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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서들의 책 이야기

화끈하게, 매콤하게, 더 강렬하게

o 서평대상 서지사항

더 빨강 / 김선희 글. - 사계절, 2013.

212p. ; 23cm.

ISBN 9788958286875 : 10,000

o 분야

일반도서 (문학)

o 추천대상

청소년, 성인

o 상황별추천

사춘기를 지나고 있는 청소년

부모와의 관계와 집안환경 때문에 어려움을 겪는 청소년

 

 

안미아 (성남시 도서관지원과)

 

 

더 빨강의 책표지에는 빨간 옷을 입은 남학생이 지붕 위에 앉아 콘돔을 불고 있다. 그의 눈길은 풍선처럼 부풀은 콘돔을 바라보고 있는데, 눈썹 모양을 보아하니 뭔가 단단히 화가 난 표정이다. 표지를 처음 보았을 때는 풍선의 정체를 잘 알아차리지 못했다가 소설을 다 읽고 나서야 소년의 입에 있는 물건이 어떠한 것인지 알아차릴 수 있었다, 책의 내용도 마치 표지와 같아서 완독한 후에야 엇나간 퍼즐이 맞추어진 듯하다.

 

이 작품은 제 11회 사계절문학상 대상 수상작으로 작가는 이미 두 차례 청소년 소설로 수상한 경력이 있는 김선희 작가이다. 소설의 주인공은 고등학생 길동이다. 동이에게는 사고로 일곱 살의 지능을 갖게 된 아버지, 가족의 생계를 위해 치킨가게를 하는 엄마, 취업에 실패 후 치킨 배달하는 명이 형이 있다. 동이는 간간히 가게 일을 돕고 학교생활과 집안 살림도 챙기지만, 열여덟살에게는 아버지를 돌보는 스트레스와 피로는 답답한 일상이며, 가족 모두가 돌봐야할 대상일 뿐 그의 삶에 큰 도움을 주지 못했고, 앞으로도 그럴 것이다. 유일한 탈출구는 야동뿐인 그에게 왠지 관심이 가는 오미령이 나타나고, 짝사랑하는 그녀가 운영하는 인터넷 카페 더 빨강에 가입하게 되면서 여러 가지 사건에 휘말리게 된다.

 

소설의 마지막 장에는 이런 문구가 나온다. “인간은 누구나 외롭지만, 그래서 인간인 거다. 나는 그 사실을 계속 부정하고 싶었는지도 모른다. 이제 나를 인정하고, 내 힘으로 외로움을 극복해 볼 생각이다. 스물여덟 살이 될 때까지 극복되지 않을 수도 있겠지만 어쨌든 노력은 해 보기로 했다.(203p.)”

 

이렇듯 작가는 길동이를 통해 힘든 현실 이지만 받아들이고 용기를 내자는 메시지를 전한다.

 

작가의 솔직하고 과감한 문장들이 스토리에 더 집중하게 하고, 작품을 읽는 내내 가볍고 경쾌하며 현실적이다. 하지만 그 속에 담은 내용은 어둡고 힘들고 슬프게 한다. 이런 상반된 느낌이 사춘기를 겪고 있는 청소년들의 현주소일 것이다. 이러한 점은 독자가 청소년이라면 길동이의 이야기를 공감하며 집중하게 될 것이다. 또한 독자가 성인이라면, 자신의 모습을 뒤돌아보며 자녀 양육태도를 점검할 수 있는 기회로 삼을 수 있다, 이러한 이유로 이 책을 부모와 자녀 모두에게 추천하며, 소설을 통해 서로의 입장을 이해할 수 있는 계기가 되었으면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