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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서들의 책 이야기

키이의 가출

키이의 가출

 

키이의 가출 /  다네무라 유키코 글,그림 / 강방화 옮김, 한림출판사. 2014 -

 

평택시 안중도서관 이가영

 

이 세상을 살아가는 인간이라면 누구든지 자신이 처해있는 현실에 불만을 가질 수 있다. 불만을 해소하기 위한 가장 손쉬운 방법은 현재의 환경으로부터 회피하는 행동일 것이다. 이 책의 관찰 대상인 키이라는 어린이 또한 엄마에게 야단을 맞고 현재 상황에서 벗어나고 싶은 마음에 가출이라는 귀여운 도피를 꿈꾸지만, 쌍둥이 자매의 의도적인 행동으로 결국은 가출에 실패하게 된다.

가출을 하겠다던 키이는 어떻게 된 일인지 쌍둥이 자매의 책을 같이 읽자는 말, 저녁만 먹고 가라는 말에 고분고분 따르면서 조금 이따가 가겠다는 뜻을 내 비친다. 하지만 그 의도를 받아들이는 키이의 모습은 하는 행동과는 좀 다르다. 눈밑이 벌겋게 부어 있고, 입은 댓 발 나와서 뾰루퉁하게 앉아 있기 때문이다. 키이는 가출을 꿈꾸지만 나가지 않는다. 키이는 결국 귀여운 흰둥이, 귀염둥이 막내동생, 그리고 쌍둥이 자매로 형성되어 있는 따뜻한 가정을 벗어날 마음이 없는 것이다. 순간적으로 엄마의 야단에 뾰루퉁해져 있지만 결국 내가 있어야 할 곳은 우리 집이라는 것을 키이가 말하고 있는 듯하다.

키이의 가출은 키이의 쌍둥이 자매의 1인칭 관찰자 시점으로 그려내고 있어 좀 더 어린이의 마음을 잘 표현해 내고 있는 듯하다. 또한 아주 섬세한 표정의 묘사도 주목할만하다. 키이의 표정이 이야기가 진행되면 될수록 풀어지는 것이 보이고, 서술자의 표정 또한 처음에는 키이가 가출한다는 이야기를 들은 바로 직후에는 걱정이 가득한 표정이었지만, 키이가 자신의 제안을 받아들이면서는 표정이 부드러워 지는 것이 보인다. 색감에서도 인물묘사에 색연필을 주로 사용하고 테두리를 진하게 그리지 않아서인지 가정의 따뜻함이 물씬 느껴진다. 쌍둥이 자매의 전체적인 모습은 비슷하지만 둘의 스웨터 색으로 구분을 할 수 있는데, 엄마에게 야단을 맞은 키이의 옷이 빨간색이어서 색감만으로도 키이가 얼마나 화가 났는지를 알 수 있을 정도이다. 쌍둥이 자매가 권하는 대상의 색 또한 키이가 그 대상을 받아들였을 때와 차이가 난다. 키이가 받아들이기 전에는 무채색의 대상이었지만, 다음 페이지에서 키이가 그 대상을 받아들이는 장면에서는 본연의 색으로 그려진다. 작가는 이런 부분에서도 가정의 따뜻함, 자매간의 우애 같은 것을 나타내려는 세심함을 보이려 노력한 것 같다.

결국 키이는 집에서 쌍둥이 자매와 잠이 든다. 키이는 내일 가출을 할 수 있을까? 키이의 내일이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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