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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서들의 책 이야기

잠시 멈춤! 크게 한 숨 쉬어 봐

잠시 멈춤! 크게 한 숨 쉬어 봐

 

 

o 서지사항: 엄마, 잠깐만!/ 앙트아네트 포티스 글,그림;노경실 옮김.- 한솔수북. 2015.

ISBN 9791170280088

o 분야 : 그림책

o 추천대상 : 영유아와 보호자가 함께 읽는 책

 

이수경(평택시립장당도서관)

 

 

최근 미국 뉴욕타임스에 잔디깍이 맘이 등장했다고 합니다. 자녀의 성공에 방해가 되는 걸림돌을 미리 없애주는 부모를 일컫는다고 합니다. 잔디깍이 맘, 헬리콥터 맘, 캥거루 가족....자녀의 교육과 성공에 모든 것을 거는 부모들을 일컫는 신조어들입니다. 이 관계는 부모가 자녀의 성공에 모든 것을 거는 것만으로는 부족합니다. 자녀 또한 부모의 말에 무조건 따른다는 전제가 붙습니다. 탈무드의 진실은 무거워 젊은이들만이 옮길 수 있다라는 말은 기성세대의 농익은 처세와 달리 젊은이들의 섣부름과 열정이 세상을 바꾸는 길이 될 수도 있음을 뜻합니다. 그렇다면 부모 말을 잘 듣는 착한 아이들이 진짜 문제아들일 수도 있겠습니다. 세대 간 다른 의견을 가지는 것은 당연한 일인데 기성세대의 말을 잘 듣는 젊은이들이 무거운 진실을 옮길 수 있을지 궁금합니다.

 

엄마, 잠깐만!의 아이는 세상 신기한 것들에 빠질 준비가 되어 있습니다. 반짝이는 동그란 눈, 웃음 가득한 입매, 바쁜 엄마와 다른 세상을 볼 채비를 단단히 한 아이의 마음은 벌써 어딘가로 달려가고 있습니다. 거리에서 만난 개와 인사를 나누고 위험한 공사장의 아저씨 모습에 감탄하고 어항의 알록달록 물고기, 맛난 길거리 음식에 빠지다 때마침 오는 비. 아이는 빗방울을 먹고 느끼느라 빨리 가자고 조르는(?!) 엄마와 실갱이를 벌입니다, 엄마에게 거의 끌려가다시피 하는 아이. 아이가 외칩니다.

 

엄마, 진짜 진짜로 잠깐만요.”

 

방송 뉴스에 무표정한 어른들의 조급하고 바쁜 발걸음을 비출 때가 있습니다. 순간의 목표와 약속에 묶여 경주마처럼 뛰는 어른에 비해 아이들은 매순간 오감을 열고 세상을 맞이하고 있습니다. 늘 명령하는 어른들이지만 아이가 진짜 진짜 잠깐만을 외치면 진짜 진짜 잠깐만아이를 바라봐야 합니다. 그래야만 아이가 발견한 놀라운 그 무엇과 함께 할 수 있으니까요. 다행스럽게도 엄마는 아이와 늘 다른 방향으로 달려가고 있었지만 결정적인 순간 말합니다.

 

그래, 우리 잠깐만…….”

 

아이와 엄마가 소통하는 순간입니다. 아이와 함께 한 이 순간들이 쌓여 삶을 수놓습니다. 앙트아네트 포티스의 경쾌하고 담백한 그림은 빨리 빨리엄마와 잠깐만아이의 입장을 조화롭게 드러냅니다. 엄마도, 아이도 할 일을 합니다. 늘 같은 입장이 아니어도 괜찮습니다. 그렇게 갈등하고 화해하고 결정적 순간을 함께 하며 살아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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