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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서들의 책 이야기

선조들의 생활 속 짚풀공예

o 서평대상 서지사항

짚신 신고 도롱이 입고 동네 한 바퀴! / 정인수 글, 최선혜 그림. - 분홍고래, 2016.

ISBN 979-11-85876-28-3

o 분야

정보책

o 추천대상

초등고

o 상황별추천

짚풀, 전통문화, 공예

 

공정자 (안성시 중앙도서관)

 

 

어린이들에게 인기 있는 그림책 중 <망태 할아버지가 온다>가 있고, “말 안들으면 망태 할아버지가 잡아간다는 속담이 있다. 실제 망태를 보지 않은 사람들은 망태가 무엇일까 궁금할 것이다. 두산백과사전에 의하면 망태는 새끼 등으로 꼬아 만든 주머니로 물건을 담아 가지고 다니는 데 쓰는 기구이다. 이 책 속에는 망태를 비롯하여 짚풀로 만든 다양한 공예품과 생활용품들이 소개된다. 짚풀 공예란 벼의 줄기인 짚과 풀로 여러 가지 물건을 만들어 내는 기술을 말한다.

저자는 전남 곡성의 미성짚풀공예문화원에서 일하고 있으며, 이 책은 전남 무형문화재 제55호 초고장이신 임채지 할아버지의 도움을 받아 지어졌다. 초고장은 마른 풀로 물건을 만드는 장인이라는 뜻으로 짚풀 공예가와 같은 말이라고 한다. 책의 말미에는 짚으로 무엇을 만들고 있는 임채지 할아버지의 사진이 실려있다.

우리나라 전통공예에는 금속 공예, 한지공예, 도자공예, 칠보, 목공예, 전통 자수, 유기 등 다양한 공예품이 있다. 이러한 제품들은 부유층에서 많이 사용되었고 짚풀은 서민들이 주로 사용한 재료였다. 짚은 주거생활, 농사생활의 도구, 집안의 생활소품, 놀이도구, 복을 비는 주술적 도구였다. 이 책은 크게 짚과 함께한 생활, 목숨처럼 소중한 짚풀 공예, 짚으로 만든 신들의 세계 등 3장으로 구분된다. 대표적으로 초가집, 짚신, 삼태기, 달걀꾸러미, 금줄, 줄다리기 등 짚풀로 만들어진 것들을 광범위하게 소개한다. 지금은 잘 볼 수 없지만 짚으로 만든 실제 물건들의 사진과 삽화가 이해를 돕는다. 부록에는 새끼 꼬는 법과 달걀 꾸러미 만드는 방법도 알려줘 실제 체험해 볼 수 있다.

서민들이 살았던 초가집은 콘크리트, 벽돌, 유리 등 다른 재료로 변화되었고 생활용품은 프라스틱으로 많이 대체되었다. 선조들은 벼농사를 짓고 추수를 한 뒤 짚풀을 생활 깊숙이 곳곳에 활용하였다. 이 책을 보다보면 우리 선조들이 짚풀을 얼마나 유용하게 사용했는지 알 수 있다. 점점 사라져가는 짚풀로 만든 물건들은 이제 민속촌이나 박물관에서 볼 수 있다. 그런 점에서 이 책은 잊혀져가는 선조들의 짚풀 공예에 대해 글 작가가 어린이들에게 이야기를 들려주는 방식으로, 그림은 이전 세대의 생활방식을 보여주어 짚풀 공예에 대한 사실적 정보를 잘 전달한다.

머리말에 정인수 작가는 다음과 같이 자신의 의견을 담았다. “짚풀 공예 속에는 매우 다양한 것들이 담겨있습니다. 우리 조상들의 슬기와 멋이 듬뿍 담겨 있고, 전설과 설화와 같은 흥미진진한 이야기도 담겨 있습니다. 재미있는 속담도 많고, 정겨운 이름도 가득합니다. 우리의 소중한 전통문화이며, 역사라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 전통은 소중합니다. 하지만 그것을 지키고 발전시키는 것이 더욱 중요합니다.” 작가의 말처럼 빠르게 변하는 이 시대에 전통을 지키고 소중히 여기는 마음이 중요하다고 여겨진다.

농촌에서 자라난 어른들에게는 익숙한 다양한 짚풀 공예가 어렸을 적 향수를 불러일으키며, 어린이들에게는 전통문화에 대한 이해를 도울 수 있는 책이다. 초등고학년 이상 읽을 수 있는 책으로 추천한다. 어린이 도서 중 짚을 소재로 한 다른 책으로 유아 대상 <>(사계절, 2008), 초등 저학년 대상 <짚으로 만들어요>(북큐레이터, 2015) 등의 책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