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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서들의 책 이야기

가슴에 보물을 가득 품은 아이

가슴에 보물을 가득 품은 아이

 

남양주시 오남도서관 사서 이은주

 

나는 누구일까?/ 박상은 글·그림/현북스/2013

/12,000/ 그림책

/유아부터

 

나는 누구일까? 누구나 살면서 한 번 쯤은 하게 되는 질문일 것이다. 자녀와 함께 읽으며, 자녀에 대해서 또 나에 대해서 한 번 생각해 보는 시간을 갖길 바란다.

 

이 책은 우선 그림이 예쁘다. 노란바탕에 파란얼굴, 웃는 얼굴이 표현되도록 여러개의 행성들이 잘 배치되어 있다. 보고 있으면 절로 미소가 지어진다.

주인공 까망이는 궁금한 것이 참 많다. 그중에서도 가장 궁금한 것은 까망이 자신이다. 까망이의 친구들은 모두 자신만의 좋은 점을 가지고 있는데, 자신은 무엇을 가지고 있는지 몰라, 자신의 좋은 점을 찾기 위해 여행을 떠난다. 볼 수 있는 나무, 들을 수 있는 나비, 말할 수 있는 파도를 만나 자신의 좋은 점을 물어보지만...

 

아이를 키우다 보면 예쁠 때도 많지만 힘들 때도 많다. 말을 시작하며, 호기심이 왕성할 때는 하루에 수십 번의 질문을 한다. 아이가 자라면서 부모에게 하는 질문이 무려 20만개라고 하니... 처음에는 성실하게 대답해 주다가, 나중에는 아직 몰라도 돼”, “바쁘니까 나중에 알려줄게라며 아이에게 면박을 주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주인공 까망이는 호기심 많은 우리 아이들이고, 대답 없는 나무, 나비, 파도는 항상 바쁜 어른들 같다.

 

까망이는 그냥 작고 까만 아이가 아니었어요. 가슴에 보물을 가득 품은 아이였어요.” 에서는 깨달음과 감동이 밀려온다.

 

그림이 예사롭지 않다고 생각했더니 역시나 2회 앤서니 브라운, 신인 작가 그림책 공모전에 당선된 작품이다. 앤서니 브라운과 한나 바르톨린은 열쇠 구멍을 주인공으로 삼은 발상이 매우 독창적이다.’라고 추천의 말을 남겼다. 독특한 아이디어에서 출발한 이야기와 과감한 컬러의 그림이 어우러진 멋진 작품이라고 극찬하기도 했다.

 

책 뒷부분에는 20135월 한국을 방문한 앤서니 브라운과 한나 바르톨린이 박상은 작가와 작품을 살펴보며 나눈 대화도 나와 있어 마치 작가와의 대화에 참여하고 있는 느낌이다.

 

작가 박상은은 이화여자대학교에서 서양화를 전공한 뒤, 숙명여자대학교에서 아동미술치료를 공부하고 오랫동안 아이들에게 그림을 가르치고 있으며, 수업하며 만났던 자폐, 다운 증후군과 같은 장애가 있는 친구들에게서 놀라운 재능과 사랑을 발견하고 이 책의 스토리를 떠올렸다고 한다. 작가의 후속작이 기다려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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