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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서들의 책 이야기

제주도의 구불구불 검은 돌담들은 왜 생긴걸까?

 제주 밭담 이야기흑룡만리


박소명 글민들레 그림


출판사 : 우리아이들, 2014


 ISBN : 9788966350292


 그림책 



 


제주도의 구불구불 검은 돌담들은 왜 생긴걸까?


이시영 (군포시중앙도서관 사서)

 

제주도를 떠올릴 수 있는 것 중 하나는 구멍이 송송 난 검은 현무암으로 쌓아올린 돌담이다. 반듯하지 않게 비뚤빼뚤 쌓아올린 돌담은 왜 만들어진 것일까. 누구는 바닷바람이 세어서 농작물이 날리지 않게 하기 위해서라고도 하고, 누구는 밭에 돌이 너무 많아 따로 버릴데가 없어 가장자리에 쌓다가 돌담이 되었다고도 한다.

 

쿠르르응 쿠와아앙

하늘나라에서 끊임없이 소란을 피우는 화룡이 있다. 화룡의 못된버릇을 고치기위해 하늘님은 화룡을 제주도 깊은 땅속에 가두고 딸 설문대 할망에게 지키도록 했다. 화룡이 땅속에 갇힌지 수백년이 흘렀다. 화룡은 꿈틀거리며 땅을 뚫고 튀어 올랐다. 세상을 불바다로 만들자 설문대 할망은 화룡을 산산조각 내 버렸다.

화룡은 이제 어떻게 되는 것일까?

 

첫장부터 심상치 않은 화룡의 기운에 심장이 두근거린다. 제주도 들판이나 마을에서 심심치않게 만날 수 있는 검은색 돌담, 제주도 밭담이야기 그림책이다.

 

나는 하늘나라 화룡

죄를 짓고 땅속에 갇혔네

-천년동안 참아라 참아야 한다

하늘님 말씀대로 설문대 할망이 나를 지켰네

 

나는 견딜 수 없어

시뻘건 불을 뿜으며 튀어나왔네

화가 난 설문대 할망이 소리쳤네

-돌이 되어라

-산산조각 흩어져라

나는 온 제주 땅을 뒹굴며

영원히 돌로 살아야 했네

 

하지만 지혜로운 백범이 나를 살렸네

밭담을 쌓아 흑룡을 살렸네

 

나는 이제 빛나는 흑룡이 되어

하늘나라로 올라가네

 

제주는 흑룡이 지킬 거라네

길고 긴 밭담이 지킬 거라네

흑룡만리가 지킬 거라네

 

제주도의 돌담은 20144월에 유엔 세계중요농업유산에 등재되었다. ‘제주 밭담은 이제 자랑스러운 세계문화유산중 하나가 되었다. 이 제주 밭담이 작가의 새로운 상상력으로 살아 꿈틀거리는 흑룡으로 다시 태어난 것이다.

 

작가 박소명은 사람들의 가슴에 제주 밭담의 아름다움이 새겨지기를 바라는 마음을 담았다고 소개한다. 동아일보 및 광주일보 신춘문예 동화부문 당선으로 등단했다. 은하수문학상, 오늘의동시문학상, 황금펜아동문학상을 수상했으며 현재 도서관과 학교를 열심히 오가며 어린이들에게 시와 동화 이야기를 들려주고 있다. 작품으로는 동시집 산기차 강기차』 『빗방울의 더하기』 『꿀벌우체부와 동화 든든이와 푸름이』 『창창창 창구, 환경 동화 세계를 바꾸는 착한 똥 이야기』 『세계를 바꾸는 착한 마을 이야기등이 있다.

 

그린이 민들레는 대학에서 시각디자인을 전공하고 현재 프리랜서로 어린이 책에 그림을 그리고 있다. 한국아이+태국아이=한태』 『내 배꼽이 더 크단 말이야』 『할아버지와 사과나무』 『도깨비와 개암등에 그림을 그렸다.

살아움익이듯 꿈틀거리는 흑룡을 멋지게 그려내어 책을 펼치면 흑룡이 튀어나올것만 같다. 옛날 이야기처럼 작가의 상상력이 제주도 밭담을 새롭게 탄생시켜 읽는이에게 생동감을 전해 줄 수 있는건 그린이의 멋진 그림 솜씨가 한몫했기 때문인듯하다.

 

어느날 아이와 함께 제주도 여행길에서 아이가 검은 밭담에 대해 물으면 사람들과 어울려 사는 지혜로운 흑룡만리 이야기를 들려주자. 아이는 흑룡만리보다 더 뛰어난 상상의 날개를 펼쳐 또 새로운 동화를 지어낼지도 모를 일이다.

 

상상력과 창의력이 쑥쑥 커가기 시작하는 5세 이상의 아이들과 삭막하고 틀에 박힌 일상에 지친 어른들에게 권한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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