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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서들의 책 이야기

자연의 품에서 살아가는 사람들

 

자연의 품 안에서 살아가는 사람들의 서정적인 모습

 

조수연(가평군립조종도서관 사서)

 

엄마가 섬 그늘에 굴 따러 가면 / 이상교 글, 김재홍 그림.  - 봄봄. 2013.

 

분야 : 그림동화책,

ISBN : 978-89-91742-47-5

서명 : 엄마가 섬 그늘에 굴 따러 가면 / 이상교 글 / 김재홍 그림 / 봄봄

추천대상 : 유아 ~ 초등 저학년

 

 

엄마가 섬 그늘에....” 시작되는 동요라면 누구나 한번쯤 불러본 노래, 내가 초등학교 시절 정겨운 리듬으로 반 친구들과 합창으로 불렀던 노래, 이 작품은 섬집 아기라는 시 한 편을 그림 동화책으로 표현한 작품이다.

해당화 피어있는 바닷가를 연상하게 하고 집에 혼자 남은 외로운 아이의 모습이 떠오른다. 멀리 바다에서 파도 소리와 갈매기 나는 소리도 들려 오고 있다. ‘그림 동화책을 이렇게 아름다운 색채로 표현해 낼 수 있구나!’ 그림책을 보고 새삼 감동이 전해 왔다.

한 페이지를 넘길 때마다 펼쳐지는 아름다운 그림들, 저절로 심신이 평화로와지는 느낌들, 귀여운 동이를 그림 속에 들어가 꼭 안아주고 싶은 충동이 일어난다.

 

엄마랑 단둘이 사는 동이네 집은 바다가 내려다 보이는 언덕에 덩그러니 자리하고 있다. 왠지 쓸쓸해 보이는 엄마와 아들, 바다 물떼에 맞추어 엄마는 굴을 따러 나가고 동이 혼자 집을 보게 된다. 바닷바람 따라 미역 냄새, 파래 냄새가 마당까지 들어오고 혼자 남은 동이는 조개껍데기로 동산을 만들어보고 강아지와 고양이랑 평상에 누워 소라껍데기에 귀를 대어 보다 잠이 든다. 그러는 동안 엄마는 쉴새없이 굴을 따다 동이 걱정으로 집을 향해 내어다 보고 엄마를 기다리고 있을 동이를 생각하며 서둘러 집으로 돌아온다. 평상에서 잠을 자고 있는 동이에게 엄마는 볼에 뽀뽀를 해준다. 처얼썩 거리는 파도 소리를 들으며 엄마는 동백나무 아래에서 동이를 안고 자장가를 불러 준다. 이 동화는 어른들은 잘 알고 있는 섬집아기 노래를 각색한 동화이다. 동요를 그림동화책으로 바꾼 거라기보다는 아름다운 시 한 편을 동화로 옮겨놓은 듯 하다.

 

동화책 뒤쪽에 동요 소개와 작가의 글이 실려져 있다. 부산에서 피난살이를 하던 작가는 부산 앞바다의 작은 섬에 갔다가 오두막에서 홀로 잠자는 아기를 보고 이 시를 지었다고 한다. 아직 어린 아이를 남겨 두고 일을 나가야 했던 어머니의 애틋한 마음과 엄마를 기다리다가 파도 소리를 자장가삼아 잠이 든 아기의 모습에서 소박하고 자연의 품 안에서 살아가는 사람들의 삶을 엿볼 수 있었다고 한다. 바닷가 사람들의 모습을 구슬프면서도 아름답고 서정적으로 표현하고 있다.

많은 사람들이 오랫동안 즐겨 듣고 부르면서 떠올렸던 풍경들을 그림동화책으로 만들어 더욱더 아름다운 색채로 표현해 준 이 책을 어른이나 아이나 꼭 한 번 읽어봤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