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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서들의 책 이야기

외로움도 소중해

외로움도 소중해

 

o 서평대상 서지사항

혼자가 아닌 날 / 구오징 글, 그림. - 미디어창비. 2016. ISBN 9791186621134

o 분야

그림책

o 추천대상

유아, 초등학생, 일반

o 상황별추천

외로움이 힘들게 느껴질때

 

이선희 (성남시 행정지원과 사서)

 

이 책은 글이 없이, 어떠한 채색없이 수많은 그림으로만 한 권 가득 채워진다. 출간 당시 미국에서 2016 미국 도서관 협회 주목할 도서, 뉴욕 타임스 올해의 베스트 그림책 등 각종 단체에서 상을 받고 주요 도서로 선정되며 작품성을 인정받았다. 글자는 없지만 따뜻하고 부드러운 느낌의 섬세한 그림들이 신비스럽고 환상적인 이야기을 우리에게 현실적으로 자연스럽게 동화되도록 한다

 

엄마 아빠가 출근한 어느 날 아침, 혼자 노는 놀이에 지친 아이는 가족 앨범을 한참이나 보다가 할머니 만나러 감이라는 메모만 남겨둔 채 집을 나선다. 버스를 타다 스스르 잠이 든 아이는 그만 낯선 곳에 내리게 된다. 홀로 남겨진 아이는 숲속에서 자신을 알고 있는 듯한 사슴을 만나면서 신나고 따뜻한 모험이 시작된다.

흑백의 배경에 눈이 내리고, 사슴이 등장하면 외롭게 혼자였던 아이는 더 이상 외롭지 않아 진다. 아이가 외출하며 작은 지갑에 챙긴 사슴인형, 장남감 인형은 아이의 환상에서 친구가 되고 든든한 길잡이가 된다. 친구들과 신나게 놀다가 돌아갈 시간이 된 아이는 부모님이 계시는 곳으로 집으로 가고, 잠든 아이의 옆엔 모험 내내 친구가 되어 주었던 작은 사슴 인형이 아이를 지켜준다.

 

맞벌이하는 부모님이 집을 나서면 아이는 외로운 시간들을 견뎌내야 한다. 혼자 있다 보면 심심하고, 울적하고, 또한 불안하기도 할 것 이다. 이 책에서는 외로움이라는 감정이 어떤 것 인지 생각해 보게 하고, 그것이 슬프기만 한 것은 아니라고 말하듯 하다.

예상대로 쓸쓸한 아이의 모습을 보여주는 대신 씩씩하게 할머니의 집을 찾아 길을 나서는 아이의 얼굴에선 설레임과 호기심으로 가득 차있고, 낯선 곳에서 두려움이, 친구들과 신나게 놀때는 즐거움이 가득하다. 이러한 장면 장면은 몽환적이고 따뜻하다.

 

아이이든 어른이든 누구에게나 외롭고 쓸쓸한 기분이 스며들거나 찾아온다. 그럴 때 내 곁에 남겨진 작은 물건들이나 내가 좋아하는 것들이 내게 위로가 되고 안심이 된다는 걸 따뜻하고 섬세한 그림으로 이야기 한다. 재미난 글도 없고, 알록달록 화려한 색채의 그림책이 아니더라도 찬찬히 책을 읽다보면 뾰족해졌던 마음이 포근한 이불에 안기는 것처럼 따뜻해 지는 것만 같다.

 

작가 구오징은 전 세계적으로 유래가 없었던 중국의 한 자녀 정책 때 외동아이로 태어났다. 어린 시절부터 그리기를 좋아했고, 미술을 공부한 뒤 비디오 게임과 만화 영화의 미술 작업을 기획하고 진행했다. 구오징은 자신의 작품 스타일을 순하고, 부드러우며, 모든 감정을 표현한다고 말하는데, 데뷔작인 혼자가 아닌 날로 외로운 어린 시절을 보낸 자전적 경험을 따뜻하고 아름답게 담아내 좋은 평가를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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