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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서들의 책 이야기

달님 속 할머니

달님 속 할머니

 

 

o 서평대상 서지사항

할머니를 기다립니다/ 세베린 비달. - 푸른숲주니어.2014. ISBN 9791156750390

o 분야

그림책

o 추천대상

영유아

 

 

이시영 (군포시중앙도서관)

 

 

연필로 그려진 그림을 보면 친근한 기분이 든다. 그림을 못그린 듯 해도 나름의 아름다움이 숨어있고 삐뚤빼뚤 그린 것은 그것대로 내가 그렸거나 옆친구가 그린거처럼 느껴서 빙그레 웃음 짓게 하기 때문이다.

누구의 그림일기를 보는듯한 연필 삽화는 편안한 마음으로 책 속으로 끌어 들인다. 회색빛 연필 그림에 빨간색만 툭 튀어나오듯 선명하다. 책 속 아이는 병원에 가신 할머니 생각을 하며 할머니의 빨간 구두를 신어보고, 빨간색 전화기를 보며 할머니의 전화를 기다린다. 아이의 침대옆 어항속에도 빨간 붕어가 들어있다. 빨간 무당벌레를 보고도 할머니를 떠올리고 온통 할머니 생각뿐이다. 할머니는 언제 오실까?

한밤중에 전화가 울리고 전화를 받은 엄마는 울음을 떠뜨린다, 할머니 전화 였을까? 영문을 모르고 아이는 잠에 빠져 든다. 아침이 되어 아빠는 할머니가 하늘나라로 가셨다고 알려준다. 아이는 하늘을 올려다 보았다. 하늘에 할머니가 없다. 주위를 돌아봐도 할머니가 없어서 기다려 보기로 했다. 할머니는 오시지 않는다. 집안 모든 것이 그대로지만 할머니 모습만 없다. 이제 아이는 달님을 보며 할머니께 인사한다.

아이들은 죽음을 어떻게 받아들일까? 슬픔과 분노의 감정이 채 익숙해지기 전의 아이들은 애완견의 죽음이나 할머니 할아버지 또는 주위 친지들의 죽음을 받아들이기가 어렵다. 이 책에서는 아이가 죽음을 이해하는 것이 아니라 느껴지는 과정을 보여준다.

할머니가 안계셔도 주위는 아무 변함없이 그대로라는 것과 보고 싶어도 이제 볼수 없다는 것 그래서 마음속에 고이 담는다.

작가 세베린 비달은 프랑스에서 태어났으며 다른 저작물로 [잔소리는 이제 그만]이 있다. 이 책을 따라가다보면 죽음과 이별 앞에서 아프지만 담담하게 받아들이게 된다.

모두 32쪽으로 가로가 세로에 비해 13mm 길다. 하얀 여백에 연필로 부드럽게 그리고 할머니를 떠올리는 특징적인 사물에만 빨간색을 칠한 삽화가 여운으로 남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