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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서들의 책 이야기

너의 친구는 어디에 있니?

너의 친구는 어디에 있니?”

 

군포시중앙도서관 사서 이시영

 

파란물고기 / 차인우 글씀, 김릴리 그림.  - 책내음. 2013.

 

책표지 첫인상은 바닷속 이야기가 가득할 것 같은 그림책이다. 두꺼운 책표지 한장을 넘기면 내용에 포함되지는 않지만 중심이 되는 그림이 있다. 왼쪽 상단으로 파란색 물고기들이 떼지어 가고 있고 오른쪽 하단에는 파란색 물고기 하나가 반대방향을 가고 있는 그림이다. 파란색 물고기야 어디 가니?

 

무리를 벗어나 혼자 반대방향으로 떠나는 파란 물고기는 처음만난 초록 거북이에게 나랑 똑같은 물고기를 보았느냐고 묻는다. 초록물고기는 웃는 표정이지만 아주 간단하게 못봤으니 검정 아귀에게 물어보라고 한다. 검정아귀를 찾아 물으니 검정아귀는 초록 게에게 물어보라한다. 초록 게는 파란 가오리에게, 파란 가오리는 하얀 오징어에게, 하얀 오징어는 갈색 해면에게, 갈색 해면은 검정 불가사리에게, 검정불가사리는 주황 조개 달팽이에게, 다시 파란 문어에게,,,

책장을 넘길때마다 주인공 파란 물고기가 찾는 똑같은 물고기를 찾을 수 없어 실망스런 마음이 생긴다. 만나는 바닷 속 생물들은 모두 물음에 대한 간단한 답만 하며 왜 찾는지 무엇 때문에 그러는지 관심도 없다. 마지막에 파란 문어가 똑같은 물고기를 봤다며 알려준 곳에 가보니 똑같은 파란 물고기가 아니라, 파란 무늬의 하얀 물고기였다.

 

파란 물고기는 왜 혼자 무리에서 떨어져 똑같은 파란 물고기를 찾는 걸까? 가까운 곳에서 먼저 친구들을 찾았어야 되지 않았을까. 파란 물고기는 따돌림을 당했을까? 새로운 곳에서 만나는 무관심은 또 어떠했을까?

 

작가는 파란 물고기가 애를 쓰다 결국 외로운 처지가 되는 현실을 동화에 담았다고 한다. 어린이들 뿐 아니라 어른들 세상에서도 겪는 무관심, 아웃 사이더의 외로움 등의 상처와 원하는 것을 찾기 위해 이리저리 헤매고 다녀도 번번이 실패한 아픈 경험를 치유 하길 바라는 마음이라는 의도를 밝힌다. 또한 다리가 많아 능력있어 보이지만 정보의 허실을 가려내지 못하는 인터넷 속 세상과 같은 문어의 잘못된 정보를 믿지 말라는 암시도 주고 있다.

 

저자 차인우는 서울에서 태어나 송파구 풍납동에서 심리상담소를 30년째 운영하고 있는 작가다. 그래서 이 책 표지 상단에 <마음을 보듬어 주는 그림동화>라고 쓰여있는 것 같다.

 

숙명여자대학교에서 시각 디자인을 전공하고 그래픽 디자이너로 일하다 그림책 작가가 된 김릴리의 마블링이 곁들어진 그림은 마음을 한층 더 편안하게 해준다.

 

5~6세의 어린이들부터 어른까지 쉽게 넘길 수 있으나 두고 두고 마음에 남는 책이다. 소통과 대화로 함께 하는 삶이 우리를 풍요롭게 해줄 것이라는 간단하지만 소중한 진리를 전해주는 책이다.

 

함께 읽으면 좋은 책으로 진실된 친구를 만드는 방법을 알려주는 마르쿠스 피스터의 무지개 물고기를 권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