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은 배추의 성장이야기
o 서평대상 서지사항
작은 배추 / 구도 나오코 글, 호테하마 다카시 그림, 이기웅 옮김. - 길벗어린이, 2015. 9788955823202
o 분야
그림책
o 추천대상
유아
이민지 (의왕시글로벌도서관 사서)
감나무 밑에 지푸라기 머리끈을 동여맨 배추가 눈에 띈다. 한 장을 넘기면 작은 새싹이 빼꼼 얼굴을 내민다. ‘작은 배추’라는 도서 제목과 표지만 보아도 배추가 자라나는 성장과정을 다룬 그림책임을 알 수 있다.
집에서 작은 화분들을 기른다. 씨앗이 자라 작은 새싹이 나오고 그 새싹이 자라 꽃이되기까지 생각보다 쉽지않다. 서투른 나의 보살핌아래 꽃을 틔워준 화분들이 얼마나 기특하고 사랑스러웠는지 모른다. 아마 혼자서 척박한 베란다 속에서 열심히 싹을 틔우려 노력했을 것이다.
이 작은 배추 또한 그러겠지? 궁금해진다.
언덕 위에 오도카니 선 감나무는 웬만한 채소는 모르는게 없다. 어느날 감나무 밑에 배추 씨앗이 날아와 새싹을 틔운다. 자신이 누군지 모르는 작은 새싹은 감나무 밑에서 이것저것 배우면서 조금씩 자란다. 작은 배추는 어느덧 동그랗게 알이 찬다. 그러나 밭에서 자란 배추들은 영차 하고 들어야 할 만큼 무거워 보인다.
수확기가 되자 다른배추들은 다 트럭에 실려 채소가게로 가지만 작은 배추는 넓디넓은 언덕 밭에 혼자 남는다. 시무룩해진 작은배추에게 감나무는 봄에 대해 이야기해준다.
“봄이 되면 해님이 네 곁에 바싹 다가와. 그러면 포개 있던 속잎이 활짝 펼쳐지며 쑥쑥 크지.”
“쑥쑥 큰다고? 나도?”
“그럼! 꼭대기에 노란 꽃도 가득 피지. 햇살 닮은 나비가 왁자지껄 모여든단다. 얼마나 즐거운지 아니?”(본문 24 P.)
감나무는 작은배추에게 다른 삶도 즐거움이 있다는 것을 알려준다. 채소가게를 가는 것만이 정답은 아니라는 것을. 우리의 삶 또한 그렇다. 각자의 삶 하나하나가 즐겁고 소중한 일인 것이다.
추운겨울이 지나가고 따스한 봄이되자, 작은 배추 머리위로 쑥 뻗어 나온 줄기 끝에 샛노란 꽃이 왕관처럼 피어나고 하얀 나비들이 날아든다. 흐드러지게 피어난 노란 꽃잎과 팔랑팔랑 나는 하얀 나비의 색감이 어우러진 그림은 우리의 마음을 따스하게 만든다. 더 이상 작은배추는 작은배추가 아니다. 남들보다 조금 더디지만 잘자라 준 배추가 기특하다. 자라나는 우리 아이에게 작은 배추의 성장이야기를 들려주는건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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