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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서들의 책 이야기

엄마의 잔소리는 싫어!

o 서평대상 서지사항

잔소리 로봇 / 김아로미 글 ; 김은경 그림. - 파란정원, 2015.

108p. : 삽화 ; 23cm.

ISBN 978-89-94813-73-8 73810 : 10,000

o 분야

어린이책 (어린이문학)

o 추천대상

초등학교 3학년 이상

o 상황별추천

스스로의 힘으로 학교생활을 하는데 도움을 줄 수 있는 책

어린이들이 진정한 어른으로 성장할 수 있게 도움을 줌

 

엄정란 (시흥시 정왕어린이도서관)

 

 

어린시절 우리는 엄마나 아빠의 잔소리를 들으면서 자라왔을 것이다. 부모라면 자식이 잘되길 바라는 마음에서 잔소리를 하는 것이겠지만 그땐 부모님의 잔소리가 지겹게 느껴지고 반항끼가 생겨 그대로 행동하지 않았다. 그러다가 막상 어른이 되고 나서 그 시절 잔소리가 그리워지는 이유는 왜 일까?

그것은 어떤 일을 선택해서 계획하고 책임지려하는 어른이 되어가는 과정이 버거워 부모님의 잔소리를 다시 듣고 싶어하는 것인지도 모르겠다.

이 책은 엄마 없이는 아무것도 할 수 없는 지민이가 짝꿍인 한율이를 통해 스스로 성장해나가는 이야기를 그렸다. 엄마의 잔소리 노트를 항상 가지고 다니는 지민이는 엄마가 시키는 대로, 엄마의 잔소리를 잘 지키는 모범적인 아이이다. 지민이 엄마는 매일 지민이가 해야 할 일들을 잔소리 노트에 적어 지민이가 로봇처럼 움직이기를 재촉한다. 여기에는 학교와 학원 가는 일정 외에 해야 할 숙제가 들어있다. 엄마는 특히 중요한 것을 별표 표시를 해서 지민이가 더 신경써서 해야 할 일이라는 것을 강조한다.

어느 날 지민이는 엄마의 실수로 미술시간 준비물을 안 챙기고 학교에 갔다. 준비물 챙기는 것을 엄마가 해야 하는 일이라고 믿는 지민이는 당황스러워한다. 또한 토론수업 시간에도 엄마가 적어준 글을 그대로 읽어 토론왕에 뽑혔는데, 이 모든 것은 스스로의 생각이 아닌 엄마의 의견이었다. 장래희망을 토론하는 시간에 엄마가 적어준 직업을 발표하는 지민이와 달리 짝꿍 한율이는 하고 싶은 것이 너무 많아 직업을 정할 수 없다고 한다. 이런 한율이를 이해할 수 없는 지민이와 그런 지민이를 이해 못하는 한율이는 의견충돌로 서로 싸우게 된다. 설상가상으로 잔소리 노트까지 잃어버리고 마는데...

지민이는 그 어떤 일이든 스스로 해본 적이 없어 불안하고 머릿속이 뒤죽박죽 꼬이기시작한다. 마치 먹이를 스스로 찾지 못하는 둥지위의 새끼새처럼 느껴졌다. 이미 엄마의 잔소리 없이는 아무 것도 할 수 없는 아이가 되어버린 것이다.

요즘 우리 아이들이 이 책을 읽으면 많은 공감대가 형성될 것이다. 지민이가 진정한 어른이 되어가는 과정이 아이들의 눈높이에 맞춰 잘 소개되어 있고 귀엽고 유쾌한 그림이 속속 등장하여 이야기의 재미를 배가시켜 준다. 부모님의 권유나 반강제로 인해 학원생활을 하는 현 세대의 아이들이 스스로 선택하고 책임지는 법을 배워 진짜 어른이 되어가길 진심으로 소망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