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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서들의 책 이야기

고래가 보고 싶거든



 ● 서명 : 고래가 보고 싶거든

 ● 저자 : 줄리 폴리아노 글 ;에린 E. 스테드 그림

 ● ISBN  9788954623896

 ● 분야  그림책

 ● 대상  초등학교 1, 2학년


 

                         고래가 정말 보고 싶니?



그렇다면 바다에서 눈을 떼지마.

 


기다리고

또 기다리고


 

또 기다리는 거야

 


 손민정 (평택시립장당도서관 사서)

 

 책을 펼치기 전 표지의 잔잔한 에메랄드 빛 깊은 바다와 위편에 쓰인 간절히 기다리는 이에게만 들리는 대답이라는 문구가 눈에 들어온다. 글이 시작되는 첫 페이지. 자신의 키보다 큰 창문 밖을 다소곳이 앉아서 바라보고 있는 주인공 남자아이의 뒷모습이 보인다. 아이는 고래를 보고 싶어 한다. 그런 아이에게 작가는 고래를 만나는 법을 차분히 하나하나 그러나 단호하게 알려준다.


 고래를 만나려면 창문이 있어야하고, 바다도 있어야하고, “저게 고래가 아닐까?” 생각할 시간도 있어야한다. 또 작가는 고래를 보기 위해서는 포근한 담요를 덮고 자버리면 안된다고 하고, 아름다운 장미 앞에서도 흔들리지 말아야하며, 지나가는 배를 보고도 한눈팔아서는 안 된다고 한다. 또 앉아있는 펠리컨, 꼬물대는 벌레들, 둥실 떠가는 구름들도 모두 눈길을 주어서는 안 된다고 한다.


 화자의 말에 따르면 고래를 보기위해서는 많은 인내가 필요해 보인다. 보기만 해도 따뜻해지는 빨간 담요부터 그림책 양쪽을 분홍의 꽃향기로 가득채운 장미꽃, 드넓게 펼쳐진 하늘색 배경을 떠다니는 고래모양 흰구름까지... 오감을 자극하는 어여쁜 그림과 함께 책장을 넘기다보면, 고작 여섯 살 정도 되어 보이는 어린 아이가 단지 고래를 보기위해 눈앞에 살랑거리는 많은 유혹들을 과연 뿌리칠 수 있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하지만 아이는 기다리고 또 기다린다. 어떤 일에 몰두해야하지만 그럴 때일수록 아주 작은 자극에라도 쉽게 동요되었던 지난 경험들을 떠올려 보건대 생각보다 한 가지만 바라보며 그 일에 몰두하기는 쉽지 않다. 책에서 아이가 고래를 기다리는 일처럼 말이다.


 ‘고래가 보고 싶니?’라고 매 페이지 마다 한결같이 물어보는 이 그림책. 그 물음에 대한 아이의 대답은 나와 있지 않지만, 초록빛 파스텔톤의 색채와, 깊고 동요 없는 바다배경이 그 대답을 대신하는 것만 같다. 책을 읽으면서 고래가 보고 싶니?’에 대한 대답을 스스로 해보거나, 간절히 원하는 것에 대해 뒤돌아보며 고민해 볼 수도 있다. 진심으로 고래를 보기를 바라는 사람에게 어떤 대답이 돌아오게 될까 궁금하다면 줄리 폴리아노가 쓴 그림책 고래가 보고 싶거든을 읽어보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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