍내 밖으로 밀려났고, 작은 시골 마을까지 들어오게 된다. 한 동안 개는 산과 들을 뛰어다니며 먹이도 찾아 먹고 자연 속에 사는 생활을 하게 되지만, 마을에는 곧 미친개가 있다는 얘기가 돈다. 사람들을 피해 사느라 조심스레 살피는 눈빛은 매섭게 쏘아보는 눈매로 변하고, 숨소리마저 바뀌어 간다. 개는 그렇게 점점 미친개가 되어갔다.

약한 자들의 편에 선 작가, 박기범
    작가는 자신의 블로그에『미친개』를 쓰게 된 사연을 공개했다. 작가는 2003년 미국의 이라크 침공에 반대하여‘한국 이라크 반전 평화팀’으로 이라크에 갔을 때 보았던 떠돌이 누런 개 한 마리가 계속 가슴에 남았다고 한다. 그리고 청와대 앞 전투경찰들이 둘러싼 가운데 드러누워 울부짖는 늙은 신부님의 얼굴에서, 1980년 광주를 패러디라도 하 듯 군을 출동시켜 진압하는 앞에서 제 몸에 쇠사슬을 감고 버티고 서던 어느 두 아이의 엄마 얼굴에서 그 개의 눈빛을 겹쳐보다가, 2006년 겨울, 담배를 피우고, 욕을 퍼붓고, 주머니에 칼을 가지고 다닌다는 초등학교 4학년, 열한 살 아이를 만났다. 그리고 얼마 후, 아이의 할머니, 아버지 이야기를 듣게 되면서, 그때부터『미친개』를 쓰기 시작했다고 한다.
나와 다른 걸 이해하지 못하고 내 이익을 위해서라면 공격을 서슴지 않는 지독한 ‘이기주의’와 강한 자는 더욱 가지려 하고 힘이 없는 자를 사지로 내모는 ‘적자생존’, 그리고 치열한‘경쟁’만이 존재하는 이 사회에 반대하며 작가는 약한 자들을 대표하는『미친개』의 편에 섰다.

함께 하는 세상을 그린 동화, 『미친개』
    처음 이 책을 접했을 때, ‘어린이가 작가의 뜻을 제대로 이해할 수 있을까? 뜻을 이해하기 전에 어두운 분위기에 억눌려 다 읽지 못하고 덮어버리는 건 아닐까?’하고 우려했다. 흔히 어린이가 대상인 그림책이라는 점이 못내 불편했다. 그러나 다시 이 책을 보았을 때 어린이들이 속해 있는 사회의 작은 단위, ‘학급’을 떠올리고는 납득했다. ‘아 학급도 다양한 아이들로 구성되어 있지, 여러 감정이 교차하고, ‘왕따’같은 사건도 있지’라고. 개발과 발전, 혹은‘대의(大義)’라는 미명하에 우리 사회의 약자들은 삶의 터전을 빼앗기고, 어디론가 사라져 간다. 이 책의‘미친개’처럼. 약한 자를 측은해 할 줄 알고, 나와 다른 사람을 보듬을 줄 알며, 함께 해야 하는 세상이라는 걸 알려주기에 이 책만큼 전달력이 있는 책은 드물 것이다.

이진화(경기평생교육학습관 사서)
서가에 나란히 꽂혀 있는 책을 보면 마음이 안정되고
괜스레 입가에 미소를 머금게 됩니다.
전 책과 함께 할 수 있어 정말 행복한 사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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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03.08 15:21

곶감이 무서워 도망간 그 호랑이는 어떻게 되었을까?


「저승사자에게 잡혀간 호랑이」김미혜 글. 최미란 그림. 사계절, 2008. 



    첫 장을 펼치면 따스한 호롱불 아래 옛 이야기를 주고 받는 할머니와 손자의 익살스런 그림자가 펼쳐진다. 무슨 이야기가 그렇게 재미있는지 귀를 대어보니, 바로 저승사자에게 잡혀간 호랑이 야기렷다.

    쿵! 집채만 한 호랑이가 피를 흘리며 쓰러지자, 온 동네 사람들이 모두 모여들어 "호랑이가 왜 여기 떨어져 죽었지?"라며 고개를 갸웃거린다. 바로 그때, 하늘 저 멀리서 달려온 저승사자, 호랑이의 넋을 끌고 사라지니, 이 호랑이가 바로 떡 좋아하던 그 호랑이. 어느 절의 불화에서 단체로 나오신 듯한 저승대왕들이 쭉 둘러앉아 지켜보는 가운데, 업경을 통해 호랑이의 생애가 리바이벌되니 그놈 호랑이, 살아생전 죄를 참 많이도 지었구나. "떡으로도 모자라 엄마의 팔다리를 잘라 먹고, 그러다가 통째로 잡아먹고, 이번에는 오누이까지! ... 어허 죄가 끝이 없네 그려!"
    이제 죗값을 받을 차례. 설설 끓는 가마솥에 삶기고, 얼음지옥, 독사굴에 떨어지고, 그놈 혓바닥을 쭈욱 뽑아 황소가 쟁기질하는 것도 모자라, 칼산지옥에 홀라당 내동댕이쳐지는 구나. 이쯤되면 동생한데 사탕 뺏은 형들, 엄마한테 형 고자질한 동생들 머리 꽤나 쭈뼛거리겠다.
    어째거나 저승대왕님들 마음도 넓으시지, 뉘우치는 호랑이 죄를 사해주고 다음 생에 또다시 호랑이로 태어나게 해주셨구나. 다시 호랑이로 태어난 그 호랑이 여러 해를 살다, 다시 생을 마감하고 저승사자를 따라 나섰지. 많은 저승대왕이 지켜보는 가운데 거울 앞에 다시 선 호랑이. 이 호랑이는 나무꾼한테 형님 소리 듣던 바로 그 호랑이였어. '남을 의심하지 않는 순박한 마음과 어머니를 위해 정성을 다한  값진 마음' 덕분에 저승 대왕들에게 칭찬 듣고 다음 생애는 또다시 사람으로 태어나게 되었다지.
    그 호랑이는 어떤 사람으로 태어났을까? 그 호랑이가 바로 호롱불 아래서 이 이야기를 듣고 있는 손자라나? 그런데 말이야, 예전에 곶감이 무서워 도망간 그 호랑이는 어떻게 되었을까 궁금하지 않아?


오싹오싹 무섭지만 재미있고 진지한 우리 이야기

    맹수로서의 호랑이는 무서운 존재지만, 우리 민화나 옛이야기 속에 등장하는 호랑이는 해학 넘치고 우스꽝스럽다 못해 사랑스럽기까지 한 존재이다. 이 책은 어린 시절 엄마 따라 찾아간 절에서 염라대왕 그림을 본 기억이 있거나, 할머니로부터 호랑이 이야기를 듣고 자란 우리 아이들만이 느낄 수 있는 우리 정서가 듬뿍 담긴 그림책이다. 국적 없는 도서들이 난무하는 근래의 출판환경에서 우리 문화, 우리 조상들의 생각을 이렇듯 잘 담아낸 점은 이 책의 미덕이며, 불교출판문화협회가 선정한 '2008 올해의 불서 10'종에 선정되기도 하였다. 게다가 어린 시절 누구나 한 번 쯤 해봄직한 생각들, 죽음 이후의 세상, 즉 저승과 육도, 윤회 등 절대 가볍지 않은 철학적 주제를 '호랑이'라는 친숙한 캐릭터를 차용하여 맛깔스럽게 버무려 놓았다. 이미 우리가 알고 있는  여러 편의 전래 동화 속 단골손님, 호랑이를 등장시킴으로써, 아는 사람에 대한 이야기를 듣는 듯 귀를 쫑긋하게 하는가 하면, 윤회와 권선징악에 대한 메시지도 효과적으로 전달하고 있다.
    많은 세월이 흘러 나는 다시 어떤 모습으로 태어날지, 그 전에 업경을 마주했을 때 거기에 비친 내 모습이 어떨지는 아이만이 아닌 어른들에게도 적지 않은 무게와 두려움으로 다가온다. 아무리 생각해봐도 가마솥지옥, 얼음지옥, 칼산지옥, 혓바닥 쟁기질까지 도대체가 만만한 벌이 단 하나도 없다. 죄짓지 말고 살아야지.... 그리고 문득 떠오른 생각, '설마, 내가 사람으로 다시 태어난 그 호랑이는 아니겠지?' 어쨌거나 오늘의 내가 살아가는 모습을 다시금 돌이켜 볼 일이다.

유현미 (평택시립도서관 사서팀장)

책은 내 삶의 위안이자 즐거움이었다.
어린 시절 '책이 억수로 많은 집'에 시집가겠다고 하던 말이 씨가 됐는지,
도서관 사서가 되었다.
빛바랜 기억 속의 학교도서관
한 켠에 쭈그려 앉아 책 보던 꼬맹이는 이제 '책이 억수로 많은 도서관'에서
어린 꼬맹이 손님들을 위한 책을 고르고 있다.
처음으로 서평과 진지하게 마주해본 시간이었다. 아직 서툴지만, 처음 만난 누군가가 의미 있게 다가올 때의
이 두근거림이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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