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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서들의 책 이야기

자유와 희망을 찾아

자유와 희망을 찾아

 

 

 

* 대상도서 서지사항 : 개성빵 / 문영숙 지음. 아이앤북, 2013.
* 분야구분 : 동화책

남양주시 화도도서관 사서 이은주

 

 

  “개성빵” 책의 제목만으로는 내용을 짐작하기가 어렵다. 고려의 수도 개성, 아니면 개인의 고유한 성격처럼 독특한 맛을 지닌 빵인가? 힌트를 얻는다면 책 제목의 디자인이다. 빵 봉지 그림과 더불어 철책 디자인의 글씨와 ‘빵’ 위의 달리고 있는 사람이다. 


 

  남한에서는 너무나 흔한 간식거리인 초코파이가 북한에서는 ‘개성빵’이라 불리지만 쉽게 먹을 수 있는 간식이 아니다. 개성공단에서 일하는 북한주민들에게 간식으로 주는 초코파이를 먹지 않고 팔아 살림에 보탠다는 뉴스를 본 적이 있다. 북한주민들에게 개성빵은 단순한 간식이 아니라 자유와 희망의 상징이 아닐까?

 

  며칠 전 9명의 탈북 청소년들이 라오스에서 추방돼 북으로 압송된 이야기를 기사에서 읽었다. 기사만 봤을 때는 북한과 관련된 단순한 기사에 불과했지만, 책을 읽고 나니 그 탈북 청소년들이 겪었을 고생과 불안이 마음을 아프게 했다. 책 속의 기태와 기옥이처럼 그들도 목숨을 걸고 탈북했을 텐데 끝내 북으로 강제 압송되었다.


 

  배고픔과 힘겨운 생활에 기태의 엄마는 목숨을 걸고, 가족을 위해 남한으로 넘어 온다. 그리고 북한에 남아 있는 가족을 데려오기 위해 열심히 일해 돈을 모은다. 그리하여 기태 남매는 위험을 무릅쓰고 강을 건너 중국의 조선족, 텐진, 상하이, 광저우, 쿤밍, 태국의 방콕을 거쳐 남한에 먼저 와있는 엄마와 만나 살게 된다. 처음엔 북한과는 너무나 다른 남한의 생활이 힘들었지만 차차 적응해가기 위해 노력해 나가고, 언젠가는 아직 북한에 남아 있는 아버지와 할머니를 만날 날을 꿈꾼다.


 

  책에는 기태 가족 외에도 북한주민들의 힘든 현실이 곳곳에 그려져 있다. 학교에 다녀야 할 아이들은 식량 살 돈을 구하기 위해, 내다 팔거리를 주우러 다닌다. 구걸하는 꽃제비, 배고픔에 힘들어 하는 모습 등등 현재 북한주민들의 모습을 볼 수 있다. 그리고 왜 많은 사람들이 위험을 감수하고 동남아 국가들을 거쳐 탈북을 감행하는지, 또 탈북 중에 겪게 되는 사고, 공포, 불안도 보여주고 있다. 또한 기태의 남한 생활 적응에서 새터민 사람들의 어려움도 엿볼 수 있다.

 

  우린 분명 전쟁이 끝난 것이 아니고 잠시 휴전 중이다. 그러나 그 잠시의 휴전은 시간이 흘러 남과 북의 삶을 많이 바꾸어 놓았다. 현재도 남북한은 소통의 부재가 계속 진행 중이다. 그런 속에서 북한 주민의 생활은 점점 어려워지고 있다. 


 

  언젠가는 통일이 되어 아니 그 이전이라도 북한에서도 먹고 싶을 때 누구나 맘껏 먹을 수 있는 ‘개성빵’이 될 날이 올 것이라 믿는다.


 

  글쓴이 문영숙은 단편동화 ‘엄마의 날개’로 2004년 제2회 푸른문학상을, 장편동화 <무덤 속의 그림>으로 2005년 제6회 문학동네어린이 문학상을 수상하며 본격적으로 작품 활동을 시작했다. 작품으로는 장편동화 <아기가 된 할아버지> <무덤 속의 그림> <궁녀 학이> <검은 바다> <색동 저고리> 등이 있고, 청소년 소설 <에네껜 아이들> <까레이스키, 끝없는 방랑>등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