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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서들의 책 이야기

질문하는 그림책

o 서평대상 서지사항

궁금해 궁금해/
캐리 앤 홀트 글, 케나드 박 그림, 김경연 옮김,
미디어창비, 2020

o 분야

어린이 그림책

o 추천대상

초등학교 저학년

호기심 많은 아이들

 


이은주(남양주시도서관)

 

 

있잖아, 해가 연이라면 어떨까? 바퀴가 구르기 싫어지면? 구름은 어떤 맛일까? 별은 낮에 뭘 할까? 나무도 꿈을 꿀까? 내일 아침은 어떻게 날 찾아올까…….

어린이가 품음직 한 26개의 질문과 질문을 상상하는 그림이 조합된 그림책이다. 모든 사물은 생명을 가지고 있다고 생각하는 유아기의 물화론적 관점에서 첫 장부터 마지막 장까지 끊임없는 질문공세다.

유아들을 키우는 부모들이라면 끝나지 않는 질문공세를 받아본 경험들이 있을 것이다. 누군가에게 관심이 생기면 그 사람에게 수없이 많은 질문들이 떠오르듯이, 세상에 태어나서 세상의 모든 사물을 인지하기 시작하는 유아기부터는 수많은 궁금증이 꼬리를 잇는 것은 너무나 당연하다. 오히려 궁금한 것이 없는 편이 이상하지 않을까? 살아가야 할 이 땅의 모든 것들에게 관심을 갖는다는 것은 그것들과 함께 잘 살아보고자 손짓하는 것일 터다.

세상을 친구 삼기 위한 유아들의 순수한 탐색을 귀찮은 것으로 대하기보다는 오히려 응원해야 할 것이다. 그런 의미에서 이 그림책에 실린 26개의 질문들은 인간계와 자연계와 은하계 모두를 망라하는 스토리를 만들 수 있게 된다. 질문 하나 하나를 아이의 시선과 눈높이에서 나누다 보면 아이들만이 생각해낼 수 있는 신비한 세계를 탐험할 수 있게 된다. 이런 차원에서 이 책은 단 한권의 책이 아니라, 26개의 질문마다 펼쳐지는 26권의 그림책이다.

또한 질문에 어른이 명쾌한 답을 준비한다 한들 아이 입장에서는 그 명답에 끝없이 질문을 이어갈 것이다. 그렇게 펼쳐지는 우문현답의 장을 즐길 태세로 그림책을 펼치는 것이 이 책을 대하는 어른들의 지혜이다. 아이들은 그들의 순수하고 맑은 세계에 어른들을 끊임없이 초대하고 있다. 어른들이 기꺼이 그 초대에 응한다면 그들과 즐거운 지적 산책을 즐길 수 있을 것이다.

또 하나, 자신의 질문에 스스로 답을 찾을 수 있도록 아이들에게 주도권을 넘겨주자. 이를 통해 아이들이 생각하는 즐거움을 경험하게 하는 책이다. 아이들은 인내와 끈기와 수용과 존중, 기다림, 그리고 먼저 어른 된 자의 지혜에 힘입어 자라기 마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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