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만을 모으는 할아버지
o 서평대상 서지사항
불만을 모으는 할아버지 / 마라 록클리프 지음.김선희 옮김, 엘리자 휠러 그림 - 책과콩나무. 2014. ISBN:9788994077758
o 분야
그림책
o 추천대상
초등학생 이상 전연령
이민혜 (양평군 양평중앙도서관)
“시도 때도 없이 화가 나고 짜증이 납니다. 나를 화나게 하는 사람이 너무나 맘에 안듭니다”
“상대방은 왜 화를 내는 걸까요? 사람이 살다보면 어쩌다 실수정도는 할 수 있지 않나요?”
“사람들은 왜 불만을 나불나불 떠들어대는 걸까요? 사람들의 불만 섞긴 목소리를 더 이상 듣고 싶지 않아요”
우리는 살면서 사람들과 싸우기도 하고 말할 수 없는 불만이 쌓일 때가 있습니다. 불만없이 불평없이 살 수는 없을까요?
불만을 모으는 할아버지가 있습니다. 미니 아주머니네 염소가 꽃을 먹자 엘비라 아주머니는 화가 났고, 버르장머리 없는 실베스터가 가발을 낚아채자 교장선생님은 속상했습니다. 또한 오토가 춤을 추다 새 구두를 밟아 릴리는 불만이었습니다. 언제나 그랬듯 곧장 할아버지를 찾아가 자신들의 불만을 털어놓습니다.
그러다 어느 날 마을에 엄청난 바람이 불기 시작합니다. 창문이 덜컹거리고, 찬장이 흔들거렸습니다. 마침내 바람이 점점 잦아들더니, 이윽고 멈추었습니다. 예상대로 사람들은 불만이 가득담긴 종이를 들고 할아버지를 찾아옵니다. 그때 바람에 날려 엉망이 된 종이더미에 갇힌 할아버지를 발견하고 사람들은 그제야 자신들의 행동을 반성하고 싸우기 바빴던 상대에게 진심어린 사과를 건냅니다.
보니리플 마을에는 불만이 있는 사람이 아무도 없었어요. 정말 아무도 없었지요. 코넬리우스 할아버지만 빼고요. 할아버지는 모든 사람들의 불만을 다 받아 주었어요. 그뿐만이 아니라 짜증이나 불평, 말다툼, 분노, 해서는 안 되는 아주 못된 말, 오해 등을 전부 다 받아 주었어요. 하지만 여전히 궁금한 것은 할아버지는 사람들의 불만을 모으게 된 이유입니다. 게다가 할아버지 스스로의 불만은 없었을지, 그 불만들은 어떻게 해결을 했을지 말입니다.
할아버지는 불만이 적힌 종이를 버리거나 태우지 않았습니다. 집안 구석구석 차곡차곡 쌓아두기 시작합니다. 할아버지가 사람들의 불만을 대신해서 간직했던 것처럼 한번 내뱉은 불만은 쉽게 사라지지 않습니다. 분명 책에서도 불만을 없애는 방법이나 화가 나지 않게 하는 방법 같은 것을 가르쳐주진 않습니다. 하지만 화가 나거나 불만이 생겼을 때 해결하는 방법을 보니리플 마을 이야기에 빗대어 알려주고 있습니다.
사실 책을 펴서 읽는 순간부터 나에게도 불만을 다 받아주는 할아버지가 옆에 있었다면 얼마나 좋을까? 라는 생각이 절로 났습니다. 하루에도 수십 가지의 다양한 불만들이 생깁니다. 사소한 일부터 큰일까지 그 이유도 무궁무진합니다. 누구에게도 쉽게 털어 놓을 수 없고 받아주는 사람도 없습니다. 그럴 때 할아버지가 있다면 저는 어떠한 불만도 두렵지가 않을 것 같습니다.
그렇지만 마을사람들이 서로 사이좋게 지내며 불만 없는 관계가 된 이유는 간단합니다. 서로에게 사과하고 서로의 잘못을 용서해주었기 때문입니다. 사실은 모두가 부모님에게나 친구들에게 쉽게 화를 내고 짜증을 낼지도 모릅니다. 그렇지만「불만을 모으는 할아버지」를 읽은 어린이나 어른은 남보다 넓은 마음을 가질 수 있지 않을까 기대해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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