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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서들의 책 이야기

고요하고 기품있는 한국예술

고요하고 기품 있는 한국예술

 

* 서지사항 : (무량수전 배흘림기둥의 아름다움을 전한) 혜곡 최순우 / 이혜숙 글, 이용규 그림, 샘터, 2013

   

수원영통도서관장 사서 박정순

 

한국 미학의 선구자 우현 고유섭, 우리 문화재 지킴이 간송 전형필, 우리 문화유산의 아름다음을 널리 알린 혜곡 최순우, 우리 전통 문화를 이해하는 새로운 시각과 사고의 틀을 제시한 오주석 등을 통해 우리 민족의 문화예술품이 서양의 예술품처럼 화려하지는 않지만 고요하고 기품 있는 선조들의 정신이 깃들어 있음을 깨달을 수 있다

 

이 책은 장래 글 쓰는 사람이 되고 싶다는 꿈을 가지고 있던 청년이 우리문화유산을 찾아내어 연구하고 글로 써서 사람들에게 널리 알려주는 일을 하던 개성 부립박물관장 <고유섭>을 만나 우리 문화에 대한 관심을 갖게 되고, 우리나라가 근대화되어 가는 과정의 불행한 시기였던 일본의 강점기와 6.25동란 동안에 한국 미술을 지켜내었고, 해방 이후 세계 각국의 전시회를 통해 우리의 문화유산을 널리 알렸으며, 그 사관을 독자적이고도 자주적인 시각으로 글을 써서 우리 문화의 위대함을 알린 혜곡 최순우 선생님의 전기이다.

 

굵은 선을 이용하여 판화 느낌이 나는 삽화는 친근감을 가지고 책을 접근하게 하며, 중간 중간 덧붙이는 이야기를 통해 해외 전시 포스터 및 기념우표 사진을 통해 사실적인 지식과 자긍심을 키울 수 있다. 또한 여러 예술가들과 주고받은 편지에서 최순우 선생님의 멋스럽고, 정 깊은 인간관계를 엿볼 수 있다.

 

문화는 우리가 살아가는 보람이고 지금 이 땅에 사는 이유이며 정체성이다. 또한 문화의 수준은 한 두 사람의 빼어난 재주로 만들어지는 것이 아니고 함께 즐기는 전체 국민들의 눈높이만큼 올라 설 수 있는 것인데 무량수전배흘림기둥의 아름다움을 전한 혜곡 최순우는 어린이 책으로 출판되어 어린시절부터 우리문화에 대한 관심을 갖게 하는데 의미가 있다고 생각 한다. 이 책이 유적지의 기와, 기둥, 문양 하나하나에, 불상들의 그윽한 미소에, 그림의 선 하나 하나에, 세계 어디에 내놓아도 부족함이 없는 도자기의 아름다움 속에 녹아있는 선조들의 정신을 배울 수 있는 계기가 되었으면 한다.

저자가 제안한 시민들의 자발적인 후원과 기부를 통해 운영되고 있는 최순우 옛집을 가 보면서 최순우의 소박하고 정갈한 삶을 배우고, 내가 꼭 해야 할 일, 내가 꼭 있어야 할 자리에 대해 생각해 볼 수 있는 계기를 갖는 것도 좋을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