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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서들의 책 이야기

아침이 오면 또 다시 멋진 왕 잠자리를 보게 될 꺼야

 아침이 오면 또다시 멋진 왕잠자리를 보게 될 거야

 

영통도서관 관장 박정순

 

 

서지사항 : 세밀화로 보는 왕잠자리 한살이, 권혁도 글그림, 길벗어린이, 2013

분야구분 : 지식정보책

     

 

지난 가을 중학생들과 산속에서 운영하는 독서캠프에 참석하였던 적이 있었다. 휴식시간에 학생들은 왕잠자리 한 마리가 나무 위에 죽어있는 것을 보고 무섭다고 웅성거리면서, 이것이 무엇이냐고 물어왔다. 신도시 아파트에 살고 있는 학생들은 이렇게 큰 잠자리를 한 번도 본적이 없었던 것이다.

어릴 때는 도시에서도 자주 볼 수 있었던 곤충들이 보이지 않는다는 것을, 생태계 변화의 심각함을 새삼 느끼게 되었던 시간이었다.

옛날에는 놀면서 자연스럽게 배우던 곤충들을 책을 통해 익힐 수밖에 없는 현실에서 세밀화로 그려진 여러 가지 잠자리를 친근하게 만날 수 있는 책이세밀화로 보는 왕잠자리 한살이이다.

 

동양화를 공부하고 우리 자연에서 살아가는 동식물을 세밀화로 그리고 있는 작가가 나비와 사마귀에 이어 이번에는 잠자리에 대한 책을 펴냈다. 애벌레가 잠자리로 변신하는 모습, 짝짓기 과정, 알을 낳고 애벌레로 물속에서 살아가는 잠자리의 한살이를 서정적이면서도 아름답게 보여 준다. 또한 나비, 모기, 각다귀, 하루살이 등 잠자리의 먹잇감과 제비, 사마귀, 말매미, 산왕거미 등 잠자리의 천적 등 다른 곤충들도 함께 소개하고 있으며, 밀잠자리, 두점박이좀잠자리, 고추잠자리, 노란허리잠자리, 왕잠자리, 나비잠자리, 아시아실잠자리 등 도시에서 볼 수 없었던 잠자리의 여러 종류를 보여주고 있다.

 

이 책은 조용하고 어두운 초여름 밤이야.....옛날 이야기를 듣듯이, 그리고 듣다보면 이미지가 머릿속에 그려져 오랫동안 기억에 남을 수 있는 이야기 형식으로 되어 있어서 재미있게 자연과학 지식을 얻을 수 있다. 그림의 배경은 전체적으로 부드러우면서 연두색의 상쾌함은 곤충들을 친근하게 호감을 갖고 만날 수 있게 하였다. 연두색 수초가 있는 작은 연못의 봄, 여름, 가을, 겨울의 사계절을 느끼게 하고, 첫 장과 마지막장에 왕잠자리 애벌레가 날개돋이를 하고 있는 밤의 풍경을 흐릿한 먹물 색으로 같은 느낌을 주어 잠자리의 한살이와 함께 자연계의 순환을 보여주고 있다.

 

책의 뒷부분에는 왕잠자리와 애벌레를 크고 자세하게 세밀화로 그리고 각 부분의 명칭과 설명을 해주고 있으며, 연못에서 볼 수 있는 잠자리들을 별도로 수록하여서 어린이들과 자연 학습을 할 때 참고할 수 있는 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