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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서들의 책 이야기

괜찮다고 생각하고 싶었어

o 서평대상 서지사항

어느날 구두에게 생긴 일 / 김려령 글. - 비룡소, 2014.

118p. ; 20cm.

ISBN 9788949121598 : 가격9,000

o 분야

아동도서 (문학)

o 추천대상

어린이, 청소년

o 상황별추천

학교에서 친구들 간에 어려움을 느끼고 있는 어린이

초등 고학년 자녀를 둔 부모님

 

이선희 (중앙도서관 사서)

 

 

낭떠러지 앞 눈을 질끈 감은 소녀가 억수같이 내리는 비를 맞고 서있다. 한쪽 손에는 구두 한 짝을 아래로 던지려 하고 있고, 나머지 손은 주먹을 굳게 쥐고 있다. 도대체, 이 아이에게 무슨 일 있는 것일까? 아이의 표정이 너무 괴로워보여서 보는 사람이 다 안타까운 이 책의 제목은 황선미 작가의 2014년 작품,어느 날 구두에게 생긴 일이다.

주경은 반장 혜수에게 체육시간에 실수했다는 이유만으로 반에서 괴롭힘을 당한다. 아이들의 은근한 따돌림에 지쳐가던 중, 전학생 명인이가 혜수의 눈 밖에 나게 된다. 혜수는 주경에게 명인이의 구두를 버리라고 압박하고 주경은 왕따에서 벗어나기 위해 괴롭지만 그의 말을 듣는다. 하지만 그 일을 목격한 친구가 나타나게 되고 주경은 심적으로 괴로운 상황이 가중되지만, 그런 주경에게 손을 내미는 친구들이 있어 다시 주경이 행복을 찾는다는 것이 이 책의 이야기 이다.

전에는 혼자라는 게 뭔지 몰랐다. 난 조용한 성격이고 혼자서도 할 수 있는 게 많아서. 그런데 이제는 혼자라서 외롭고 슬프다. 같이 있어주는 친구가 없다는 건 바보라는 뜻이다. 억울하고 힘들어도 참기만 해야 하는 바보. 그러니 기다리는 수 밖에. 나를 놀려먹는 재미가 빨리 없어질 때까지. 태풍이 지나가기를 기다리는 것처럼.’ 이 글은 주경이 따돌림을 당할 때의 마음을 표현한 문단으로 어조는 담담하지만 아이의 참담한 심정이 고스란히 들어난다. 자신을 향한 어긋난 친구들의 행동들을 주변에 알리지 못하고 혼자서 꾹꾹 참아내고 있는 것이다. 주경의 얘기가 책장 가득 펼쳐질수록 책표지의 아이가 서 있는 낭떠러지를 자연스럽게 떠오르게 된다. 이 소녀에게는 매 순간 매 순간 떠밀리고 떠밀려 이제는 더 이상 발 디딜 수 없는 절벽 끝에 다다른 것이다.

더욱이 자신이 처한 상황에서 벗어나기 위해 명인이의 구두를 차마 버리지 못해 주먹을 쥐고 눈까지 꼭 감은 주인공의 위태로운 모습은 요즘 아이들이 겪고 있는 학교 속 세상과 닮아 있어, 독자로 하여금 더욱 더 가슴 아프게 느껴진다.

이 소설은 현실적이지만 희망을 이야기해준다. 다시 말해, 누구나 타인에 의해 힘든 상황에 놓일 수 있지만, 누군가는 자신을 지켜보고 있고 사랑하고 있으므로 용기를 잃지 말아야 한다는 것이다. 더 나아가 저자는 어려운 상황에 놓였을 때, ‘나는 누군가의 단 한사람이 될 수 있을지생각해 보자고 이야기 한다. 이 문구는 읽는 이의 마음에 깊은 울림을 주는데, 누구나 등장인물의 상황을 이미 경험했거나, 앞으로 겪을 수 있기 때문일 것이다. 이러한 이유로 이 책은 초등학생에게 추천하고 싶다. 아이들의 현재 그리고 미래에 펼쳐질 그들의 교우관계를 현명하고 행복하게 지속시킬 수 있는 방법을 이 작품 속 친구들이 알려주고 있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