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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서들의 책 이야기

모두 다 잘 될 거에요

o 서평대상 서지사항

다 잘될 거야 / 기르스텐 보이에 글, 얀 비르크 그림, 유영미 옮김. - 책빛, 2016

61p. : 천연색삽화 ; 19×24cm.

ISBN 978-89-6219-233-9 : \12000

o 분야

어린이책 (어린이문학)

o 추천대상

초등 고학년

o 상황별추천

전쟁, 내전과 관련된 내용을 학습할 때 참고문헌으로 사용

 

 

김새롬 (남양주시 와부도서관 사서)

 

독일 아마존 어린이에 최장기간 베스트셀러였고 독일 최고 권위의 잡지인 슈피겔지에 베스트셀러로 선정된 이 책은 시리아에 살던 라하프네 가족이 실제 겪은 전쟁의 참상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3인칭 시점에서 전쟁의 참혹함, 쓸쓸함, 비참함을 담담한 구어체로 이야기를 풀어갑니다. 책을 읽다보면 마치 백발의 할머니가 제 옆에서 조곤조곤 나지막한 목소리로 들려주는 것 같은 느낌이 듭니다. 이 책의 마지막 장이 넘어갈 때 쯤 가슴이 먹먹해져 오는 이유도 주인공의 경험이 저의 경험이 된 것처럼 느껴지기 때문일 겁니다.

이 이야기는 시리아내전을 다루고 있는데요, 우리나라도 전쟁이라는 단어와 그리 먼 사이는 아니지요.

남한과 북한 사이에 38선을 가운데 두고 종전(終戰)이 아닌 휴전(休戰) 상태로서 언제든 전쟁이 일어날 수 있는 상황이니까요. 우리 눈앞에서 전쟁이 일어난다면 어떤 기분일까요. 전쟁이 일어난다면 우리의 삶은 지금과는 또 어떻게, 얼마나 달라질까요? 이 책의 주인공인 라하프를 통해 전쟁의 아픔을 대리 경험해볼 수 있습니다.

 

상처로 가득한 시리아에서의 삶

시리아에 사는 라하프네 가족은 4층짜리 집에서 할아버지 내외와 삼촌식구들이 옹기종기 모여 대가족을 이루어 살고 있습니다. 학교를 가면 정다운 친구들이 있고 집에는 개구쟁이 또래 사촌들이 있어 언제나 웃음이 떠나지 않습니다. 그러나 어느 때부터인가 학교에서 공부를 하다가도 수시로 방공호에 대피하기 일쑤이고 하늘에 검은 전투기가 날아다닙니다. 하늘 아래 땅을 밟고 서 있는 아이들은 옹기종기 모여 놀다가도 전투기가 뜨고 총알이 여기저기서 날아오면 혼비백산한 얼굴로 두려움에 떨며 집으로 죽을힘을 다해 뛰어갑니다. 라하프의 동생 하산은 골목에서 친구들과 축구하는 것을 즐기는 아이입니다. 하지만 산발적인 내전이 시작된 후부터는 더 이상 축구를 할 수가 없게 되었습니다. 하늘 위에서 언제 폭탄이 떨어질지 모를 일이기 때문입니다. 하산에게는 다른 취미가 생겼습니다. 길거리에 여기저기 흩어져있는 탄피를 모으는 것이지요. 이런 하산을 안타깝게 바라보는 부모님은 결심합니다. 언제 끝날지 모르는 이 전쟁통에서 벗어나기로 말이죠.

 

평화를 찾아 떠나는 험난한 길

라하프네 가족은 비행기를 타고 이집트로 간 후 거기서 다시 배를 타고 이탈리아로 향합니다. 이탈리아로 향하는 작고 낡은 배에는 300명의 사람들이 타고 있습니다. 모두 다 라하프네 가족처럼 피난을 떠나는 길입니다. 좁은 배 안에서 먹을 것도 제대로 먹지 못한 채 8일을 버텨 이탈리아에 도착한 라하프 가족은 다시 프랑스로, 독일로 떠납니다. 독일로 떠나기 위해 기차를 기다리는 라하프 가족에게 또 하나의 시련이 닥칩니다. 돈이 없는 라하프네는 승차권을 구입하지 않고 몰래 기차를 타기로 결심했어요. 그러다 검표원에서 들키고 만 것이죠. 라하프의 아빠도 알고 있었을 겁니다. 그것이 옳지 않는 일이라는 것을요. 하지만 어쩔 수 없는 상황이었죠. 가족의 안위가 우선이었던 아빠는 라하프와 그의 동생들 앞에서 떳떳하지 못한 모습을 보여줄 수밖에 없었어요. 라하프 아빠의 마음은 어땠을까요? 많은 사람들이 수군대며 쳐다보는 그 상황에서 얼마나 창피했을까요.

하늘이 도왔는지 검표원은 라하프네 가족의 상황을 십분 이해하고 무임승차를 하도록 눈감아줍니다. 그들이 처한 상황이 딱하고 안쓰러웠기 때문이겠죠. 우여곡절 끝에 독일에 도착한 라하프 가족. 이제 그들에게도 따뜻한 봄이 찾아올까요.

 

모두 다 잘 될 거예요

독일에 도착한 라하프네는 임시거처가 마련되었습니다. 시리아에서 살던 집만큼 좋지는 않았지만 씻을 수 있다는 것에 라하프는 감사했습니다. 3개월 후 옮긴 임시거처에서는 라하프가 학교를 다닐 수 있게 되었습니다. 하지만 독일어를 모르는 라하프는 그리 즐겁진 않았어요. 그러던 어느 날, 엠마라는 친구가 라하프에게 먼저 말을 건네옵니다. 독일어로 말을 하니 당연히 알아들을 순 없었지만 그녀가 라하프를 기꺼이 친구로 받아들이고 있다는 것은 굳이 말로하지 않아도 느낄 수 있었어요.

이제 라하프가 독일에 온 지도 2년이 되었습니다. 그동안 라하프는 엠마와 단짝이 되었고 독일어도 많이 늘었으며 수업시간에 발표도 잘하는 아이가 되었죠. 아직까지 아빠는 직장을 얻지는 못했어요. 하지만 라하프는 걱정하지 않습니다. 모든 것이 다 잘 될 것이라고 믿기 때문입니다. 겨울의 끝에 봄이 오는 것처럼, 시련의 끝에는 희망이 있을 거에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