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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서들의 책 이야기

시턴과 늑대

o 서평대상 서지사항

커럼포의 왕 로보 / 윌리엄 그릴 글, 그림, 박중서 옮김. - 찰리북, 2016.

ISBN 978-89-94368-54-2 77840

o 분야

정보책

o 추천대상

초등저

o 상황별추천

시튼, 자연보호, 동물보호, 늑대

 

 

공정자 (안성시 진사도서관)

 

 

  <시턴 동물기>의 저자 시턴이 늑대 사냥을 멈추고 동물보호에 앞장 서게 된 실재 이야기를 소재로 한 책이다. 부제는 세상을 바꾼 한 마리 늑대 이야기이다. 저자는 어니스트 톰프슨 시턴의 책 <시턴 동물기(Wild Animals I Have Known)>에 수록된 단편 소설 커럼포의 왕 로보를 바탕으로 시턴과 이 시기에 대해 추가로 조사한 내용을 덧붙여 만들었다.

  책 제목의 로보(lobo)는 에스파냐어로 늑대를 뜻한다. 1890년대 뉴멕스코 주 커럼포에 사는 늑대무리들은 농장의 가축을 잡아먹었는데 어떤 사냥꾼도 잡을 수 없었다. 시턴은 늑대를 잘 잡은 사냥꾼이어서 농장 주인의 초대로 커럼포에 사는 늑대를 사냥하기 위해 여러 가지 묘안을 생각해 내지만 맘대로 되지 않는다. 늑대 무리 중 덩치가 크고 대장인 로보는 매번 보란 듯이 시턴을 따돌린다. 고심 끝에 시턴은 로보의 여자 친구 블랑카를 유인한 뒤 마침내 로보를 생포하고 로보는 죽음을 맞이한다. 시턴은 이 사건을 계기로 두 번 다시 늑대를 죽이지 않았고 늑대 종과 큰 위기에 처한 미국 야생동물을 보호하는 데 남은 생애를 바쳤다.

  책의 말미에 있는 시턴의 심경변화에 대한 이야기는 다음과 같다. “로보를 만난 후에 간절한 꿈이 하나 생겼다. 그 꿈이란 이 땅의 야생 동물들이야말로 하나하나 그 자체로 귀중한 유산이며, 따라서 우리에겐 그 유산을 없애거나 우리 아이들의 손길 밖에 둘 권리가 없다는 것, 이 사실을 사람들 마음속에 새기는 것이었다.”

타이틀 화면 뒤 이 책속의 배경이 된 미국 뉴멕시코주의 지도로 시작해서 1862년부터 1894년까지의 사람들이 늑대를 함부로 죽게 한 일, 커럼포를 사냥하는 과정, 시턴이 동물보호를 위해 나머지 생을 바쳤다는 시간 흐름에 따라 책의 내용이 전개된다. 시턴이 야생보호 운동을 하면서 수많은 생물학자, 작가, 생태학자들에게 영향을 주었으며 현재까지 늑대가 생존할 수 있는 길을 열어주었다.

  어린이 책 중 늑대가 생태계에 어떤 영향을 미치며 함부로 동물을 죽이는 것이 바람직하지 않다는 주제를 전달하는 <늑대가 돌아왔다>도 함께 읽어보면 좋겠다. <늑대가 돌아왔다>는 이 책 속에 나오는 미국 옐로스톤 국립공원의 늑대방사 프로그램으로 늑대가 자연생태계에서 어떤 역할을 하는지 다시 한번 생각해보게 하는 책이다.

  작가는 결이 뚜렷한 종이 위에 색연필로 늑대와 시턴이 살았던 시대의 배경을 아름답고 독특하게 그렸다. 그림이 바둑판식으로 배열하거나 양쪽 페이지에 배경을 꽉 차게 그리고, 책 속에 나오는 인물들도 작게 또는 크게 표현하면서 다양하게 표현하였다. 그림 속에서 글에서 표현 못한 다양한 이야기를 그려볼 수 있도록 하였다. 이 책의 판형이나 그림 양식이 비슷한 작가의 다른 책으로 남극탐험을 주제로 한 <20세기 최고의 탐험가 어니스트 섀클턴(2014)>이 있다. 초등중학년부터 읽을 수 있는 책으로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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