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을 그대로 표현하는 힘, 아이들의 글
다 아는데 자꾸 말한다:주순영 선생님이 가르친 1,2학년 아이들 일기와 시/초등학생 58명 글. 주순영 엮음. 김효은 그림. - 보리(2013)
이수경(평택시립도서관 사서)
아이들의 시와 일기를 엮은 책들은 무척 많다. 솔직하고 정직한 글쓰기가 주는 쾌감은 어른들의 잘 씌여진 글을 읽는 재미를 넘어선다. 얼마 전 지역아동센터 어린이들과 6개월간 진행한 ‘나만의 책 만들기’ 수업에서 아이들이 쓴 시와 생활글을 모아 문집으로 만들었다. 자신들의 삶을 날 것 그대로 드러내는 글쓰기는 아이들이기에 가능하다. 문법이나 띄어쓰기도 틀려도 삶을 있는 그대로 표현해 낸 아이들의 글에서 삶을 지탱하는 힘과 재미를 느꼈다. 속상한 건 속상하다고, 인정받고 싶다는 외침도 솔직하게 드러난다. 아이들은 일어난 사실을 있는 그대로 썼는데 읽는 이들은 재미있다. 그저 다시 실수를 하지 않겠다는 다짐도 , 친구 담그는데 동참하지 못한 속상함도, 엄마 나이를 알아내기 위한 대화도 어쩐 일인지 만담이 된다. 글을 쓸 때 누군가를 의식했다면 이런 솔직한 기운과 재미를 느끼기 어려울 것이다. 서문에서 주순영 선생님의 말처럼 다른 아이들의 솔직한 글은 아이들이 글쓰기가 어려운 일이 아님을 깨닫게 하여 쉽고 편안하게 쓸 수 있도록 한다. 아이들의 솔직한 글은 어른들이 읽으며 다른 이의 시선에 사로잡힌 몸과 마음을 정화시켜 주는 좋은 매개가 된다.
'사서들의 책 이야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너의 친구는 어디에 있니? (0) | 2015.02.23 |
---|---|
세계와 만나는 그림책 (0) | 2015.02.23 |
색으로 세상을 따뜻하게 만들어요. (0) | 2015.01.26 |
드러내기도 응원하기도 어려워, 그럼에도 불구하고 직진! (0) | 2015.01.26 |
생각하는 시간이라는 걸 배워 (0) | 2015.01.26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