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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서들의 책 이야기

생긴대로 살게하자

생긴대로 살게하자

 

o 서평대상 서지사항

난 수탉이 필요 없어 / 스벤 누르드크비스트 글,그림. - 풀빛. 2015.

ISBN 978-89-7474-474-8

o 분야

그림책

o 추천대상

유아 / 초등 저,

o 상황별추천

억눌렸을때

 

서평자 유향숙 (성남시판교도서관)

 

 

 


페테르손 할아버지 농장은 여느 때와 같이 평화로웠다암탉이 열 마리가 있고, 핀두스라는 개구쟁이며, 장난도 귀여운 고양이가 있고, 무엇보다도 페테르손 농장주 할아버지가 살고 있었다이야기는 페테르손 할아버지가 수탉 카루소를 데려오면서 갈등이 시작된다어떤 책이나 그렇듯 갈등요소가 없으면, 책을 읽는 긴장감이 떨어지기 때문에 적당한 갈등요소는 좋은 것이다.

 

그간 암탉들에게 관심과 사랑을 받던 고양이 핀두스는 수탉 카르소가 등장함에 따라 한순간에 관심 밖의 대상이 되었다더군다나 수탉 카르소는 힘차고 우렁차다 못해 시끄럽기까지 하며 울어 대는 소리에 고양이핀두스는 질투를 넘어 스트레스를 많이 받게 되었다설상가상 암탉들도 놀아주지 않고 고양이 핀두스를 외면하여 농장의 유망귀염둥이 핀두스는 외톨이가 되어 시무룩해 있었다. 그러던 어느날 저녁때쯤 암탉들과 수탉 카루소가 닭장에 들어가 취침을 준비하게 되어 평화로운 저녁을 보낼쯤에 고양이 핀두스는 페테르손 할아버지에게 하소연을 한다. 수탉 카루소의 울음은 시도때도 없을뿐더러 너무나도 시끄럽다고... 페테르손 할아버지도 공감을 하셨는지 다음날 수탉 카루소를 불러 듣기 좋게 타이르신다. 이 부분에서 페테르손 할아버지는 참 공정하면서도 자상하며 멋지게 타이르는 기술을 가지고 있는 분이라고 생각이 들었다어쩌면 작가의 인격이 이럴것이라는 유추가 들었는데, “넌 휼륭한 수탉이고 굉장히 멋지게 울 수 있지. 문제는 다만... 솔직히 말해 너무 자주 운다는 거야.....진짜 위대한 수탉이라면 이따금만 조금씩 우는 법이란다.....너도 그렇게 해 줬으면 좋겠구나. 그렇지 않으면 널 구스타프손에게 돌려보낼 수 밖에 없을게다

 

할아버지의 대화법을 배워보고 싶어질 만큼 휼륭한 설득법이라고 생각한다. 다른사람의 손에 넘길수도 있다는 마지막 카드를 던지면서 부드러우면서도 간곡하고 단호한 협상력이라고 생각이 들었다. 암튼 수탉 카르소는 이제 목청껏 뽑는 울음을 절재해야만 해서 멋지고 힘찬 수탉의 모습은 계속 움츠려 들게 된다. 그러던 어느날 수탉은 닭장을 탈출하여 자신의 울음을 마음껏 발산할 수 있는 곳으로 떠나가 버린다. 페르테손 할아버지는 수탉을 한시간 내내 찾아보지만 수탉은 보이지 않았다. 이렇게 떠나게 된 것이 핀두스의 지나친 간섭에 있었다는 것을 핀두스가 고백함으로 할아버지는 알게 되었지만 그래도 핀두스가 진심어린 고백으로 할아버지는 부디 부끄러운지 알아라라는 가벼운 핀잔으로 마무리 한다농장에는 새로운 바람이 또 불 것이다. 새로 태어날 병아리들을 맞이하기 위해 페르데손 할아버지는 고양이 핀두스에게 병아리들을 잘 보살펴 줄 것을 당부하며 이야기는 끝이난다.

 

동물들의 개성이 녹아있으면서도 특별히 악의를 갖고 있지 않는 스토리로 어린이들이 읽기에 따뜻하고 감동적인 책이라고 본다. 위에서도 잠깐 말했듯이 우리 어른들은 페르데손 할아버지와 같은 점잖은 대화법을 가지려고 노력해야겠다는 반성도 하게 되었다.

 

이 작가 선생님은 1947년에 태어나셔서 정말 페르데손 할아버지의 연세가 되셨을 것 같다.건축학을 전공하셨는데 아동 작가로 더 명성을 날리고 계신다. 이렇게 재미있고 잔잔한 감동을 주는 책을 만들어 주신 것이 고마울 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