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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서들의 책 이야기

할어버지, 제가 업어 드릴께요!

할아버지, 제가 업어 드릴께요!

 

오남도서관 사서 이은주

 

할아버지는 여든 아기/ 글 노경실/ 그림 박지은/

한솔수북

/9,000/ 동화책/초등중학년이상

 

책표지에 38가족이 함박웃음을 짓고 있다. 아마 가족사진을 찍는 모양이다. 3~40년 전만해도 3대가 모여 사는 것은 자연스러운 일이었다. 그러나 요즘은 핵가족화로 인해 3대가 모여 사는 집이 드물다. 각 가정마다 사정이 있겠지만 3대가 함께 산다면, 아이들 보육문제, 고령화 문제 등 우리가 직면한 사회문제가 어느 정도 해소되지 않을까? 라는 생각을 해 본다.

 

<할아버지는 여든아기>는 지호네 가족이 팔순 잔치를 앞둔 할아버지가 갑자기 치매 증상을 보이며 아기처럼 변해가는 모습에 당황하지만 사랑으로 보듬는 과정을통해 가족의 소중함과 효의 의미를 깨닫게 해주는 가슴 따스한 가족동화이다.

 

할아버지의 팔순 잔치를 2주 앞둔 어느 날, 할아버지는 아기처럼 변해 버린다. 지호는 할아버지의 달라진 모습에 놀라지만 곧 할아버지의 비서도 되고, 보호자도 되어 드리려고 마음먹는다.

가족들은 팔순잔치 대신 아픈 할아버지를 모시고 할머니와의 데이트 장소였던 동물원을 찾아 추억을 회상하고, 함께 목욕탕을 찾는 등 소중한 추억을 차곡차곡 만들어 간다.

어느 날, 주인공 지호는 할아버지와 갈등을 겪게 된다. 할아버지의 변화에 가족들도 함께 적응기간이 필요했다. 결국, 갈등을 통해 부모와 자식 간의 사랑이 얼마나 깊은지 가족을 일으켜 주는 건 오직 사랑 뿐이라는 당연하지만 소중한 진리를 깨닫게 된다.

우리나리 65세 이상 치매율은 10%전후로 5%전후 인 미국, 일본에 비해 2배 이상 높으며, 85세 이상이면 32.6%로 발병률이 높아진다고 한다. 자신의 의지로 어찌할 수 없기 때문에 요즘 어르신들이 가장 두려워하는 질병이다.

 

고령화 사회로 인해 어느 가정에서나 있을 수 있는 이야기로 아이와 함께 읽어보고 가족독서토론을 해보면 어떨까?

유아나 초등 저학년은 같은 주제의 책으로 보림출판사에서 나온 이혜란 작가의 <우리 가족입니다>를 추천한다.

 

돌아오는 주말, 부모님을 모시고 아이들과 함께 온천이라도 다녀와야겠다.

 

글쓴이 노경실은 아이들의 마음을 잘 그려내, 많은 사랑을 받고 있는 작가로 서울예술대학 문예창작과를 졸업했다. 중앙일보 신춘문예 동화부문에 <누나의 까만 십자가>, 한국일보 신춘문예 소설부문에 <오목렌즈>가 당선되면서 등단했으며, 현재 한국작가회의 이사, 세이브더칠드런 사외이사로 활동하고 있다. 지은 책으로 <상계동 아이들>, <복실이네 가족사진>, <동화책 먹은 바둑이> 등 다수가 있으며, 해외 어린이책을 우리말로 옮기는 일에도 힘쓰고 있다.

 

그린이 박지은은 영국 킹스턴 대학과 이화여자대학교 디자인대학원에서 일러스트레이션을 공부했다. <소리가 들리는 동시집>, <이솝우화보다 재미있는 세계 100대 우화>, <돌멩이가 따뜻해졌다> 등 여러 책의 그림과 디자인 작업을 했으나, 한 것보다 하고 싶은 것이 더 많아서 지금도 스스로에게 크면 뭐가 될래?’하고 묻곤 한다. 내일은 오늘보다 더 재미있는 작업을 하는 사람이 되고 싶다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