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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미있는 도서관

연체도서 이야기


(4) 세계에서 가장 오래된 연체도서

도서관에서 도서 대출을 해 본 사람이라면, 아마도 한번쯤은 대출도서를 연체해 본 기억이 있을 것이다. 일부러 책을 돌려주기 싫어서나 별다른 사연이 없다면 연체 날짜는 그리 길지 않았을 것이다. 그런데 이 연체에 얽힌 이야기가 세간에 가십(Gossip)이 되거나 더러는 토픽(Topic)이 되기도 한다.
연체도서 기록에 얽힌 재미있는 이야기 몇 가지를 소개하고자 한다.

 

세계 최장기 대출도서 연체기록

무려 288년 동안 반납되지 않아 <기네스북>에 오른 책이 있었다. 기네스북의 내용을 옮겨놓은 <책 속에 숨어있는 99가지 책 이야기 (김지원 외, 1996)> 에는 다음과 같은 내용이 있다.

1609년 독일에서 출간된 이라는 책은 월폴(Robert Walpole) 이 1667년에 캠브리지의 서섹스 대학(University of Sussex )에서 빌려 갔었고, 그 후 플럼브(John Plumbe) 교수가 노퍽(Norfolk)의 마르케스 도서관(Marches Library)에서 발견하여 반납하였다. 무려 288년 동안 책을 빌린 셈이다.

 

연체도서 때문에 체포 당하다?

미국의 방송 프로그램 중 <인사이드 에디션(Inside Edition)>이라는 프로그램이 있다.

가십에 가까운 이야기들을 취재해 보여주는 오락성 프로그램으로, 미국사회의 이면을 들여다 볼 수 있다.

2000년 2월경, <인사이드 에디션> 프로그램에서는 도서관에서 빌린 책이 장기간 연체됐다는 이유로 경찰에 체포 당한 사건을 방송 한 적이 있었다. 당시 체포 당한 사람이 임신부였는데, 10시간 동안 구금됐다는 사실이 밝혀지자 시민단체와 인권단체들이 분개(?)하는 경지에 이르렀다.

 

그 밖의 연체도서 이야기들

때로는 연체도서가 도서관에게 행운을 안겨다 주기도 한다면 말이 될까?

1764년 1월 24일 하버드 홀에 큰 화재가 발생했었는데, 당시의 대학도서관뿐만 아니라 5,000권 가량의 장서를 태워버렸다고 한다. 그 중 404권의 장서만이 살아(?)남았는데, 아직 배가되지 않은 책들과 144권의 대출도서가 그들이다.

대출도서 중 80권은 반납되었지만 나머지 64권은 반납되지 않았고, 도서관은 이 장서를 포기해 버렸다. 그런데, 그 중 한 권이 1997년 기적적으로 되돌아온 것이다.

사연은 이렇다. 1997년 3월경, 역사학과의 키슐란스키(Mark Kishlansky)교수가 한 고서적상(James & Devon Gray Booksellers)에서 문제의 책을 발견하였고, 서적상은 기꺼이 대학도서관측에 그 책을 익명으로 기증한 것이다.

무려 233년 만에 도서관으로 되돌아 온 셈인데, 서적상에 따르면 그 책은 뉴햄프셔의 어느 낡은 집 지붕 에서 발견되었다고 한다.

또한, 2001년 03월 경향신문에는 다음과 같은 내용이 소개되었는데, 53년 전 대출된 책 한 권이 반납되었다고 영국 서남부 콘웰(Cornwall)에 있는 캠본 도서관(Camborne Library)이 23일 발표 했다. <란세스턴과 던히비드 역사>라는 이 책은 1948년 9월 대출되어 같은 달 27일 반납하도록 되어 있으며, 지난 50연 년 간 반환 촉구 서한에도 응답이 전혀 없다가 지난주 돌연 큰 봉투 속에 넣어져 돌아왔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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