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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미있는 도서관

도서관 귀신 이야기

도서관 귀신 이야기

 

폐관을 앞둔 10시 무렵. ‘으아악!’ 비명소리와 함께 담배 피러 옥상에 갔던 공익근무요원 A씨가 혼비백산하며 뛰어내려왔다. 밤 늦은 시간 A씨가 도서관 옥상에서 본 것은 흥얼흥얼 노래를 부르는 ‘누군가’였다. 도서관 옥상은 평상시 안전사고예방을 출입이 통제된 공간이라 직원 이외에는 접근이 어려웠고, CCTV에서도 아무런 단서를 찾을 수 없었다. 결국 흥얼흥얼 노래를 부르는 ‘누군가’의 정체는 밝혀지지 않았다. 가끔 폐관 시간이 다가오면 어디선가 흥얼거리는 노래 소리가 들리곤 한다는 석연치 않은 소문들만 떠돌 뿐이다. 파주에 있는 어떤 도서관에서 불과 몇 년 전에 실제 일어났던 일이다.

 

호주의 티트리걸리 도서관에서는 지난 2007년 여름, 밤늦게 일하던 도서관 직원들이 화장실에서 귀신을 보았다거나, 서늘한 기운이 자신의 주변을 감돌고 누군가 쳐다보는 것 같다는 이야기가 돌기 시작했다. 직원들의 불만이 극에 달하자 급기야 도서관장은 영매까지 초청하여 귀신을 없애는 의식을 치렀다고 한다. 이에 대해 일부 시민들은 쓸데없는 일에 귀중한 세금을 낭비했다며 불만을 토로했다고 한다.

 

 

▲티트리걸리 도서관 귀신 소동을 기사화한 남호주 유력 일간지 애드버타이저

 

작년 12월 뉴욕타임스에는 할로윈 축제기간, 뉴욕 뉴팔츠 도서관의 CCTV에 촬영된 유령에 대한 기사가 실렸다. 지난해 할로윈 축제 일주일전 새벽 3시가 넘은 시간 도서관 서가 사이를 어슬렁 거리는 검은 연기 덩어리(?)가 촬영된 것이다. 유령이 촬영된 곳은 하필이면 유령에 관한 책들이 진열된 도서관 서가 앞이었던 것! 포털 사이트에서 “뉴팔츠 도서관유령”으로 검색하면 지금도 쉽게 영상을 찾아 볼 수 있다.

 

 

▲CCTV에 찍힌 뉴팔츠 도서관 유령

미국도서관협회(ALA)에서 발간한 The Whole Library Handbook이란 책에는 20여개의 도서관 괴담이 실려 있다. 대표적인 유령(?)이 미국 인디에나주 에번스빌의 월러드 도서관에는 ‘회색빛 여인’이라 불리우는 유령이다. 도서관 설립자의 딸인 카펜터 여사의 딸로 도서관 장서와 건물의 소유권을 돌려받기 위해 나타난다는 설이 유력하다고 한다. 뉴저지주 버나즈빌에 위치한 도서관은 1887년 이래로 끊임없이 유령이 출몰하는데 1987년에는 정체불명의 목소리가 녹음된 일도 있다. 이 도서관에서는 유령을 위해 대출카드까지 준비해 놓고 있다고 한다.

 

무더운 여름 귀신과 함께 오싹한 기운을 느껴보기 원하시는 분들에게는 도서관이 제격이다. 특히나 경기도 대부분의 도서관들은 야간 연장 개관하기 때문에 늦은 밤까지 도서관에서 보낸다면 귀신을 보실 수도 있을 것이다. 굳이 귀신을 보지 못하더라도 에어콘 시원한 바람에 저렴하고, 보람있고, 상쾌하게 여름밤 무더위를 날려버릴 수 있을 것이다. 참고로 도서관은 학습을 목적으로 하는 공간으로 “에너지 사용 제한 조치 대상” 제외 공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