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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서들의 책 이야기

학교에 가자!

 

 

 

학교에 가자!

 

 

우리는 학교에 가요 / 황동진 글·그림

낮은산, 2012년, 7~8세 대상

 

몇 년 전, 인터넷을 통하여 우연히 접한 일본 예능 프로그램의 제목이다. 웃고 떠드는 버라이어티 쇼인데 제목은 ‘학교에 가자!’라니…. 그 당시에는 다소 의아한 작명이라고 여겼지만, 시청자에게 익숙하고 친근한 프로그램이 되기 바라는 제작자의 마음을 엿볼 수 있었다.

이 책은 다른 나라 아이들의 등굣길을 통하여 학교가 얼마나 소중한 곳인지 알려주고 있다. 학교에 대한 막연한 두려움을 가지고 있거나 학교에 가기 싫어하는 7~8세 아이들에게 학교 가는 것에 대한 우리와 사뭇 다른 느낌을 알려 주고 ‘학교는 즐거운 곳’이라는 인상을 심어줄 수 있을 것이다.

 

앞표지에는 히말라야 산맥과 작은 학교, 교복을 입고 등교하는 아이들, 행복한 표정으로 사이좋게 정면을 바라보고 있는 아이들의 모습을, 뒤표지에는 책 속에 나오는 아이들의 등굣길 장면을 투박하게 그려 내어 책 속에 나오는 학교와 등굣길이 우리가 생각하는 모습이 아니라는 것을 짐작하게 한다.

 

또한 본문의 배경은 거친 느낌이 드는 종이 위에 유화, 수채화 등으로 채색하여 이국적인 느낌이 들도록 의도하고 있으며, 등장인물을 펜으로 그린 것 같은 윤곽선과 함께 종이인형마냥 오려 놓음으로써 인물과 배경의 분리를 꾀하고 독자가 책 속 아이들에게 집중하게 한다.

 

책 속에 나오는 아이들은 우리와 다른 방식으로 등교한다. 학교에 가기 위해서 매일 집안일을 하고 동물 친구들과 함께 1시간 동안 넓은 초원을 달리기도 하고, 친구가 모는 작은 배에 들어오는 물을 퍼내야 하며, 가방을 들쳐 메고 커다란 자루에 동생을 넣어 끈으로 단단히 묶은 후 위험을 무릅쓰며 케이블에 매달리기도 하고, 높고 가파른 히말라야 산맥을 넘기도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등굣길이 즐거운 이유는 꿈이 있기 때문이라고 말한다. 그에 비하면 우리의 등굣길은 얼마나 편하던지…. 어느새 등굣길을 통해 행복감을 느낀 나를 발견하였다.

여덟 살이 되면 ‘의무교육’이라는 제도에 따라 학교에 간다. 학교란 누구에게나 한 번쯤은 ‘왜 가야 하지?’라고 의문을 품게 하기도 하고, 꾀병을 부리거나 땡땡이(?)를 치더라도 한 번쯤은 벗어나 보고 싶기도 한 곳이기도 하다. 그만큼 귀찮은 존재일 수도 있다. 그렇지만 꿈이 있기 때문에 ‘때로는 힘들고 지치고 포기하고 싶고 가끔 딴생각을 해도’ 교실에 모여 앉을 수 있는 것이다.

 

책을 읽은 후 어렵고 힘든 조건 속에서도 학교를 통해 자신의 꿈을 만들어 가는 다른 나라의 아이들을 떠올리며 부모님과 자녀가 서로의 느낌을 공유할 수 있는 계기가 되었으면 한다. 또한 부모님들은 ‘우리 아이들은 어떤 마음으로 학교에 가는지’ 상상해 볼 수 있을 것이다.

이 책의 주제와는 조금 거리감이 있지만, 「거짓말 같은 이야기」(아동 인권에 관한 내용)는 아이들이 느끼지 못하던 상대적인 행복감을 책을 읽는 과정에서 깨닫게 하고 있으니 참고하기 바란다.

 

하남시나룰도서관 김윤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