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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서들의 책 이야기

“꼬마도서관” 지킴이 책 고치는 할아버지

o 서평대상 서지사항

책고치는 할아버지 / 김정호 글, 김주경 그림. - 파란자전거, 2016.

36p. : 삽화 ; 29cm.

979-11-86075-63-0 : 11900

o 분야

어린이책 (그림책)

o 추천대상

유아~ 초등저

o 상황별추천

도서관에 대해 알고 싶을 때 / 도서관 이용자교육 때

 

 

김현주 (수원시 지혜샘어린이도서관)

 

 

도서관에서 일하면서 망가진 책들을 보는 것은 속상한 일입니다. 많은 도서관에서 훼손도서 전시도 하고 책보수 동아리도 운영하면서 이런 책들을 살려보려 하지만 여전히 그 양은 줄어들지 않아요.

 

책을 좋아하는 또책 할아버지는 언제나 손에서 책을 놓지 않습니다. 그런 할아버지가 좋아하는 곳은 당연히 도서관이죠. 날마다 도서관에 가서 책정리도 하고 책도 실컷 읽는 때가 할아버지가 가장 행복한 때입니다. 하지만 개구쟁이 아이들은 책을 함부로 보기도 합니다. “여럿이 보는 책이니까 더럽히면 안돼요~” 할아버지는 아이들을 조용히 타일러 보지만 소용이 없습니다.

 

할아버지는 망가진 책들 걱정에 하루도 편할 날이 없던 중 내가 망가진 책들을 고쳐 볼까?”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할아버지는 책 고치는 방법을 연구하기 시작했습니다. 그리고 도서관에서 망가진 책들을 고치기 시작했지요. 다시 태어난 책들이 늘어나면서 할아버지는 도서관에서 유명해졌어요. “책 고치는 할아버지다!” 모두 할아버지를 이렇게 부르기 시작했습니다. 할아버지를 도와주는 사람들도 늘어나고 고친 책들은 꼬마도서관에 꽃히게 됐습니다. 할아버지는 오늘도 도서관에서 행복한 하루를 보내고 계시겠죠?

 

이 책을 읽으면서 생각 난 책이 이세 히데코 작가의 <나의 를리외르 아저씨>(청어람미디어,2007)입니다. ‘를리외르는 필사본, 낱장의 그림, 이미 인쇄된 책 등을 분해하여 보수한 후 다시 꿰매고 책 내용에 걸맞게 표지를 아름답게 꾸미는 직업을 말합니다. 예술제본이 발달했던 프랑스에서는 지금도 예술의 한 분야로 자리잡고 있습니다. 물론 책고치는 할아버지가 전문적인 직업인으로 책을 고치는 건 아니지만 책을 사랑하는 마음만큼은 이에 못지않다는 생각이 듭니다. 또 아이들을 사랑하는 따뜻한 마음도 같다고 할 수 있겠지요.

도서관을 운영하는 주체는 다양합니다. 공공일수도 있고 민간단체일 수도 있고 또 개인일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각 지역에 뿌리를 내리고 지역주민들과 함께 호흡하고 있다는 것만은 공통적일 것입니다. 요즘 책고치는 할아버지와 같이 진심으로 책을 사랑하고 도서관을 위해 노력해주는 분들이 많아지고 있습니다. 그런 분들의 도움으로 도서관들도 더욱 발전하고 있다는 생각이 듭니다.

 

이 책을 읽으며 저의 노후를 생각해보게 되었습니다. 언젠가 저도 동네 도서관에서 책 읽어주는 할머니’ ‘책 고치는 할머니가 되어 있지 않을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