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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서들의 책 이야기

말 없는 나무가 준 가르침

o 서평대상 서지사항

내가 사랑하는 나무의 계절
크리스 버터워스 글, 박소연 옮김, 달리, 2019

o 분야

어린이 그림책

o 추천대상

유아, 아동

o 상황별추천

식목일, 나무를 심으며 나무의 성장에 대해 공부해보면 좋아요

 

 

김새롬(남양주 퇴계도서관)

 


코로나 19가 우리의 삶을 덮친 지 3개월이 되어 갑니다. 도서관의 기능이 멈추고, 아이들은 제때 개학을 하지 못했을 뿐 아니라 언제 개학할지도 모르는 상황입니다. 우리 삶의 많은 것이 몸도 마음도 추웠던 1월의 그때처럼 멈춰 있습니다. 하지만 봄은 어김없이 찾아왔습니다. 사회적 거리두기를 하는 시기라 꽃구경을 가진 못하지만 출퇴근길의 풍경이 하루가 다르게 변하는 모습을 보며, ‘빼앗긴 들에도 봄은 온다더니……라고 마음속으로 생각합니다. 제가 고른 이 책은 꽃망울을 머금은 나무를 보며 새삼 봄의 소중함을 느끼던 참에 접한 책입니다.

계절에 따라 달라지는 나무의 모습을 아이의 눈높이에서 표현한 이 책은 책장을 여는 순간부터 나무와 잎사귀의 싱그러움이 마음을 사로잡습니다. 꼬마 아가씨가 외칩니다. “봄이 왔어요!” 첫 문장부터 기쁨이 가득 느껴집니다. 앙상한 나뭇가지에 새 순이 돋아납니다. 꼬마 아가씨에게는 그 모습만으로도 마음이 설렙니다. 머지않아 꽃망울을 맺고, 꽃잎이 활짝 필 것이라는 걸 알기 때문이죠. 꼬마는 그 기다림이 즐겁습니다.

봄이 만든 새 잎은 연하고 부드럽습니다. 갓 두 돌이 된 저의 아들처럼 불면 날아갈 듯, 만지면 떨어질 듯 여리고 순합니다. 여름이 오면 나무는 싱그러움을 더합니다. 잎이 무성해지고 봄보다 더 짙은 초록색을 띠지요. 나무가 자라기 위해물이 필요하다는 건 알고 있었지만, 매우 큰 나무의 경우에는 매일 욕조에 가득찰 만큼의 많은 양의 물이 필요하다는 걸 이 책을 통해 배웠습니다. 그리고 나무는 4계절 중 봄과 여름에 많이 자란다고 합니다. 그래서 우리나라도 봄과 여름에비가 많이 오는 걸까요? 나무가 쑥쑥 자랄 수 있도록 말이에요.

저자의 책에는 아주 큰 나무가 많이 나옵니다. 14쪽에는 큰 나무로부터 뻗어 나온 가지에 밧줄로 그네를 매달아 놀고 있는 아이들이 나오는데요, 그 모습을 보노라면 어릴 적 여름방학 때마다 할머니 집 뒷동산의 큰 보호수 아래서 동생들과 뛰어놀며 술래잡기를 했던 그 시절이 생각납니다. 나뭇가지가 워낙 크고 굵어서 그 위에 올라가 놀았던 기억도 떠오르고요. 그림이 차분하고 서정적이어서 독자의 마음을 편안하게 하는 데 일조하는 책입니다. 더군다나 나무가 주인공이라 그림책 채색의 대부분이 눈을 편안하게 하는 초록색이기도 하구요.

, 이제 가을입니다. 푸르렀던 나뭇잎들이 알록달록 물드는 계절입니다. 그리고 열매를 맺는 수확의 계절이기도 하지요. 색동옷을 입은 나뭇잎들은 작은 바람에도 우수수 떨어집니다. 그중에 가을이 되어도 푸른 나무들이 있는데, 이 나무를 상록수라고 부릅니다. 사계절 내내 푸르다는 뜻이지요.

겨울이 되면 나무에는 나뭇가지만 앙상해집니다. 겨울에 나무가 잎을 떨쳐내는 것은 성장을 멈추고 겨우내 쉬기 위해서라고 해요. 잎이 왜 떨어질까 생각해본 적 없는 제게 새삼 깨달음을 주는 책입니다. 나무는 항상 그 자리에 있습니다. 사계절을 온전히 받아들이고 견뎌내며 매년 성장을 거듭합니다. 한 순간도 성장을 게을리 한 적이 없습니다. 봄에는 새 잎을 만들어내고, 여름에는 푸른 잎사귀로 우리에게 그늘을 제공하고, 가을에는 알록달록 색동옷을 입어 우리의 눈을 즐겁게 하죠. 겨울의 나무 역시 작은 벌레나 동물에게 추위를 막아주는 역할을 한답니다. 이렇듯 사계절 내내 누구에게나 도움이 되는 나무의 성장을 책을 통해 확인하며, 나 역시 언제나 끊임없이 성장하며 누군가의 그늘이 되고 누군가에게 쓸모 있는 열매가 되어야겠다고 다짐하며 책을 덮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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