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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서들의 책 이야기

그 나무가 웃는다

o 서평대상 서지사항

그 나무가 웃는다 / 손연자. - 2016. 시공사9788952782519

o 분야

그림책

o 추천대상

영유아 / 초등저,,/ 청소년 / 성인 중 추천대상 기재

 

 

 

 

박지원(안성시립 공도도서관)

 

 

병든 식물을 본 적이 있는가? 볼품없고 말라 비틀어져서 이제 곧 죽을 것 같은, 그런 나무나 풀들을. 가지가 앙상하고, 잎이 노란 식물들은 더 이상 우리 인간에게 아무런 도움이 되지 못한다.

맛있는 열매를 맺지도, 발목 사이를 간질이지도, 꽃으로 하여금 우리 눈을 즐겁게 해주지 못한다.

그렇기 때문에 사람들은 병들고 늙은 식물들을 좋아하지 않고 사라져주어서 다시 그 자리에 새 식물이 틔워주었으면 하고 소망하기도 한다.

 

이 책도 그런 병든 나무에 관한 이야기를 담았다. 가지가 앙상하여 무더운 여름날 그늘이 되어주지 못하고 비탈 쪽 뿌리는 볼품없이 드러나 있어서 벌레들도 막지 못하는 병든 나무. 참새, 다람쥐 벌레들까지도 해코지를 해대서 그 나무의 나이테에는 퍼렇게 멍이 들어있다. 그런 나무를 가엽게 여기는 파랑부리새는 나무를 돕기 위해 착하고 다정한 아빠와 꼬마 아들을 그 나무로 별스럽게 행동하며 데려왔다. 그들은 다른 이들과 다르게 나무를 무시하지도 해코지 하지도 않았다. 오히려 나무의 아픔을 함께 아파해주며 나무의 반점 낙엽병을 치료해주기 위해 표주박으로 시냇물을 길어다주고 찌꺼기 한약재를 거름으로 만들어 나무 밑에 묻기도 하며 나무를 정성껏 돌본다. 그들 덕분에 나무의 병이 나았고 꽃을 피웠으며, 빨갛고 예쁜 열매를 피웠다. 나무가 사과나무였기 때문에 달디 단 사과가 났는데 아빠와 아들이 이 사과를 엄마의 제사상에 올리는 것으로 이야기가 마무리 된다.

생각해보면 비단 병들고 늙은 식물들에게만 온갖 것들이 무시하는 것은 아니다. 우리는 그러한 인간들도 경시한다.

책을 읽으면서 자식들에게 버림받는 할머니, 할아버지 생각이 절로 날 수 밖에 없었다. 우리는 우리에게 쓸모없어졌다는 이유만으로 생각보다 더 잔인한 일들을 행한다.

번번이 뉴스에 나오는 친족 살해 사건들이 그 예시가 될 수 있겠다. 아프고 약한 자들을 더 돕는 게 당연하거늘 우리 사회는 언제부터 이렇게 변한 걸까? 이 짧고 따뜻한 동화를 읽으면서 많은 생각을 하게 되었다.

 

그렇지만 결국 종내에는 모두 행복하게 끝이 났다. 이런 해피 엔딩처럼 이 책이 우리에게 전하는 뜻도 희망일 것이다. 우리가 사는 세상이 이렇게 강한 사람이 약한 사람을 돌보고 서로를 챙기게 될 수 있다는 희망, 그게 이 이야기가 우리의 아이들에게 전하고 싶은 말일 것이다. 이 책은 짧지만 굵게 특유의 분위기를 전달하고 가슴 깊이 전해져 오는 따뜻함을 선사한다. 또 책에 그려져 있는 그림들은 아기자기 하고 귀여워서 이야기를 읽는 재미와 감동을 더해주고 있다.

 

이 책을 읽으러 조그마한 아이들과 부모님이 함께 손잡고 왔으면 하는 바람이 있다. 우선 짧기 때문에 읽는 데에 큰 부담도 없을 뿐더러 재미있고 뜻 깊어 보고 나서는 잔잔한 여운이 오래도록 남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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