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구든지 화는 날 수 있어요
이명옥(서수원지식정보도서관)
서지사항 : 화가 나!/ 강경수 글.그림 / 소담주니어/9,800원/2013
분야구분 : 그림책
일그러진 아이 얼굴 주위로 삼색 불꽃이 활활 피어오르는 표지그림에 이끌려 그림책을 펼쳐보게 되었다. 화는 어른도 다스리기 어려운 감정인데 어린 아이가 도대체 무슨 일로 화가 많이 났을까?
개구쟁이 솔이는 자기가 좋아하는 피에로인형을 명훈이가 먼저 가지고 놀자 빼앗아버리고, 민호의 몫으로 남아있는 소시지를 빼앗아 먹는가 하면 자기 자리에 앉았다고 순심이의 팔을 물어버리는 등 공격적인 행동을 하여 선생님께서 하지 말라고 타이르지만 화가 난다고 오히려 큰 소리로 말대꾸를 한다. 결국 선생님은 솔이 엄마와 상담을 하게 되고, 집으로 돌아오는 길에 새로 나온 장난감을 사달라고 조르지만 엄마가 거절하자 길 위에 드러누워 버린다. 평소와 달리 엄마는 솔이를 달래지 않고 울고 싶을 때까지 내버려 두었다가 울음이 그치고 화가 가라 앉은 솔이에게 다가가 화가 난 이유를 들어보고 솔이의 마음을 이해해 주면서 앞으로는 친구들과 어떻게 의사표현을 해야 하는지 차근차근 설명해준다.
아이들이 또래집단과 어울리고 감정을 표현하기 시작하면서부터 생기는 일로 육아를 해본 사람이라면 한 번쯤은 겪어보았을 이야기를 소재로 재미있게 엮어냈다. 이야기 장면들이 만화처럼 구성되어 만화책을 보는 느낌이 든다.
피에로 인형을 뺏고, 친구의 팔을 무는 장면 등을 익살스럽게 표현하였으며 바닥에 누워 우는 모습, 특히 시간의 변화에 따라 솔이와 엄마의 모습을 대비하는 등 아이들의 감정상태를 그림만 보아도 알 수 있다. 주인공 솔이의 화가 절정에 이르렀을 때의 표정과 화가 풀렸을 때의 얼굴 표정을 대조해 보는 것도 재미있다.
아이들의 감정, 특히 화와 같은 부정적인 감정을 어떻게 표현하고 조절하는지 아이와 같이 그림책을 펼쳐 봄으로써 자연스럽게 가르쳐 줄 수 있다. 굳이 말로 하지 않아도 감정상태에 따라 변하는 주인공의 표정을 통해 충분히 이해할 수 있는 그림책이다. 또한 부모입장에서도 아이의 부정적인 감정의 잘못된 표현에 대해 바로 지적하기 보다는 원인이 무엇인지 먼저 이야기를 들어주는 자세가 필요하다는 것을 느끼게 한다. 자신의 의사를 말로 정확하게 표현할 수 있는 어린이부터 보아도 좋은 그림책이지만 부모가 함께 보기를 권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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