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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서들의 책 이야기

일기쓰기 딱 좋은 날

o 서평대상 서지사항

일기쓰기 딱 좋은 날 / 정신. - 시공주니어. 2017. 9788952784940

o 분야

그림책

o 추천대상

초등저

 

 

 

 

박지원(안성시 공도 도서관)

 

 

우리가 어린 시절부터 공통으로 반기지 않았던 것들의 존재는 다양하다. 책 읽기부터 숙제, 받아쓰기까지 어떤 이들은 활동에 즐거움을 붙였을 수도 있으나 대부분은 좋아하지 않았던 것들이다. 대개 선생님이나 부모님의 뜻으로 했던 것들. 그 중 하나인 일기의 사전적 정의는 이러하다.

'날마다 그날그날 겪은 일이나 생각, 따위를 적은 개인의 기록'.

 

남들은 어땠을지 모르지만, 나는 어린 시절 일기를 쓰는 것에 아주 골머리를 앓았다. 이러한 일기를 쓰는 과제는 이 책의 주인공인 담이와 곰이도 피해 갈 수 없다. 엄마가 시킨 일기를 쓰기 싫어 일기를 안 쓸 방법을 찾는 담이와 곰이의 온종일을 담은 책이 바로 '일기 쓰기 딱 좋은 날'이다.

 

" 아아, 그냥 놀고 싶다. 일기 안 쓸 방법은 없을까? "

" 오늘 아무 일도 안 일어나면 돼. 아무 생각도 하지 말고. "

 

그렇구나! 넌 머리가 좋아! 쌍둥이 토끼 담이와 곰이는 엄마가 며칠 전부터 시키기 시작한 매일매일 일기 쓰기를 하기 싫어한다. 일기 같은 건 왜 쓰는 거냐며 졸라보지만, 엄마는 너희가 잘 되기를 바라기 때문에 일기 쓰기를 시키는 것이라며 아이들에게 다음 날 일기를 보여 달라 말한다.

일기가 너무나도 쓰기 싫었던 곰이와 담이는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는다면 일기를 쓰지 않아도 되지 않을까? 라는 생각으로 정말 그 하루를 아무 일도 하지 않고 보내기로 한다.

그러나 그 날따라 하루를 평범하게 보내지 못할 다양한 일들이 일어난다. 곰이가 실수로 바지에 실례를 해 설설이에게 놀림을 받는다든가, 울던 중 오소리 아줌마가 사탕을 준다던가, 엄마가 물이 풍덩 빠져버린다든가 하는 일들 말이다. 당근 사탕을 먹으면서 담이와 곰이는 오늘은 일기를 안 쓸 수 없는 날이라고 생각하지만, 엄마가 물에 빠졌다는 소리를 듣고 생각이 확실해진다. 그리고 아이들은 집에 와서 오늘의 일기는 열 줄을 넘을지도 모르겠다는 이야기를 한다.

 

이 책을 읽고 나는 어릴 적 일기 쓰기를 했던 때에 기억이 생각나는 것 같기도 했다. 그때도 나는 담이와 곰이처럼 일기가 쓰기 싫어 쓰지 않을 방법을 열심히 구상하곤 하였는데 언제나 방학숙제로 빠지지 않던 것이 일기 쓰기라 안 쓸 수가 없었던 기억이 났다.

 

그리고 나뿐만이 아니라 이 책을 읽는 독자들이 자신의 과거 추억을 어렵지 않게 떠올릴 수 있을 것이라는 생각 또한 들었다. 처음 일기 쓰기를 시작한 그 순간 또는, 있지도 않을 일을 지어내 일기장의 칸을 채우는 자신의 모습 말이다. 이 책의 주인공인 담이와 곰이가 한 고민 같은 것들을 우리 또한 했고 우리는 일기 쓰기라는 수단을 통해 하루를 되돌아보며 자신이 한 일을 곱씹고 저지른 잘못을 반성할 수 있었을 것이다. 일기 쓰기의 목적이 바로 그런 것들이었으니 말이다. 이 책을 추천할 사람을 고르라면 아무에게라도 추천할 수 있을 것 같다. 본래 어린이들이 읽는 도서이지만 예상 독자가 아닌 다른 사람이 읽는다면 다른 효과를 볼 수 있지 않을까 싶다.

 

이 책의 매력은 자신의 기억을 떠올리게 한다든가 하루가 평범하지 않다는 교훈을 준다는 것에서 끝까지 않는다. 그림책인 만큼 이 책은 표지에서부터 그 특성을 볼 수 있다. 귀여운 그림체로 그려준 분홍색 노란색 토끼 두 마리는 자신들이 이 책을 주인공이라는 것을 알려주는 듯하며 책 내에서도 문장의 이해를 돕는 그림들을 엿볼 수 있다. 이 책을 다시 읽는다면 그때에도 나는 이러한 점들에 똑같이 웃음이 나지 않을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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