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13.8 사서, 어린이 책을 말하다.
경기도사이버도서관에만 햇수로 12년을 일했습니다. 강산이 한번은 번했겠군요. 매일 출퇴근하는 길은 매일이 그대로인데 말이죠. 그래도 10여년이 지나는 동안 어느 산은 보다 낮아졌을 수도, 높아졌을 수도 있겠죠? 어딘가 계곡이 새로 생겼을 수도 있을까요? 어딘가의 강의 깊이와 넓이는 달라져 있겠죠? 그렇게 강산이 알아보지 못할지라도 조금씩 변할 때 저는 12년 동안 무엇을 다르게 만들었을까요? 어떤 모습 속에 깊이와 넓이가 달라졌을까요? 도서관 속에서 조금이나마 변화가 생겼을까요? 산의 높이와 강의 폭처럼 티는 나지 않지만 조금씩 쌓이고, 깎여가고 있을 테지요.
8년째 매년 서평단을 운영하고, 서평집을 내고 있습니다. 기획과 운영이 주된 일이지만 서평도 최소 한편씩은 쓰려고 애를 쓰고 있습니다. 그러다보면 서평 쓰는 일이 그리 쉽지 않은 일이라는 점을 느끼게 되고, 서평단에 소속된 사서선생님들께 고마움이 커집니다. 책을 고르는 과정, 읽어내는 과정, 글을 쓰는 과정 중에 수월한 일은 없는 것 같습니다. 저도 올해 10권이 넘는 책을 후보에 뒀지만 결국엔 2편만 쓸 수 있었습니다. 서평단에 이름을 올린 것 만으로 생기는 부담감을 조금이나마 알고 있다고 한다면 서평단 선생님들께 조금이나마 위로가 될까요? 매번 독촉하는 독한(?) 마음만 갖고 있는 건 아니라고, 마음을 전하고 싶습니다. 더불어 일 년 동안의 고생에 큰 박수를 보내드리고 싶습니다.
사서라면 그 전문성을 인정받고, 업무시간 중에 책을 고르고, 읽고 책에 대해 글을 쓰는 시간이 허락된다면 얼마나 좋을까요? 지금의 현실 속에서는 그저 꿈꾸는 말로밖에 들리지 않지만, 서평을 쓰는 사서가 늘어나고, 책에 대한 사서의 목소리가 높아진다면 사회적으로, 기관 내에서 인정되는 일이 되리라 믿습니다. 그 믿음으로 오늘도 책을 고르고, 읽어내고, 고민하고, 글을 쓰는 것입니다. 서평단을 모으고, 교육을 시키고, 독촉을 하고, 서평집을 내는 것도 사서의 모습을 사회 속에서 새롭게 각인시키고 싶기 때문입니다. 책에 대해 해박한 지식을 쏟아낼 수도 있고, 적절한 책을 턱, 턱 내놓을 수도 있고, 사회적 비평과 더불어 콜렉션을 구성할 수 도 있게 되기를 오늘도 꿈꿉니다. 각양각처에서 책에 대한 이야기를 듣기위해 ‘사서’를 부르는 그날이 멀지 않았습니다.
“813.8 사서, 어린이 책을 말하다. 2016” 사서들의 서평집 8번째 책이 강산을, 도서관계를 조금씩 변화시켜 가기를 기원합니다.
2016 경기도 사서 서평단 여러분 고생하셨습니다. 감사합니다.
경기도사이버도서관 사서 정은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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