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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서들의 책 이야기

바라보기만 해서는아무것도…

o 서평대상 서지사항

SUN:햇볕 쨍쨍한 날의 기적 /

샘 어셔 글·그림, 이상희 옮김, 주니어RHK, 2019

o 분야

날씨를 주제로 하는 책

o 추천대상

유아 3~6세

 

 

 

김상희 (남양주 화도도서관)

 

 

일상에서 특별한 사건 없이, 작가는 날씨를 소재로 이색적 모험을 연출한다. 해가 쨍쨍 내리쬐는 날, 할아버지는 모험을 떠나기에 아주 좋은 날이라고 말한다.모험을 떠나기에 정말 좋은 날인지는 모르겠지만 일단 필요한 도구들을 챙겨서 여정을 떠나는데 사막 같은 곳을 지난다. 큰 바위산에서 해적을 만나게 된다. 모험에 딱 어울리게 말이다. 멋진 해적선에 합류해서 소풍을 즐긴다.

모험에 걸맞은 특별한 일이 벌어지긴 했지만, 우리에게 큰 사건은 아니다. 모험내내 작가는 뜨거운 해를 느끼게 해주기 때문이다. 처음 집을 나섰을 때, 햇볕이
내리쬐는 날씨는 아마도 오전, 푸른 하늘로 표현이 되었다. 그러나 여정이 계속되면서, 지면과 공기를 뜨겁게 달군 모습으로 하늘이 점점 붉어진다. 햇볕을 고스란히 느끼게 해주는 장면을 반복적으로 보여준다.
그리고 또 하나의 반복적인 대화를 통해 시적 운율을 살렸다. 할아버지는 “좀 쉬었다 가야겠구나”라고 말하고 “우리가 지금 어디를 찾고 있는 거예요?”라고 소년이 묻는다. 그때마다 할아버지는 그림처럼 아름다운 곳, 그늘이 있는 곳, 시원한 바람이 부는 곳이라고 말한다. 점점 뜨거워지는 햇볕을 암시하듯이. 그리곤할아버지는 항상 길을 찾고, 소년은 매번 다른 것을 들고 있는데, 망원경을 들여다봤다고 말한다. 그것은 왜 그런 것인지 아직 답을 얻지 못했지만 아주 흥미로운 지점임에 틀림없다.
샘 어셔 작가는 그저 그런 일상에서도 모험은 얼마든지 가능하다고 말하는 듯하다. 모험과 날씨를 아주 교묘하게 엮어서 한 편의 이야기를 만들어냈다. 샘 어셔 작가의 책으로 날씨를 소재로 한 《SNOW》, 《RAIN》, 《STORM》이 있다. 이 시리즈에는 매번 같은 소년이 나오는데 항상 그의 곁에서 소년을 지지해주는 할아버지가 함께 등장한다. 할아버지와 손자만 등장하는 설정을 통해 아이가 세상을탐험하고 홀로 나아갈 수 있도록 이를 지지해주는 어른이 있다는 것을 더욱 와닿게 한다.
모험이 끝나고 돌아온 할아버지는 말한다. 바라보기만 해서는 아무것도 찾을수 없다고 말한다. 확실히 찾아낸 것은 있다. 해적을 만났으니 말이다. “이 길로가면 어때요?”라고 말하는 아이의 말대로 이끌리고 곁을 지켜주는 할아버지처럼, 아이가 주체가 되는 경험을 하게 하는, 책은 그렇게 우리에게 가르침을 주고있다.
오늘 햇볕이 쨍쨍 내리쬐고 있다면, 아이와 함께 모험을 떠날 채비를 해보는것은 어떨까.