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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서들의 책 이야기

이 시대의 모든 ‘동동이’를 위하여...

o 서평대상 서지사항

알사탕 / 백희나 글,그림 - 책읽는곰, 2017.

48p. : 천연색삽화 ; 26cm.

9791158360375 : 12,000

o 분야

어린이책 (그림책)

o 추천대상

유아 ~ 성인

 

 

 

이가영 (평택시립 안중도서관)

 

 

요즈음 유행하는 말 중에는 혼밥(혼자 먹는 밥), 혼술(혼자 먹는 술), 혼행(혼자 가는 여행) 등 어떤 단어 앞에 혼자라는 말이 붙어 생긴 단어들이 많다. 그만큼 혼자서 하는 것이 자연스러운 시대가 되어가고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 책의 주인공 또한 혼놀, 즉 혼자 노는 어린이이다. 어떤 이유에서 혼자 놀게 되었는지는 확실하게 드러나지 않지만 주인공 동동이는 혼자 노는 것도 나쁘지 않다고 말한다. 그 다음 문장에 친구들은 구슬치기가 얼마나 재밌는지 몰라서 혼자 놀게 되었다고 말하는 것을 보면 친구들과 의견차이가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그렇게 말하는 동동이의 표정은 전혀 밝지 않다.

 

인간은 사회적 동물이라고 흔히 얘기하는 것처럼 혼자 하는 것의 즐거움도 있지만, 오로지 혼자서 살 순 없다. 혼자 무엇을 함으로써 느끼는 즐거움과 가족, 친구 등 다른 사람들과 함께 했을 때 느낄 수 있는 즐거움은 전혀 다른 종류의 것이기 때문이다. 또한, 내가 생각할 수 있는 와 다른 사람들 속에서의 의 존재는 전혀 다르다. 타인과의 대화나 감정적인 교류가 없다면 타인의 요구는 물론 내가 무엇을 원하는지 조차 잘 알지 못하게 된다. 주인공인 동동이 또한 문구점에서 구입한 6가지의 사탕을 하나씩 맛보면서 다른 사람의 생각을 듣게 된다.

 

책 속 내용처럼 사탕 하나를 먹음으로써 내가 듣고 싶은 사람의 마음을 듣게 된다면 정말 좋을 것이다. 아빠가 자주 앉는 소파의 마음, 돌아가신 할머니의 마음, 잔소리에 담긴 아빠의 마음은 동동이가 우연히 갖게 된 알사탕이 없었다면 알지 못하고 넘어갔을 마음들이기 때문이다. 등장인물들을 비롯하여 책 속에 담긴 모든 장면들이 직접 제작한 인형과 소품으로 채워져 있는 것 또한 책의 내용을 더욱 생동감 있게 받아들일 수 있게 해주는 장치로 작용한다. 동동이가 입고 있는 청바지도 실제 청바지로 만들어져 질감이 살아 있고, 강아지 구슬이와 대화할 때 구슬이의 행동과 입모양이 변화하는 장면을 모두 삽입한 부분도 알사탕이라는 그림책이 마치 한 편의 애니메이션처럼 느껴지게 만든다. 까칠해 보이는 사탕을 먹었을 때 들리기 시작한 사랑 듬뿍 담긴 아빠의 잔소리도 내용을 더욱 생동감 있게 느끼게 해 주는 부분이다. 띄어쓰기도, 줄간격도 없이 한 페이지 가득 채워 넣은 아빠의 잔소리는 아빠가 어떤 어조로 동동이에게 말을 하고 있는지 그 장면을 상상하게 되어 재미있다. 그림책 곳곳에 숨어 있는 백희나 작가의 타른 작품 속 등장인물을 찾아보는 것도 책의 재미를 한층 더 배가시켜줄 수 있는 부분이다.

 

마지막에 남은 투명한 사탕을 먹은 동동이는 가슴 깊은 곳 한구석에 박혀있는 한 마디 말을 내뱉어 버린다. 투명한 사탕만큼 솔직한 동동이의 마음이 친구에게 전해진다. 마음을 활짝 열고 다가간다면 그 누구도 친해지지 않을 수 없다는 것을 이 시대의 모든 동동이들이 깨닫기를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