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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서들의 책 이야기

마법 캡슐이 있다면, 무얼 원해?

마법 캡슐이 있다면, 무얼 원해?

 

캡슐 마녀의 수리수리 약국 / 김소민, 비룡소

 

책 표지 속 할머니의 정체가 궁금하다. 알록달록한 캡슐이 잔뜩 들어있는 병을 두 손에 든 채 씨익~ 웃고 있네. 이 할머니가 “캡슐 마녀의 수리수리 약국”의 그 캡슐 마녀? 무슨 꿍꿍이가 있는 것일까? 표지그림부터 궁금증을 잔뜩 자아낸다. 더군다나 제목도 이상하네. ‘캡슐’과 어울리는 건 ‘약국’이고 ‘마녀’와 어울리는 건 ‘수리수리’인데 엇갈려 맞잡은 손처럼 어울리지 않는 것들이 엇갈려서 만났다. 표지그림으로도 제목으로도 도무지 내용을 상상할 수 없으니 얼른 읽어봐야겠다.

 

“영혼이 바뀔 수 있다고요?”

동생 묘묘보다 작고 힘도 약한 동동. 동동의 최대 고민은 당장 내일 앞으로 다가온 동생과의 태권도 대련이다. 잔뜩 풀이 죽은 채 아빠 약국을 들렸는데 그곳에 아빠는 없고 이상한 할머니가 있다. 약국 이름도 ‘캡슐 마녀의 수리수리 약국’으로 바뀐 채. 아니 어떻게 이런 일이!! 그러나 더 대단한 이야기를 듣는다. 할머니의 이름은 캡슐 마녀고, 사랑하는 사람을 잊지 못하는 병, 고운 말을 쓰지 못하는 병, 나무늘보처럼 잠이 많은 병 등등 온갖 기상천외한 병을 고칠 수 있는 알록달록 갖가지 색의 캡슐을 만든단다. 그 중 동동의 귀를 쫑긋 세우게 한 캡슐은 영혼이 바뀌는 캡슐! 캡슐 마녀에게 그 캡슐을 받은 동동은 동생 묘묘와 영혼을 바꾸어 태권도 대련에서 묘묘를 혼내주는 기막힌 계획을 세운다. 그러나 계획은 뜻대로 안 되고 동동의 영혼이 엉뚱하게도 아빠의 영혼과 바뀌게 되면서 겪게 되는 사건이 펼쳐진다.

 

이 책을 읽으며 꼭 눈여겨보아야 할 것은 캡슐 마녀의 복용지도 쪽지이다. ‘두 영혼 중에서 한 영혼이 불쑥 커버리면 약 효과가 끝나서 영혼이 제자리로 돌아옴.’ 영혼이 불쑥 커버린다는 게 무슨 의미일까 하는 의문을 품은 채 책을 읽는다면 좋겠다는 생각이 든다. 동동의 영혼을 언제 불쑥 커버린 것일까?

 

이 책은 제1회 비룡소 문학상 수상작이다. 처음 듣는 문학상이라서 찾아보니

 

저학년 동화만을 위하여 출판사에서 새롭게 시작한 문학상이란다. 저학년 동화를 위한 문학상으로 특화시켰다고 하고 그 문학상의 첫 수상작이라고 하니 더욱 반가운 마음이 든다.

 

하남시립도서관 사서 최미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