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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서들의 책 이야기

내가 책이 된다면? 내가 괴물이 된다면?

내가 책이 된다면? 내가 괴물이 된다면?

 

 「내 이름은 모험을 끝내는 법」, 윤아린 외 지음, 이경국 외 그림, 웅진주니어, 2012

 

 

 

 아이들은 자기중심적이다. 타인을 이해하지 못한다. 아이들이 다른 사람이나 물건이 되는 상상 가득한 이야기를 읽으면 어떻게 될까? 아마도 자신과 자신을 둘러싼 환경을 이해하고 조금 더 행복하게 살아갈 수 있을 것이다. 친근한 소재인 책과 괴물에 대한 이야기로 세상에 대한 이해를 넓혀주는 동화책이 있다. 제5회 웅진주니어 문학상 단편부문 수상작 모음집이다. 이 책은 <내 이름은 모험을 끝내는 법>, <괴물 난동 사건의 진실>,<책이 된 어느 날> 이렇게 세 이야기를 담고 있다.

 

대상작 <내 이름은 모험을 끝내는 법>의 주인공은 마지막 장이 찢긴 채 재활용 바구니에 버려진 책으로 제목은 <모험을 끝내는 법>이다. 책방 주인의 아들인 서영우에 의해 책방으로 옮겨지게 되고, 다시 버려질 위기 속에서 살아남아 그의 책꽂이에 꽂혀진다. 책의 존재 이유와 책을 대하는 우리의 자세를 어린 아이의 시각에서 표현한 점이 돋보이는 작품이다.

 

두 번째 이야기는 동화축제에서 괴물역할을 맡은 승찬이가 겪는 사건이다. 엄마는 알록달록한 괴물옷을 만들어주면서 “힘을 내렴. 괴물은 사람이랑 겉모습만 다를 뿐이야”라며 다독여준다. 그 옷을 입고 돌아오는 길에 괴물 큰뿔이를 만나게 된다. 승찬이를 진짜 괴물로 여긴 큰뿔이를 따라 괴물회의에 참석하게 되고, 괴물이란 존재를 무시한 사람들의 항복을 받기 위한 괴물난동대작전의 특공대원으로 뽑힌다. 사람과 괴물의 중개자가 되어 서로를 이해하게 만들어주는 친구로 만들게 되는 승찬이의 지혜가 돋보인다. 괴물이란 존재는 동화의 주된 소재로 아이들의 흥미를 유발시킬 수 있다. 익숙한 소재로 아이의 심리를 잘 묘사하며, 현실과 환상을 자유롭게 넘나드는 탄탄한 이야기다. 재미와 더불어 모든 사람들이 서로를 이해해 줄 수 있는 친구가 될 수 있다는 아름다운 이야기다.

 

<책이 된 어느 날>은 책을 읽기 싫어하는 공영우는 다독상을 받기 위해 도서관에서 책을 많이 빌리고, 온라인에서 서평을 베껴 제출한다. 그 사실을 친구들과 사서선생님, 누나에게 들키자 가출을 결심한다. 그러나 아침에 일어나니, 영우는 <나 좀 봐주세요>란 책으로 변해있다. 책을 읽지 않는 영우는 어머니가 책이 되어버린 자신을 읽게 해달라고 애원하는 아이러니가 대단하다. 더불어 독서인증제가 초래한 부작용을 잘 지적하며 현실을 탁월하게 그려내어 아이들의 공감을 얻을 수 있다.

 

양유진 (수원 태장마루도서관 사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