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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서들의 책 이야기

도서관 책이 사라지면 아니, 아니, 아니되오!

 

 

도서관 책이 사라지면 아니, 아니, 아니되오!

 

[소설] 도서관 책 도난사건 / 이언 샌섬 지음; 이윤혜 옮김, 뜨인돌. 2012. 387p.

 

"예산문제로 인해 도서관 문을 닫다"

 

최근 경제적 침체가 길어지면서 영미국가에서는 긴축재정으로 말미암아 도서관을 폐관하기로 결정하였으며 그와 동시에 이를 반대하는 주민들의 반발이 거세지고 있다는 신문기사를 가끔 접하게 된다.

 

이 연장선상에서 <도서관 책 도난사건>도 그냥 재미있는 소설로 치부하기엔 주제의 무게가 가볍지만은 않지만, 소심한 주인공에게 벌어지는 우스꽝스러운 사건들은 시종일관 입가에 웃음을 짓게 만들며 어렵지 않게 책장을 넘길 수 있게 하고 있다.

 

북아일랜드의 조그만 도시, 툼드럼 구립도서관에 책 읽기는 좋아하지만, 소심하고 성질이 급한 이스라엘 암스트롱이 신규사서로 부임하게 된다. 그러나 그는 부임하자마자 도서관 폐쇄소식을 전해 듣게 되고 이동도서관 운영을 맡게 되지만, 도서관의 모든 책이 사라져 버렸음을 알게 된다. 책의 행방을 알아내기 위해 이스라엘은 아무도 자기편이 되어주지 않는 비호의적인 마을의 분위기 속에서 차례차례 주민들과 만나러 다니고, 그 과정 속에서 그의 자충우돌 행적이 펼쳐진다. 그러나 마을 사람들은 차츰 요령도 센스도 부족하지만 책의 행방을 탐색하고, 수집하는 이스라엘의 우직함과 열정만은 인정하게 된다.

 

책을 보는 내내 유머스러운 영국 영화 한편을 보고 있는 것 같았다. 그리고 그 안에서 자연스럽게 책과 연결되어 있는 주민들의 삶과 지역사회에서 없어서는 안 되는 존재로 자리 잡고 있는 도서관의 모습이 인상적이었다. 

 

반면 소설 속에서 나타나는 청소부로 전락한 전직사서와 덜 떨어진 듯 하지만 맹목적이고 순진해 보이는 사서의 모습은 우리동네 도서관 사서의 모습과 어떻게 비교될지 궁금하였다.  그 판단은 책 읽는 여러분에게 맡긴다.

 

책의 마지막 여운을 책에 나온 글귀로 대신해본다.

“ 당신이 살고 있는 곳이라면 어디에든 당신의 삶이 존재해요. 그 사실을 곧 알게 될 거예요. 젊은이."

"무슨 말씀이세요?"

"내 말에 신경쓰지는 말아요. 어쨌거나 당신이 옳다고 생각하는 대로 행동하세요. 우리가 그랬던 것처럼요."

 

경기도사이버도서관 사서 신정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