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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서들의 책 이야기

아이의 잠깐만에 잠시 멈추기

아이의 잠깐만에 잠시 멈추기

 

 

o 서평대상 서지사항

엄마, 잠깐만! / 앙트아네트 포티스 글, 그림/ 노경실 옮김

- 한솔수복. 2015. ISBN 979-11-7028-008-8

o 분야

그림동화

o 추천대상

미취학아동, 엄마

o 상황별추천

아이가 투정할 때

 

유향숙 (성남시판교도서관)

 

이 책을 읽는데 나의 모습이 자꾸 보였다. 이제는 지나온 길이지만...

직장을 다니는 나로서는 아이를 유치원에 맡기고 출근이 늦지 않기 위해서는 아침이 무척 긴장되고, 힘든 일이였다.

따라서 아이의 손을 잡고 빨리 빨리, 뛰거나 움직이기 때문에 아이의 시선으로 주변을 보아주지 못했던 것이 후회가 된다.

첫 장의 그림이 엄마와 아이가 손을 잡고 길을 나서는 그림이다.

엄마는 빨리 빨리 앞만 보고 가야하는데 손이 잡힌 아이는 주변이 궁금한 것 투성이다.

 

엄마 잠시만!’하고 지나가는 강아지에서 손을 내밀어 보고, 공사중인 아저씨에게 인사도 해야 하며, 오리에게 먹이를 주는 아저씨를 따라서 먹이도 줘야하고, 길에서 파는 아이스크림도 맛보아야 하는데 엄마는 자꾸 재촉만 한다.

꽃을 찾아온 나비를 보며 엄마 예쁘지?’하고 물어보지만, 엄마는 뒤도 돌아보지 않는다.

엄마 입장에서 아이는 가는 길을 멈추게 하며, 옆길로 세거나, 천천히, 아님 멈추어 서서 관찰하는 아이가 원망스러웠을 것이다.

그것이 내 모습이고 보통의 엄마 어른의 모습일 것이다. 바쁜 도시의 현대인들의 모습...

이 책은 아이를 위한 책이기 보다 바쁘게 사는 어른들의 책인 것 같다.

이책을 아이에게 읽어주다 보면 우리가 무엇을 위해 그리 바쁘게 사는지아이의 시각으로 어른에게 질문과 반성을 하게 하는 거울 같은 책이라고 본다.

마지막 부분에 전철을 타야하는데 아이는 정말 잠깐만을 외치며 엄마에게 멋진 그림을 보여준다. 바로 비가오고 난 후의 쌍무지개다.

비로소 엄마는 걸음을 멈추고 ~ 아름답구나라고 시야를 하늘로 넓힌다.

 

아이를 키우면서 아이가 호기심을 갖을 나이에 아이의 의견을 싹둑 잘라버리고 어른의 시각으로 아이를 채근하지는 않았나요?

아이가 주변 사물에 대한 호기심과 관심으로 이해를 넓혀야 하는 시기를 우리 어른들은 아이의 의견에 귀 기울이지는 못했는지 되돌아보게 한다.

아이와 같은 시각으로 정말 아름다운 것을 아름답게 보아주고, 천천히 봐야 보이는 것들과 자세히 봐야 사랑스러운 것들을 배워야 하겠다고 생각이 들었다.

 

아트아네스 포티스 작가님은 글과 그림을 모두 섭렵하시여 엄마, 잠깐만!’이라는 책을 내셨는데 이밖에도 이건 상자가 아니야. 이건 막대기가 아니야, 펭귄이야기, 안녕? 유치원등의 작품을 그리고 썼다.

아직도 캘리포니아에서 왕성한 작품활동을 하고 계시며, 이렇게 전달력 있게 번역하고 옮기신 노경실 작가님은 중앙일보 신춘문예 동화부문에 누나의 까만 십자가와 한국일보 신춘문예 소설부문에 오목렌즈로 당선되어 현재는 한국 작가회의 이사로 활동하시고 계신다.

 

이 책의 내용이나 구성은 간결하지만 그 속에 아이의 호기심 있는 사물관찰이나 아이가 동물이나 사람에게 건네는 인사가 정겨웠을 법하며, 바빠도 잠시 멈춰서 기다려줬을 엄마의 따뜻한 사랑이 베여있는 책이라고 보여진다.

 

아이의 시각은 다소 엉뚱한 것 같지만, 작은것의 소중함과 천천히의 미학을 세겨보라는 연약한 아이의 가르침과 타이름이 있다. 아이에게는 눈높이 책이며, 어른에게는 위로가 되는 책이기에 아이와 함께 꼭 읽어 보기를 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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