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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서들의 책 이야기

재미있게 먹는 법

재미있게 먹는 법

 

 

 º 서평대상 서지사항

  재미있게 먹는 법 / 유진. - 한림출판사. 2014. 9788970948003

 º 분야

  유아 그림책

 º 추천대상

  유아

 

 

 

김새롬 (남양주시 평내도서관)

 

 

 

 이 책의 저자이자 일러스트레이터인 유진의 경험을 직접 녹여낸 책인 재미있게 먹는 법은 아이와의 식사시간이 곤혹스러운 엄마 아빠가 읽으면 도움이 될 만한 책이다. 옛날보다 훨씬 먹을거리들이 다양해지고 하루 세 번 먹는 주식 이외 다양한 간식거리가 넘쳐나면서 식사시간에 대한 개념이 모호해졌다. 굳이 끼니를 제 때 찾아 먹을 필요를 느끼지 못하는 사람들도 많거니와 배가 고프다고 하더라도 한국인의 주식인 로 지은 밥 대신 빵, 커피, 샐러드 등으로 대체하는 사람들도 많아졌다. 갓 태어난 아이들이 있는 집이라면 상황이 조금 다를 것이다. 부모인 본인은 끼니를 거르고 제 때 챙겨먹지 않을지언정 아이의 끼니는 제 때 꼭꼭 챙겨주는 것이 부모의 마음. 또 끼니 이외에도 과일이며, 비타민, 유기농 과자 등 아이 몸에 좋다는 간식거리는 끊임없이 아이에게 주기 때문에 정작 배고플 새 없는 아이들은 제 때 나오는 삼시세끼를 거부하기 일쑤다. 이 책의 저자도 아이를 키우며 밥을 먹지 않거나 편식을 하는 자녀를 위해 부단히 노력을 했으리라 생각하니 책의 한 구절 한 구절을 읽을 때마다 웃음이 피식 새어나온다. 브로콜리를 숲으로 묘사한 부분에서는 작가의 상상력에 감탄이 절로 나왔다. 세상의 모든 음식이 아이 입에 맛이 있으면 좋으련만, 아이들은 왜 그렇게 맛이 있고 없는 음식에 대해 신념이 확고한지, 한 번 먹기 싫다는 음식은 엄마가 몰래 밥이나 국, 이런저런 음식에 섞어서 억지로 먹인다 해도(물론 억지로 먹이는 것 역시 아이의 발육을 위해서다) 용케 그걸 알아 챈 아이들은 자기 목구멍에 넘어간 음식을 토해내기까지 한다. 이것만 보아도 음식에 대해서는 이렇게 신념이 확고할 수가 없다. 혀를 끌끌 찰 지경이다. 먹는 기쁨에 행복해야할 식사시간이 전쟁터가 따로 없는 가정에서 이 책을 읽는다면 책의 저자와 자신의 모습이 어찌나 데칼코마니 같은지 깜짝 놀라 실소를 내뱉을 지도 모르겠다.

 

 한편, 이 책을 읽으며 아이들이 아닌 어른들에게 던져볼만한 화두로 괜찮겠다고 생각했던 것이 있었는데 바로 밥상머리교육이다. 인성이란 인간의 도덕적인 행위와 자질의 근본을 뜻하는 말로 뉴스에서 몰가치적인 사건 사고가 많이 대두되면서 자연스럽게 같이 회자되고 있는 단어라고 할 수 있다. 살인과 폭력으로 얼룩진 뉴스 헤드라인은 사람들을 더 개인화 시키고, 타인을 부정하게 만든다. 그래서일까, 우리는 그 어느 때 보다 인성의 중요성을 수시로 교육 받는 시대에 살고 있다. 문맹률은 여느 나라보다 낮고, 대학진학률도 높지만 인성은 이를 따라가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그렇다면 인성교육은 어디에서부터 시작해야하는가. 학교가 아닌 가정에서부터, 평소에 가족들 간에 얼굴을 마주하고 대화할 수 있는 밥상머리에서부터 시작되어야 한다. 식사시간만이 온 가족이 함께 모여 대화를 통해 가족의 사랑을 느끼고 자연스러운 인성교육이 이루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이 책은 편식하는 아이들에게 초점이 맞추어져 있지만, 편식습관을 고침과 동시에 나아가 가족 간 즐거운 식사시간을 선물함으로써 자녀의 올바른 인격이 형성되는 귀한 시간이 되었으면 좋겠다. “한 끼 때우기위한 식사가 아닌 자녀의 몸과 마음이 자라는 즐겁고 소중한 그런 시간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