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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서들의 책 이야기

얼마나 재미있고, 궁금하고, 신기했을까?

얼마나 재미있고, 궁금하고, 신기했을까?

 

껄껄선생 여행기 / 김기정 글, 최미란 그림. - 해그림

 

경기도청 365열린도서관 사서 박규상

 

 

껄껄선생이 누구일까? 이 책의 주인공 껄껄선생은 열하일기로 유명한 박지원이다.

 

박지원의 열하일기는 누구든 한번쯤 들어본 적이 있을 것이다. 그러나 그 내용이 무엇인지 잘 아는 사람은 많지 않을 것이다. 도대체 열하일기가 무엇이기에 그리도 유명한 것일까?

간단히 얘기하자면 열하일기는 박지원이 청나라 열하(현재 중국의 하북성 승덕)에 다녀온 기행문 형식의 책이다.

지금은 수많은 사람들이 중국은 물론 전세계를 여행할 수 있지만 열하일기가 나왔을 때의 조선에서는 국외를 나가보는 일이 극히 드문 일이었다.

현재의 중국도 엄청 넓고 인구도 세계 1위인 대국이지만 200년 전의 중국(청나라)은 자칭 세계의 중심이었으며 많은 나라들이 우러러보고 받들어 모시는 그런 나라였다.

따라서 그 당시의 조선사람들에게 중국의 수도 북경이며 중국황제의 여름 휴양지라는 열하를 다녀온 기행문이 얼마나 재미있고 신기했을까?

그 당시에는 열하일기를 붓으로 베낀 필사본이 넘쳐났으며 그 책을 읽고 싶어서 안달이 났다고 한다. 한마디로 지금의 베스트셀러 소설이나 마찬가지.

허나 이 책을 제대로 읽기에는 그 양이 상당히 두껍고 어린이들이 읽기에 좀 어렵다는 점이 아쉽다. 그래서 작가가 열하일기를 살짝 맛보기로 보여주는 것이 바로 껄껄선생 여행기이다.

열하일기 속에서 박지원은 국경인 압록강을 넘으려다가 불어난 강물에 위기를 겪기도 하고 다양한 볼거리를 구경하기도 한다. 밤에는 사신일행에서 몰래 빠져나가 중국인들과 글을 써가며 대화를 나누기도 하고 북경의 책방이 모여있는 상가에서는 그 규모에 놀라서 기겁을 하기도 한다. 하인과 말잡이와 생이별을 하기도 하고 만리장성을 마주하고는 성벽에다가 조선선비 박지원 여기를 지나가다라고 낙서를 하는 등 수많은 우여곡절과 재미난 이야기 거리가 넘쳐난다.

 

원문으로 읽기에는 어려울 수 있는 열하일기와 박지원이라는 인물에 대해 쉽고 재미있게 알게 해주는 책이다. 박지원을 읽고 비로소 글 쓰는 재미를 알게 되었다는 작가 김기정이 쓰고 저승사자에게 잡혀간 호랑이등으로 재미있는 그림을 보여온 최미란이 그렸다.

 

박지원은 1737년 한양의 이름난 양반가에서 태어났다. 어려서부터 글쓰기에 재능이 있었고, 16세에 결혼한 이후 좋은 스승을 만나 학업에 전념하였다. 18세때 광문자전을 썼고, 20대 초반부터 양반전’, ‘민옹전’, ‘예덕 선생전’, ‘김신선전등 여러 단편 소설을 썼다. 박지원의 뛰어난 글재주는 사람들 사이에 널리 알려졌다.

30대 초반에 백탑 근처로 이사하여 홍대용, 정철조, 이서구, 이덕무, 박제가, 유득공 등과 가까이 지냈다. 이들은 자나 깨나 백성들이 잘살 수 있는 방법을 연구한 실학자들이다. 박지원은 북학이라는 새로운 사상을 이끌며 선비들에게 영향을 끼쳤다.

1780년 팔촌형 박명원이 청나라 건륭제의 70세 생일을 축하하기 위한 사신이 되어 청나라를 방문하게 되었고, 박지원은 수행원으로 따라갔다. 돌아와서 3년쯤 뒤에 [열하일기]를 완성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