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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서들의 책 이야기

천국을 상상하며 오늘을 살다

o 서평대상 서지사항

이게 정말 천국일까? / 요시타케 신스케 글·그림 ; 고향옥 옮김. - 주니어김영사, 2016

32p. : 천연색삽화 ; 26cm.

ISBN 978-89-349-7531-1 : \12000

o 분야

어린이책 (어린이문학)

o 추천대상

초등 1~2학년

o 상황별추천

가족, 상상력과 관련된 단원과 연계하여 읽으면 좋습니다.

 

 

김새롬(남양주시 와부도서관)

 

이게 정말 사과일까?라는 책의 저자로 유명한 요시타케 신스케의 신작인 이게 정말 천국일까?는 기존 책에서와 같이 작가 특유의 상상력을 발휘하여 죽음이라는 무거운 주제를 참신하고 재미있게 표현한 책입니다. 할아버지가 돌아가신 후 방청소를 하다가 우연히 발견하게 된 할아버지의 일기장. 그 일기장의 겉표지에는 천국에서 뭐 할까?’라고 적혀있고 그 안에는 할아버지가 적은 글씨와 그림이 빼곡합니다. 보통의 사람들이 죽기 전, 회고록을 많이 쓰곤 하죠. 자신이 어떠한 삶을 살았고 무엇을 반성하며 무엇을 후회하는지, 그리고 무엇이 아쉬운지에 대해 적어 내려가면서 자신을 돌아보는 시간을 갖기 위해서 말이에요. 하지만 할아버지의 일기장은 조금 특별한 내용들로 가득 합니다. 어떤 내용이 들어있을지 궁금하지 않나요?

 

천국에서의 삶을 상상하다

죽음을 앞둔 할아버지는 공책을 하나 삽니다. 그리고 그 안에 죽고 나서 펼쳐질 세계는 어떤 모습일지 수 만 가지의 상상력을 발휘하여 그림을 그리고 글씨를 써내려갑니다. 천국에 가면 물론 좋겠지만, 지옥에 갈 때를 대비해서 지옥의 모습도 상상해봅니다. 생일 선물로 주사를 맞아야 할 수도 있다는 끔찍한 상상도 해보았죠. 또 천국에 갈 때 어떤 옷을 입고 무엇을 챙겨 갈지, 수호천사에게는 어떤 선물을 줄지도 미리 생각해 놓습니다. 수호천사에게 부잣집 고양이나 예쁜 꽃나무로 환생시켜달라는 소원도 빌어볼 참입니다. 또 할아버지가 눕게 될 무덤의 모습도 그려봅니다. 보통의 무덤이 동그랗게 봉긋 솟은 형태지만 할아버지가 원하는 무덤은 아주 다양합니다. 어느 날은 등대모양의 무덤, 또 어느 날은 기념사진 찍기 좋은 그런 모양의 무덤이 갖고 싶습니다. 매일매일 생각나는 것을 그림과 함께 적어봅니다. 나중에 아들과 손자가 꼭 이 공책을 보고 참고해서 무덤을 만들어 줬으면 하는 바람을 담아서 말이지요.

손자는 할아버지의 일기장을 보며 할아버지가 죽음을 기다렸던 것은 아닐지 생각해봅니다. 할아버지 일기 속 천국에서는 먼저 하늘나라로 떠나보낸 할머니도 만날 수 있고 만나는 사람마다 칭찬을 해주는 행복한 곳이기 때문이죠. 아니, 죽음을 기다렸다기보다는 죽음을 기쁜 마음으로 받아들였다는 것이 더 맞는 표현일까요?

이제 할아버지는 우리 곁에 없어요. 따라서 할아버지가 어떤 마음으로 일기장을 써내려갔을지는 알 수가 없지요. 다만 추측할 뿐이죠. 할아버지가 일기를 쓰며 부디 행복해 하셨길 바라면서요.

 

천국보다 중요한 오늘 이 순간

아이는 할아버지가 그랬던 것처럼 공책을 사러 갑니다. 앞으로 내가 가게 될 천국에서 무엇을 할지 적어보려고요. 하지만 아이에겐 천국의 삶은 너무 먼 이야기에요. 지금 당장 하고 싶은 일도 많은데 천국까지 신경을 쓰려니 마음이 바빠 옵니다. 생각 할 것이 너무 많아진 것이지요.

아이는 공책을 두 권 샀습니다. 그것으로 천국에서 뭐 할까?’ 공책과 오늘은 뭐 할까?’ 공책을 만들었습니다. 아이에게는 천국 못지않게 현재, 지금 이 순간의 삶도 소중했기 때문입니다.

이 책의 작가는 두 권의 공책을 통해 먼 미래뿐만 아니라 오늘, 현재, 지금의 삶에도 충실해야 한다는 것을 말하고 싶었던 것 같습니다. 할아버지에게는 천국의 삶이 좀 더 가까이 찾아왔기 때문에 그것에 집중했겠지만 젊은 우리에게는 지금의 삶도 소홀히 해서는 안 되는 소중한 것임을 깨달았으면 하는 것이 작가의 의도가 아닐까 싶기도 하고요.

 

나를 돌아볼 수 있는 시간을 선사해주는 책, 추천합니다.

나는 오늘의 내 삶을 잘 살고 있는지 곰곰이 생각해 봅니다. 서평을 쓰는 지금은 , 열심히 살고 있구나하는 생각이 드는 뿌듯한 순간입니다. 그 동안 내가 살아온 수많은 오늘은 잘 살아왔는지도 뒤돌아보게 됩니다. 긴 인생을 산 것은 아니기에 내 삶에서 중요했던 많은 순간들이 뇌리를 스칩니다. 아름다운 순간도 있지만 아픈 순간도 있습니다. 좋은 추억도 있지만 나쁜 기억도 있네요. 슬픈 장면도 있었지만 나름 괜찮은 단편영화라는 생각이 듭니다. 나의 삶이 말이죠. 자 이제는 과거는 그만 생각하고 오늘에 충실하겠습니다. 오늘 나는 할 일이 참 많은 사람입니다. 할 일이 많아 행복한 사람이기도 하구요. 오늘은 어제보다 더 뿌듯하고 값진 하루가 될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