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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서들의 책 이야기

너만의 서재를 만들어 볼래?

o 서평대상 서지사항

최고의 서재를 찾아라 / 김주현 글, 지혜라 그림. - 창비, 2016.

ISBN 978-89-364-4694-9 73910

o 분야: 정보책

o 추천대상: 초등고

o 상황별추천: 서재, 독서왕, 공부

 

 

 

 

공정자 (안성시 진사도서관)

 

 

서재를 소재로 책을 사랑하며 독서로 자신의 영역을 확장하고 후대에 훌륭한 저서를 남겼던 인물들을 흥미롭게 소개한 책이다. 부제목은 조선을 움직인 인물들의 삶과 공부법이다. 책의 구성도 다른 책과 달리 최고의 서재를 공모해서 소개한다. 들어가는 글 첫 페이지에 최고의 서재를 찾아라는 공고문이 있다. 공모대상은 남녀 누구나, 공모 내용은 내 서재, 심사 기준은 책 향기가 나며 서재 주인의 깊은 뜻이 담겨있는가이다. 최종 후보자 명단에는 정약전, 홍대용, 정조, 정약용, 박지원, 황상, 김정희, 이덕무 등이다. 먼저 대화체 글로 서재를 중심으로 공모에 선정된 후보가 자신을 소개한다. 이어서 최종 후보 인물 탐구지면이 구별되게 있어 인물을 전반적으로 소개하고 독자로 하여금 최고의 서재를 선정하라고 질문을 던진다.

책 속 인물들은 18세기와 19세기에 걸쳐 같은 시대를 살았으며 서로 친분이 있었다. 차례에서 각 인물이 자신의 서재를 말풍선으로 이야기하듯 한마디로 소개한 점도 독특하다. 소개된 서재는 바다를 품은 서재 정약전의 복성재, 하늘을 품은 서재 홍대용의 담헌, 목숨을 지켜 준 서재 정조의 존현각, 마음을 지켜 준 서재 정약용의 사의재와 다산초당, 세상에서 가장 큰 서재 박지원의 연암, 좁쌀 한 알만 한 서재 황상의 일속산방, 무뚝뚝한 돌이 놓인 서재 김정희의 잔서완석루, 우정으로 지어 올린 서재 이덕무의 청장서옥 등이다. 서재를 소개하는 인물들의 이야기를 듣다 보면 책과 벗하며 살았던 인물들의 배움의 태도도 배울 수 있다.

추사체로 유명하며 세한도를 남긴 김정희를 소개한 글을 인용해 보고자 한다. “사람들은 그를 천재라 불렀지만 그는 평생 누구보다 치열하게 배우고 깨우치기를 멈추지 않았어요. 김정희는 가슴속에 만 권의 책이 들어 있어야 그것이 흘러넘쳐서 그림과 글씨가 된다고 말했어요. 가슴속에 담은 만 권의 책과 그가 구멍 낸 열 개의 벼루, 몽땅 닳은 천 자루의 붓이 있었기에 김정희의 그림과 글씨는 오랜 시간을 뛰어넘어서도 향기를 지니고 있습니다.” 김정희와 같이 책 속 인물들은 뛰어난 위인들이면서 누구보다도 자신을 갈고 닦은 인물이었음을 알 수 있다.

어린이를 대상으로 쓴 대부분의 전기서는 각 인물을 한 권으로 출판하거나 각 인물의 생애와 업적을 다룬다. 이 책은 서재를 소재로 전체적인 책 구성이 잘 짜여 있으며 인물들을 흥미롭게 전한 작가의 주제접근방식이 새롭다.

인터넷과 스마트 폰 등 디지털기기의 사용으로 점점 독서하는 인구가 낮아지고 있는 시대이다. 유배지에서 책을 많이 읽고 연구했던 정약전, 정약용, 김정희, 사도세자의 아들로 목숨의 위험과 두려움을 책을 벗 삼아 누구보다 훌륭한 임금으로 칭송받았던 정조, 정약용의 유배지에서의 제자 황상, 가난하지만 책 읽기를 부지런히 했던 이덕무 등이 새롭게 느껴지기를 바란다. ‘나는 일생동안 어떤 서재를 꾸밀 것인가에 대해 질문을 던지는 책으로 창비 좋은 어린이책 수상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