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사서들의 책 이야기

양면초등학교 1학년 2반 김간난

양면초등학교 1학년2반 김간난

 

 

o 서평대상 서지사항

할머니는 1학년 / 김인자 내인생의 책. 2014. ISBN

o 분야

그림책

o 추천대상

초등저

이시영 (군포시중앙도서관)

 

 

가끔 텔레비전을 보면 할머니가 초등학생 되어 학교에 다니는 모습, 할아버지가 중학교 교복을 입고 교실에 앉아있는 모습을 보게 된다. 반 아이들이 불편하지 않을까? 걱정스레 보다가 자신이 해보고 싶은 일들을 나이와 상관없이 도전하고 이루어내는 어르신들의 모습에 빙그레 웃음짓게 된다.

양면초등학교 1학년2반은 여덟살 학생 네명과 할머니 학생 세명 모두 일곱명이다. 그림속 여덟살 아이들은 고개를 숙여 곁눈으로 할머니 학생들을 보고 있다. 아마도 어르신들 눈치를 보며 기가 죽어 있는지도 모르겠다. 그중 간난할머니가 제일 나이가 많다. 받아쓰기 시험에서 간난할머니는 사십점을 맞고 꼴등을 했다. 할머니는 지난밤에 받아쓰기 공부를 하지 않고 잔 것을 후회한다. 간난할머니집에 담임 선생님이 가정방문을 했다. 할머니는 도토리묵을 쑤워 주시고 묵은지를 한통 싸드린다. 체험학습 가는 날 간난할머니 며느리가 반 친구들을 다먹이고도 남을 만큼의 김밥을 산더미처럼 쌓아오고 할머니 주머니에 맛난 것을 사드시라고 돈도 넣어 드린다. 박물관에 간 간난할머니는 유리전시관에 붙은 유물이름을 읽는 재미에 푹 빠졌다, 점심을 먹고 난 후 수건 돌리기에 걸려서 엉덩이 이름쓰기 벌칙도 했다. 여덟살 친구들은 우유를 먹고 할머니들은 커피를 마신다. 친구들과 먹는 점심도 꿀맛이다. 학교에서 돌아와 일기쓰기를 하는데 먼저 연습장에 쓰고 다시 일기장에 옮겨 적는다. 다 적고 나면 할아버지께서 검사를 하시는데 얼마나 무서운지 벽에 비친 할아버지 모습은 호랑이 모습이다.

마음은 여덟살 아이들 못지 않다. 숙제를 힘들어하고 벌칙을 받으면 창피하다. 떼를 쓰다 혼나기도 한다. 그 속에 순수한 마음이 숨어있다. 어른들도 아이들도 다 같은 마음이다.

할머니는 밭일 하느라 숙제를 못해서 할아버지께 숙제해달라고 조르지만 숙제는 학생이 하는 거라며 한마디로 거절한다. 할아버지에게 마늘까기 일을 맡겨놓고 학교에 가는 할머니는 학교생활이 마냥 즐겁다. 일기쓰기, 꼬부랑 글씨 영어 배우기, 받아쓰기 시험, 구구단 외우기 등이 쉽지는 않지만 학교 가는 길이 즐겁다. 그 길은 할머니의 고운 꿈길이기 때문이다.

옛 선현의 말씀 중에 아이들은 양의 기운이 많아 할아버지나 할머니와 함께 하는 생활이 좋다고 한다. 음기운과 양기운이 만나 조화를 이루기 때문이란다. 그래서 양면초등학교 1학년2반 아이들은 한참 어른들과 함께 학교생활을 해서 불편하고 어렵겠지만 알게 모르게 푸근한 기운이 감돌아 마음편한 학교생활이 될 수 있겠다.

학교에는 모두 같은 나이의 학생들과만 학년을 이루고 또래만 친구가 될 수 있을 거라는 편견을 버리고 누구나 친구가 되어 함께 할 수 있다는 인성을 키워주는 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