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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미있는 도서관

핀란드 도서관 이야기

 

 

 

 

 

2013 경기도도서관 정책연수

도서관복지의 나라, 디지털 문화의 허브 핀란드 도서관

 

양주시남면도서관 팀장 정효숙

 

 

 

시민이면 누구에게나 공평한 교육의 기회를 부여하고 선진 시민의 자질을 한층

심화시켜주는 집단지성의 요체, 그들의 삶속에서 함께 호흡하는 핀란드 도서관이야기

 

 

 

 

      사람은 낯선 공간에 혼자 있을 때 오롯이 자신을 들여다 볼 수 있다. 익숙함에서 벗어나 색다른 풍경을 마주 하는 일, 타자를 의식하고, 긴장하면서 자신을 새롭게 바라보는 일, 그것이 여행이 주는 묘미일 것이다.

      최근 몇 년간 경기도에서는 도서관 건립이 급속하게 진행되었다. 늘어나는 하드웨어 못지않게 운영에 대한 고민이 컸었기에 이번 연수는 이미 익숙해져버린 타성을 자각하여 새롭게 마음을 다질 수 있는 좋은 기회라 생각되었다. 연수조원들은 경기도 도서관과의 직원들과 시군에서 근무하는 사서 12명으로 구성되었다.

 

 

       2013227일부터 36일까지 78일의 일정으로, 경기도에 적합한 도서관 정책을 개발하기 위하여 단순 견학보다는 연수생들과 의견을 서로 교환하고 토론하는 방식의 연수였다. 독일 프랑크푸르트 공항을 경유하여 핀란드 헬싱키공항에까지 도착 시간은 출발시간부터 꼬박 24시간이 걸렸다.

 

 

      핀란드 하면 산타클로스와 수많은 섬과 호수로 둘러 쌓인 아름다운 나라의 이미지가 떠오른다. 러시아의 속국일 당시 조국 핀란드를 위하여 핀란디아라는 교향시를 작곡한 시벨리우스의  나라이기도 하다. 더구나 우리나라처럼 외세의 침략(스페인, 러시아)과 지배를 받으면서도 독립 된 지 100년이 안된 나라가 복지교육의 선진정책을 펴 왔던 이면엔 도서관의 역할이 지대한 영향을 미쳤을 것이다. 인구 59만이 살고 있는 헬싱키시는 500여명의 직원들이 총37개의 도서관과 2개의 모바일 도서관등의 일반도서관과 특성화도서관을 운영하고 있다. 이 정도의 도서관수라면  도서관 접근성이 얼마나 좋은지를 미루어 짐작할 수 있다.

 

 

 

 

      헬싱키시의 첫 방문지인 Helsinki city Library 10에 도착하였다.

        Helsinki city Library 10 건물이 크고 우아할 것이라는 기대와는 달리 헬싱키 중앙역맞은편 중앙우체국을 임대하여 운영하고 있는 규모가 작은 음악 특화도서관이다. 2005년에 개관한 도서관은 6만점의 음악자료를 소장하고 있다. 젊은 층의 유동인구가 많은 헬싱키 중앙에 위치해 있는 잇점을 최대한 활용하여 디지털 문화에 익숙한 젊은이들에게 예술을 통한 창의와 감성능력을 개발해 주는 도서관이다.

       직원들은 사서와 각 분야의 미디어 전문가들로 구성되어 있으며 이용자가 생산하고 발표하고 아이디어 창조자가 될 수 있도록 조력자의 역할을 하고 있다. 공간의 효율성을 높이기 위하여 모든 서가와 열람 테이블과 의자가 바퀴가 달린 이동식 가구였다.

       이 도서관에서 운영하는 문화프로그램의 80%는 이용자들의 창작물로 진행되고 있다고 하니 그야말로 이용자가 만들어 가는 디지털도서관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다음으로 방문한 Urban Office : meetingpoint 도서관 또한 IT특화도서관으로 시 중심부에서 사무용공간과 IT와 미디어 정보를 제공하는 도서관이다. 이용자들에게 사무용 공간(Urban Office)마련하여 모든 사람을 위한 만남의 장소(미팅, 비즈니스, 무선인터넷사용, 사무용책상등)로 활용되고 있었다. 평범한 시민들의 노하우를 정제하여 아이디어를 창출하고 지식과 기술을 만들어낼 수 있는 조력자의 역할을 다하고 있었다.

 

 

 

 

 

 

 

이번에는 Kirsti Tuomihen 관장의 안내로 핀란드에서 두번째로 오래된 kallio Library를 방문하였다. 장서 10만여권을 소장하고 있는 이 도서관은 1990년 내부 자료실을 리모델링을 하였으며 지역의 노동자까지 도서관 친구로 흡수하여 지역사회와 함께 하는 시민의 문화공간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는 전통적 도서관이다.

 

 

               지역작가와 명사초청 공연의 이벤트가 열리는 이 도서관은 주말에는 결혼식장으로 운영한다고 하니 지역주민들의 많은 사랑을 받고 있음을 알 수 있었다. 이용자의 편의를 위해 열람테이블 옆에 외투를 걸어놓 을 수 있는 공간을 마련하여 놓았고 직원들이 키 높이를 조절할 수 있는 안내데스크가 마련되어 있었다.

 

              전체적으로 좀 어두워 보인다는 질문에 관장은 핀란드 사람들의 특성이 개인의 사생활 침해를 싫어하며 어두운 곳에서 스스로 해결하기를 좋아하여 모든 일은 자동화 기기를 이용한다고 한다.

              부분조명을 설치하여 보완하고는 있지만 밝은 곳을 좋아하는 우리나라의 도서관과는 다르다는 생각을 하였다. 또한 아이들이 높은 곳과 다락을 좋아하는 특성을 고려하여 어린이 자료실을 3층으로 배치한 것도 특이하였다. 소음에 대한 우려를 보내는 우리들의 눈길을 아이들의 특성을 이해하여야 한다는 눈빛으로 답신을 했다. 새로 건물을 짓기보다는 기존의 오래된 건물을 잘 보존하고 리모델링하여 내부를 현대화한 전통과 현대가 어우러진 아름다운 도서관에서 전통의 향기를 만나고 왔다.

 

 

 

 

 

               핀란드의 37개 시립도서관 중 가장 작은도서관 중 한곳인 Myllypuro Media Library 면적이 150작은도서관이다. 작은 공간이지만 개인의 사생활 보호를 위하여 칸막이 커튼을 설치, 나름의 개인공간을 확보한 것도 이용자에 대한 배려를 엿볼 수 있었다. 전 도서관이 상호대차를 실시하고 있는데 반납된 다른 도서관의 책을 다시 빌려볼 수 있냐는 질문에 그 도서관의 직원은 당장 시민들은 책을 볼 필요성을 느끼지만 도서관의 규칙을 최대한 따른다며 신속함을 지향하는 우리시민들도 도서관의 규칙을 최대한 수용하면서 한 템포 쉬어가야하지 않을까라는 생각도 해보았다.

 

              다른 지역에 비해 이 곳은 저소득층과 이민자가 많다고 한다. 그래서인지 주변지역 저소득층이나  이민자를 위한 디지털 서비스를 운영하고 있으며 미디어기기를 대여하여 저소득층 주민들이 디지털 기기에 익숙할 수 있는 환경을 제공하고 있었다. 핀란드 도서관의 비전인 차별 없는 지식정보의 혜택을 Myllypuro Media Library은 실현하고 있다.

 

 

 

 

작은 분관형 도서관 연수를 마치고 이번에는 핀란드의 전통과 문화와 지식을 한눈에 볼 수 있는 핀란드 국립 도서관을 방문하였다. 외투와 가방을 사물함에 모두 넣어두고 1층으로 들어서니 그동안 그려왔던 유럽의 전통도서관에 온 느낌이 든다. 낡은 서가에 기대앉아 유서 깊은 책 내 음을 맡고 있으니 저 높은 사다리를 타고 올라가 시대와 역사를 안고 있는 책들에게 말을 걸고 싶었다. 바로크와 로코코의 양식을 본뜬 네오클래식 형태로 260만권의 장서를 소장하고 있는 핀란드 국립도서관은 헬싱키 대학의 독립된 기관으로서 가장 오래되고 큰 학술도서관이다. 국가 문화유산의 저장, 보유 및 접근성에 대한 책임을 지고 있으며, 국가의 서비스를 개발하고 대학도서관, 공공도서관, 응용 과학대학 및 전문도서관의 도서관뿐만 아니라 도서관 분야에서 국내 및 국제협력을 총괄하는 임무도 수행하고 있다. 또한 각 나라별 자료를 수집하고 있을뿐만아니라 1827년 투르쿠 화재 당시 남은 3,000여점의 개인 및 기관의 원고자료를 수집하여 보관하고 있다. 우리나라 국립중앙도서관처럼 각종 자료를 디지털화 하는 작업을 수행하고 있는 모습을 직접 볼수 있었는데 저작권을 준수하고 도서관에 비용을 지불하면 사진자료, 디지털이미지, 마이크로필름 등은 복사 및 출력 가능하며 문화프로그램도 함께 운영하고 있어 지적유산의 보존과 문화를 함께 공유할 수 있는 핀란드 지식인의 심장이다.

임신부인 담당사서는 이것 저것 궁금하여 물어보는 우리들에게 힘든 내색도 하지 않고 열정을 쏟아내며 도서관 이야기를 전한다. 따뜻한 차 한잔과 형식에 얽매이지 않는 스토리텔링기법의 설명과 자료를 듬뿍 담아 주시는 국립도서관의 사서들의 열정이 참 인상적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