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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서들의 책 이야기

생각하는 시간이라는 걸 배워

 

생각하는 시간이라는걸 배워

 

유향숙 (성남시 중앙도서관 사서)

 

 

찰리가 엄마에게 혼날 때 / 해리엇 지퍼트 글, 바루 그림, 홍연미 옮김. - 키움

 

 

중앙도서관에 갔는데 추천도서로 올라온 책이었다. 12월은 한창 바쁜때라 책을 읽어도 선정이 잘못되었는지 감동이 없다. 내게 감동이 없는책은 어린이에게도 감동이 없으리라 생각되었다. 지나치게 교육을 강조하는 의도가 역력한 책도 있고, 전개가 매끄럽지 못한 책도 있다. 시간에 쫒기고, 책은 잘 읽히지는 않고, 도서선정에 어려움이 있을 때 그럴때는 난 그림이 이쁜책을 고른다. 내용이 별루면 그림에서 전달되는 것으로도 감동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어린이, 유아책은 글로만 전달되는 것이 아님을 다시금 확인한다.

 

주인공은 찰리가 아니고 찰리도 자신이 가장 좋아하는 토끼 인형 '바니'이다. 바니는 찰리의 친구이며, 찰리의 곁을 지키는 인형으로 찰리의 기분을 모두 이해하고 함께하는 사이이다. 찰리가 음악을 한다고 악기를 마구 불을 때면 ‘아이 시끄러워’를 배우고, 음식을 먹을때는 “아유 지저분해”를 배우며, 병원놀이를 배울때면 “아이 아파”를 마지막으로 엄마에게 혼나며 “네 방에 가 있어”라고 할 때는 조용히 “생각하는 시간을 갖으라”는 것을 찰리와 함께 배운다. 아직 표현도 서툴고, 관계형성이 무엇인지도 잘 모르는 나이, 하는일 마다 사고치는 것이지만 아이는 그런 놀이를 통해 배워간다.

 

‘3-4세’의 아이들의 심리를 잘 표현한 책이라고 생각된다. 엄마들도 모르고 있을 우리아이들의 심리와 열심히 좌충우돌 배워가는 하루가 눈에 그려지는 그림책이었다. 이 책으로 초보엄마들도 우리아이들이 열심히 배우려고 하며 관계를 잘 형성해 나가려는 몸짓임을 조금씩 이해하고 배워나가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