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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서들의 책 이야기

어떤 일을 잘 할 수 없거나, 아주 조금만 할 수 있는 사람

어떤 일을 잘 할 수 없거나, 아주 조금만 할 수 있는 사람

 

장애, 너는 누구니? / 고정욱 지음, 산하

 

하남시립도서관 최미화

 

스쳐 지나가는 눈길에 장애를 가진 사람을 얼결에 쳐다보다가 눈이 마주쳐 멋쩍었던 기억은 누구에게나 있을 것 같다. 그 기억을 떠올리며 이 책 ‘장애, 너는 누구니?’를 읽기 시작하였다. 무엇보다 “장애”와 관련하여 이 책을 선택하게끔 한 것은 이 책의 저자가 고정욱 작가이기 때문이다. 자신도 장애인인 고정욱 작가는 누구보다 장애인을 이해하는 마음으로 장애를 다룬 동화를 주로 쓰면서 어린이들이 장애에 대해 가슴으로 이해하도록 애써왔다.

이 책은 ‘어린이들이 장애를 쉽고 재미있게 알도록 하자!’라는 작가의 고민에서 시작되었다고 한다. 우리 주변에서 볼 수 있는 대표적인 장애를 분류해 나누고 각 장애와 관련된 동화와 더불어 그 장애에 대해 설명하는 방식으로 책을 구성하였다.

이야기는 다리가 부러져 병원에 입원하게 된 철민이가 불편한 다리를 이끌고 병원 도서관으로 가서 장애에 대한 책을 빌려 와 읽으면서 시작된다.

안면장애를 가졌지만 뮤지컬 오디션에서 아름다운 노래를 부르는 오빠.

지체장애를 가졌지만 화가로서 성공하는 꿈을 가진 아빠.

시각장애인인 주인과 언제나 함께하는 안내견 소람이.

청각장애인 아빠와 엄마와 함께 이지만 언제나 행복한 은서네 가족.

철민이가 빌려 온 책에는 우리 주변의 조금 특별한 가족과 친구 이야기가 담겨있다.

장애인에 대해 작가는 아주 쉬운 말로 풀이하여 정의한다. “어떤 일을 잘 할 수 없거나, 아주 조금만 할 수 있는 사람”을 뜻한다. 이 말은 장애인은 “아무것도 못 하는 사람”이라는 편견을 버리게 한다. 그리고 전동휠체어를 타고 대학교 교정을 누비는 어엿한 대학생이 된 사촌을 떠올리게 된다. 비록 걷는 건 잘 할 수 없지만 걷는 것만 빼면 모두 잘하는 그 아이를 생각한다면 맞춤 맞은 정의다.

무엇보다 이 책의 돋보이는 점은 각 동화의 말미마다 동화 속에 등장한 장애에 대한 자세한 설명을 덧붙였다는 것이다. 또한, 함께 보면 좋은 영화와 책에 대한 소개도 빼놓지 않아 장애에 대한 정보가 가득하다. 장애인을 호기심의 눈길로 바라보는 아이가 있다면 이 책을 꼭 손에 안겨주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