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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서들의 책 이야기

내 목은 왜 이래?

o 서평대상 서지사항

기린은 너무해/
조리 존 글, 이레인 스미스 그림, 창비, 2019

o 분야

어린이 그림책

o 추천대상

자존감에 관심을 갖기 시작하는 아동

o 상황별추천

아이에게 자존감을 높여주고자 하는
부모와 아이들이 함께 읽으면 좋은 책

 

 

엄정란(시흥시 군자도서관)

 

길어도 너무 긴, 목이 길어 슬픈 기린 에드워드가 목이 가장 짧은 거북이인 사이러스와 만나 서서히 자존감을 회복하고 서로의 신체 단점을 보듬어 주는 따뜻한 감성이 잔잔히 스며드는 동화이다.

이 책의 저자 조리 존은 뉴욕 타임스 선정 베스트셀러 작가이며 미국 어린이 서점협회에서 수여하는 E. B. 화이트 리드 얼라우드 상을 수상했다. 대표작으로 곰아, 자니?, 곰아, 놀자!, 펭귄은 너무해라는 작품이 있다. 또한 그림을 그린 이레인 스미스는 기발한 상상력과 감각적인 그림으로 출간하는 책마다 수많은 독자의 사랑을 받았으며 칼데콧 아너 상을 받기도 했다.

목이 긴 기린은 자기 목이 너무 잘 휘어서, 너무 가늘어서, 너무 무늬가 많아서, 너무 잘 늘어나서, 너무 높아서, 너무 우뚝해서 불만이다. 그의 목은 한마디로 너무하다. 목을 보기 좋게 꾸며보려고 스카프를 한 장, 두 장, 여러 장 둘러봐도 그의 목을 숨기기에는 역부족이다. 덤불 속에 숨어보고, 도랑에서 내다보고, 나무 뒤에 서 보고, 강물에도 들어가 봐도 눈에 띈다.

그런 그의 목을 한없이 부러워하는 거북이가 있다. 항상 앞만 보고 느릿느릿걷는 거북이에게는 기린의 목은 부러움의 대상이고 감탄스럽기 그지없다. 기린 자신에게는 거추장스럽고 부끄러움의 대상밖에 안 되지만, 거북이는 자신의 짧은 목에 비해 기린의 목은 많은 것을 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거북이는 목이라고도 할 수 없는 짧은 목을 조금씩 받아들이기 시작한다. 자신의 단점을 긍정적으로 생각하고 자존감을 회복하기 시작한 것이다.

 

멀리서 쭉 네 목을 보고 있었어.

정말 감탄스러워.

내 목도 너와 같았으면!

하루에 아주 많은 일을 할 것 같아.

닿는 것도, 잡는 것도, 둘러보는 것도 난 못해.

그래도 난 많은 것을 해냈어.

그러면서 내 목을 조금은 받아들였지.

 

자존감과 자기존중이 높은 사람일수록 긍정적인 삶의 태도를 취하기 쉽다. 유년기에 그런 태도를 가지면 자아정체성이 확연해지는데 이 책을 읽으면 정체성 확립에 도움을 줄 것이다. 누구나 자기 외모 중에 맘에 안 들고 단점으로 생각하고 있는 것들이 있겠지만 그것을 어떻게 여기느냐가 중요한 것 같다. 거북이로 인해 기린은 자신의 불만투성이인 목을 조금은 근사하게, 거북이 또한 자신의 목을 부끄럽지 않게 생각하게 되었다.

자존감이 떨어지는 아이에게 이 책을 읽히면 자신이 남과 다른 특별한 존재라는 것을 느낄 것이다. 그리고 칭찬은 고래도 춤추게 한다는 말처럼 아이에게 자기존중을 높여주기 위해 교훈이 되는 동화책을 자주 읽어주기를 권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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